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세계 첫 상용화' 속빈 강정 되나

산업 / 김들풀 / 2019-04-07 08: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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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에 실을 만한 기술과 콘텐츠 빈약
자율주행차, IoT, AR/VR 선진국에 뒤져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야 무한경쟁서 생존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로비에서 열린 '5GX 서비스 론칭쇼'에서 5GX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미국 등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 서비스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주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민관이 합심해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을 입증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나 통신업계가 내실보다는 보여주기식의 최초 타이틀에 너무 연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가 간의 치열한 무한 경쟁에서 1등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산업 전반에 걸쳐 단숨에 글로벌 업체들을 제치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5G의 뛰어난 점은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이다. 5G는 속도만 해도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다. 4G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하면 대략 속도는 최대 20배 정도 빠르다.

초연결의 경우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개수만 해도 4G 10만 개에서 5G는 한 번에 100만개를 연결할 수 있다. 초저지연성도 응답과 반응이 LTE보다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빠르다.

즉, 기존 네트워크보다 빠른 것뿐만 아니라, 끊김이나 지연 현상이 없이 수많은 센서를 초연결하기 때문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5G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증강 · 가상현실(AR/VR),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과 연계해 자율주행차 제어,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로봇 원격 제어, 실시간 클라우드 컴퓨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많은 분야에서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4차산업혁명 신기술로 무장된 혁신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면 분명 큰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5G에 실을 만한 기술과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자율주행차 경우만 해도 구글 모회사 웨이모는 우리와 비교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을 차치하고서라도 실제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 거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00만Km지만, 우리나라는 50여개 업체에서 테스트한 주행거리를 모두 합쳐도 20만Km 밖에 되지 않는다.

AR/VR 분야에서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와 구글 글래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AR 스타트업 매직리프(Magic Leap) 등 막강한 업체들이 즐비하다. 

 

국내에서는 그나마 삼성전자의 기어VR 정도가 있지만, 이마저도 삼성이 2014년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 리프트와 협력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또 로봇 제조 및 기술과 제조업 혁신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글로벌 지수, 드론 운용 능력 등 각종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 수준과 소프트웨어 등이 빈약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통신사들이 5G를 적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수익을 낼 만한 사업 모델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85개 도심지역에서 일부 망의 구축을 시작으로 전국망으로 확대해야 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5G망에 대규모 투자를 빠르게 추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제는 최초 타이틀로 한숨 돌릴 것이 아니라 정부부터 나서서 5G 상용화에 따른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적극 개발하고 업계는 내실있는 수익 모델 창출과 여러 분야에 걸친 산업적 연계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가 5G 수익모델 발굴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교통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재난안전 △실감미디어 등 5개 분야에서 5G를 응용한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하루가 달리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이 쏟아지는 5G 시대에 정부와 업계는 협력 체제를 구축해 서둘러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면서 무한경쟁에 따른 도전과 응전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U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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