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신학기증후군'이 염려되는 때, 부모의 대화법은?

문화 / UPI뉴스 / 2019-03-12 17: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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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부모를 위한 코칭

‘백 투 스쿨’ 시즌이다. 


2월 초 연휴 동안 청정자연으로 이름 난 나라에 다녀왔는데, 일행 중 어느 퇴직한 교수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는 남들이 건강식품을 고르고 있을 때 호주에서 만드는 유명한 학용품 브랜드를 찾았다. 본사와 가까운 나라니 지점이 많지 않겠느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다. 옆에서 들으니 일명 강남필통으로 유명한 브랜드였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할 준비를 하는 손주를 위해 마련해주고픈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이 살뜰했다. 향기 나는 연필, 조그마한 손으로 집을 수 있는 크기의 지우개, 꽈배기과자처럼 생긴 지우개, 파워레인저, 축구공 문양의 필통 등 동심을 사로잡는 문구를 찾았다.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찾는 게 아니라 손주에게 새학기의 의미를 안겨주고픈 그 마음이 느껴졌다. 

 

▲ 3월에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긴장을 하게 마련이다. 자녀들의 '신학기증후군'이 염려될 때는 부모와 교사의 격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셔터스톡]

1~2월은 새해 유예기간이라고나 할까, 학생들에게는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비로소 한해의 시작이다. 그동안 새해를 맞아 분주히 계획을 세우고 변화를 꾀했을 터인데 벌써 일 년의 육분의 일이 지나갔으니 신학기를 맞아 다시 한 번 마음과 생활습관을 점검하기 좋은 시기이다.


초등맘 카페 등에선 신학기에 흔히 각종 정보가 오간다. “말도 마세요. 작년에 그 반 아이들 대부분이 담임 선생님을 무서워해서 배앓이를 하고 소아정신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토하기까지 했다네요. 어휴 그 분이 이번에 우리 아이 학년 맡으시면 어떡하나요?” 등등. 자녀의 나이 성별 불문하고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고등학교라고 별로 다를 바 없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입시 성적 또는 교과 선생님들의 성향이나 함께 진학한 친구들에 대한 정보가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시기다. 학부모의 눈과 귀가 커지는 2월이다. 


교사들 역시 학생 이름들을 보면서 올해에 맡을 제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보람 있게 성장하고 안전하게 일 년을 지내려는 마음은 매한 가지다. 신학기의 긴장된 분위기는 광활한 대평원을 가운데 두고 서로 파악하고 정탐하는 고대 전투 장면 같다. 현장 교사들과 대화해 보니 그들의 걱정은 학습지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망라되고 있었다. 특히 학생들 사이의 인간관계를 가장 많이 걱정한다고 한다. 서로 원만하게 협조하면서 지내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교사나 학생들이나 3월은 두렵고 힘들다.


이처럼 3월에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긴장을 하게 마련이다. 올핸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새로 편성된 반에는 어떤 친구들이 함께 하게 될까. 내가 산 캐릭터 학용품이 친구들 것과 동떨어지면 어떡하지.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자녀들은 새학기를 맞고 있다. SNS를 통해 이뤄지는 교우 관계, 공부, 학원 등에 관한 정보는 거의 실시간으로 자녀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초·중·고등학교에 새로 입학하게 되는 자녀들은 환경변화의 폭이 커서 새 학교에 적응기간이 각별히 중요하다. 선생님 뿐 아니라 또래로부터의 압박감이나 영향력이 클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지나기 위해 자녀가 공감할 수 있는 대화 스타일을 파악한다. 자녀가 어떤 스타일의 대화를 좋아하는가. 뻔한 말이라도 격려를 좋아하나, 쿨한 유머를 좋아하나, 센 척 하는 말을 던지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츤데레 스타일을 좋아하나. 진지하게 논리적으로 말해 주는 걸 좋아하나, 필요한 정보를 전해주는 센스를 더 선호하나 파악해본다. 


필자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보통 새 학기 첫날 일렬로 줄을 세워서 키순서대로 번호를 정하고 자리도 지정해 주었다. 그 때마다 키 작은 학생은 스트레스가 심했다. 앞 번호부터 주번을 맡기 시작했으니 학년 초 긴장된 터에 주번 활동까지 겸하기 일쑤였다. 남보다 한 시간 일찍 등교해서 교실 청소 및 뒷정리까지 키 작은 아이들이 담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앞번호 아이들에게는 그게 밤새도록 걱정이었을 것이다. 키 큰 아이들은 그들대로 신학기 스트레스가 있었다. 뒷자리여서 칠판이 잘 안 보인다거나 교복이 몸에 안 맞아서, 다른 지역에서 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큰 사고를 친 전력이 있어서, 도시락 반찬이 너무 빈약해서 등등 모두 다 자기가 만든 한 가지 걱정으로 신학기를 맞은 듯하다. 그 시절 알파벳을 모르고 중학교에 온 친구들은 영어 시간이 지옥 같았다고 한다. 


이런 신학기 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을 제시해본다.

■ 긴장된 시기에 자녀가 컴퓨터나 SNS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과다하지 않다면 지적하는 일을 자제한다.
■ 자녀의 취향에 맞게 학용품을 마련하게 하고 방안의 분위기를 바꿔본다.
■ 부모 역시 바쁜 일상을 영위하므로 대면할 시간이 부족하면 자녀와 온라인으로 소통한다.
■ 일단 긍정적으로 대해주고 공감해준다. 긴장감을 풀만한 다양한 취미거리를 마련해보도록 한다.
■ 건강이 중요하다. 신선한 음식으로 자녀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돕는다.

3월에 1주일 정도 수업을 해 보면 학생들의 개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발표를 똑 부러지게 하는 친구, 새로운 짝과 잘 배려하며 지내는 친구들이 눈에 띈다. 학교에서는 결국 수업에 진지하게 임하는 친구, 활동에 적극적인 친구들을 모두 다 인정하게 되어 있다. 이를 위해 부모와 교사의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도 있듯이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지니는 마음은 매우 값지다. 신학기는 오히려 자녀가 한 단계 성숙하기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두려움과 불안을 회피하기보다 부딪혀보도록 한다. 기존의 이미지를 싹 던져버리고 변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학년 초에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만큼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방향을 잘 잡아주는 키맨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 앞에서 말한 예처럼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거나 먹은 것을 토한다거나 하는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 심한 경우 눈을 깜박거리거나 머리를 자꾸 쥐어뜯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녀에게 신체적인 증상이 있는지 관찰해 보자.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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