검찰, 삼성바이오 상장특혜 의혹 밝힐까

사회 / 류순열 기자 / 2019-03-15 14: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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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삼바 분식회계' 수사 박차
15일 한국거래소 압수수색 통해 삼바 상장 관련자료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숨가쁘게 진행중이다. 검찰은 14일 삼성바이오에 이어 15일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삼성바이오 상장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 상장요건을 완화해 적자 행진중이던 삼성바이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 상장 추진 전인 2015년 11월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해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게 문턱을 확 낮췄다. 당시 증권가에선 금융당국이 미국 증시로 가려던 삼성바이오를 붙잡기 위해 상장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으로 해석했다.  

 

검찰은 상장 관련 자료를 확보해 상장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삼성바이오의 상장 추진이 분식회계의 직·간접적인 동기가 됐는지를 조사할 전망이다. 당시 상장은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도모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왔다. 참여연대는 앞서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더라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이 감리 과정에서 확보한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에서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본잠식(자산<부채) 예상", "자본잠식시 기존 차입금 상환 및 신규차입, 상장 불가" 등의 표현이 있었던 것도 삼성바이오가 상장 성공을 위해 분식회계를 도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부채질했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합작투자자인 미국 바이오젠과의 핵심 계약사항(콜옵션 약정)을 제때 공시하지 않은 점, 상장을 앞두고 2015년 회계처리 방식을 갑자기 바꿔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회계상 이익을 잡은 점을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짓고 삼성바이오 및 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은 기업가치가 올랐을 때 회계상 부채로 책정해야 하는데, 이런 계약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도 않다가 상장을 앞두고 갑자기 회계처리 방식을 바꿨다는 게 고발 요지다. 삼성바이오는 내부보고서에서 2015년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부채를 1조8000억 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바이오 측은 2015년 에피스가 제품개발과 판로개척에 성과를 내면서 기업가치에 중대한 변동이 생겨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게 회계처리 방식을 적법하게 바꿨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콜옵션 부채 인식으로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계기준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3대 회계법인의 자문을 구해 해법을 모색했는데 당국이 사후적으로 잘못된 회계처리였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상장 기준 완화로 자본잠식에 처했더라도 삼성바이오의 경우 성장성이 높아 상장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주장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2015년 11월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익과 매출이 없는 기업에 적용되는 새 상장 요건으로 '신규상장신청일 현재의 기준시가총액이 6000억 원 이상이고 자기자본이 2000억 원 이상일 것'이라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 신설 조항에 근거해 자본잠식 기업도 상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요건이 자본잠식 기업의 상장을 보장하는 조항인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설조항은 형식요건으로 질적심사 대상인 적자, 자본잠식 기업의 상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이슈를 처음 제기한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는 "자기자본 잠식이라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회계에서 아무런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 4조원대 이익을 잡은 것이 삼바 분식회계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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