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AI는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 잠재력 더 크다"

산업 / 류순열 기자 / 2019-07-26 1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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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UPI뉴스 인터뷰서 자신감 드러내
▲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이 지난 22일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산업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인터뷰는 서울 광화문 KT빌딩 13층 위원회 사무실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권라영 기자]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을 논해야 하나.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과 마주했을 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본 기술력에 코가 꿰여 속절없이 '경제 보복'을 당하는 판국에 너무 한가한지 않은가. 발등에 불이 붙었는데 고개 들어 먼산을 쳐다보는 꼴이었다.

그럼에도, 아니 그런 이유로 4차 산업혁명에서 극일(克日)의 길은 없을까, 집중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어떤가. 일본에 비해…" 한국이 눈부신 발전을 했다고는 하나 기술력은 여전히 일본에 뒤처질 것이기에 힘 없이 던진 질문. 장 위원장의 답변은 의외로 희망적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답변에 잠시 귀를 의심했다. 장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좁게 보면 AI(인공지능)인데, 한국이 우위에 있고 훨씬 잠재력이 있다"고 다시 말했다.


장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KT빌딩 13층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했다. 성공한 IT전문가들이 대개 그렇듯 장 위원장의 패션도 청바지에 흰 셔츠 차림이었다.



- 이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의 간판 기업 여러개를 합쳐도 삼성전자 하나만 못하다. 그렇게 일본을 부러워하고 쫓아가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속절 없이 경제 보복을 당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도 끌려다니는 건 아닌가

"우리가 우위다.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전문가, 빅데이터 등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수많은 직종과 인적 자원 측면에서 일본 보다 우위에 있다."


예상치 못한 자신감이었다. 한국은 기술력에서 일본에 여전히 뒤떨어진다는 게 통념이다. 이번 경제보복 사태에서 드러났듯 한국의 주력 산업들은 일본 부품 기술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산업의 대일 의존도는 화학 55.6%, 자동차 36.9%, 철강 34.6%, 반도체·디스플레이 29.2%에 달한다.


- 어떻게 한국이 우위인가. '아이보'(소니가 개발한 애완 로봇) 등 성과들만 봐도 일본이 앞서는 것 아닌가


"과학 전반은 일본이 앞서는 게 맞다. 지금 같은 사태(경제 보복)도 화학, 부품, 소재는 잘 못하니까 맞은 것이고.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좀 좁게 AI(인공지능)로 본다면 여기서 앞서가는 잠재력은 한국이 충분히 있다. 물론 아이보 같은 로봇 만드는 건 일본이 잘하지만 AI는 좀 다르다. 손정의 회장도 소프트뱅크 비전 발표할 때 '일본이 AI 대응을 너무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게임업계도 이미 AI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한국 게임업계는 연구하고 있는데 일본 게임업계는 안하고 있고, 헬스케어쪽을 봐도 한국은 엑스레이 사진 보고 암인지 아닌지, 또 손가락뼈 사진을 보고 뼈 연령을 판독하는 AI를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 원천기술 말고 AI 활용 면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다는 얘기인가


"바로 그 거다. AI 원천기술은 미국에서 온 건데, 인적 자원도 그렇고 활용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서고 있고 잠재력도 더 크다. 한국엔 네이버, 카카오 등 토종 인터넷 포털이 있지만 일본엔 그런 토종 포털도 없지 않은가." 장 위원장은 "한국은 토종 포털을 갖고 있는 나라로, AI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있고 인적 자원도 더 풍부하다"고 말했다.


- 선진 외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선진 외국을 '앞서나간다' 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따라가는 수준까지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 1999년 후반부터 브로드밴드 키웠고,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의 장점이 지금 발현되고 있다. ICT나 브로드밴드 투자가 20년 가까이 되고, 지금쯤 우리가 1∼3위에 있다고 얘기하고 싶은데 그런 맥락에선 아쉬움이 크다."


장 위원장은 "2년전 위원회 출범 당시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실체가 있느냐. 단순히 마케팅 용어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위원장으로서 자주 들었는데, 적어도 지금은 그런 얘기는 안 나온다"면서 "그 것만 해도 혁신의 진도가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단정적으로 말한다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과학 기술이 늘 도움이 됐다. 인류에 해가 된다고 하면 상호합의하게 잘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왔다. 이걸 재앙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기술혁신은 고용불안을 동반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극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걱정하던데


"좋은 질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유례없이 빠르기 때문에 경제·산업·사회 전반에 미칠 충격이 지대할 것이란 시각은 맞고, 단기적으로 위험처럼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시각에 공감한다."


- 혁명을 촉진하면서도 단기적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 대안이 필요하지 않은가


"폭넓은 대응이 필요하다. 도전과 실패, 시행착오가 두렵지 않은 환경으로 근본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노동 개혁, 교육 개혁까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은 악순환이다. 일자리가 줄어드니까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여건을 갖추지 않으면 도전을 할 수 있는 룸(여지)이 줄어든다."


- 노동개혁은 당사자에겐 '밥그릇'을 빼앗기는 일일 수 있다. 복지 강화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 시행착오와 도전도 사회 안전망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실패해도 당장 생계가 막막하지 않아야, 그런 안전망은 있어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은 여럿이다. 다 중요하겠지만 특별히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있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터리도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하다. 요즘 도심에 전동 스쿠터 많이 돌아다닌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동 스쿠터는 불가능했다. 배터리 기술이 훌륭해야 전동 스쿠터를 오랫동안 탄다. 전기차도 있지만, 배터리도 유례없이 빠른 기술혁신 속도를 앞당기는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다. 국가가 조금 더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 임기중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심의와 자문이 위원회 성격이다. 심의 조정과 자문은 충실히 했다고 생각한다. 못 했다고 생각한 건, 부처간 이견이 많은데, 그래서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콘트롤타워 역할 해달라는 목소리 많았는데, 아쉬움이 많다."


장병규 위원장은…
△ 1973년 대구 출생 △ 대구과학고, 카이스트 전산학과 졸업△ 1996년 게임개발사 '네오위즈' 창업 △ 2005년 검색엔진개발사 '첫눈' 창업 △ 2007년 게임개발사 '블루홀스튜디오'(현 크래프톤) 창업 △ 2008년 벤처투자사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 △ 2017년 10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류순열·오다인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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