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벌레가 달에 생존?…달 추락 우주선에 수천마리 탑승

국제 / 김들풀 / 2019-08-11 10: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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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생명탄생 '제네시스 프로젝트(Genesis Project)' 현실화하나
달 탐사선 '베레시트 랜더'에 수천 마리 곰벌레 건조 상태로 저장

독일 괴테 대학교(Goethe University Frankfurt in Germany) 이론 물리학자 클라우디우스 그로스(Claudius Gros) 박사는 2016년 8월 22일  생명탄생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프로젝트(Genesis Project)'를 제안했다. 천문학 및 우주과학 학술지 'Astrophysics and Space Science'에 기고한 논문 'Developing Ecospheres on Transiently Habitable Planets: The Genesis Project(일시적으로 거주 가능한 행성에서 생태계 개발: 창세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제네시스 프로젝트'는 인공지능 탐사선(AI probe)을 생명체가 없는 행성에 보내 진핵미생물을 파종한다는 것이다. 미생물들은 수백만 년을 거쳐 다세포생물로 진화하고, 궁극적으로 식물과 동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제안이다.


그런데 최근 달 표면에 추락한 달 탐사선에 수천 마리의 곰벌레가 타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달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 4월 11일 이스라엘 민간 우주개발 단체 스페이스일(SpaceIL)이 민간 최초 달 착륙을 목표로 발사한 달 탐사선 '베레시트 랜더(Beresheet lander)'가 달 표면에 착륙하는 단계에서 엔진 문제로 달에 충돌해 실패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arstechnica)에 따르면, 곰벌레가 달에 충돌한 달 탐사선에 타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충돌한 후에도 곰 벌레가 소생 가능한 상태에서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난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히브리어로 창세기라는 뜻의 달 탐사선 '베레시트 랜더'에는 '지구가 멸망해도 데이터를 외계인이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아치 미션 파운데이션(Arch Mission Foundation)'이라는 프로젝트, 즉 지구의 문명과 동식물의 데이터를 모아 우주 도서관으로 보내는 'Lunar Library'라는 아카이브가 탑재되어 있었다. 또한 'Lunar Library'에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수천 마리의 곰벌레가 건조 상태로 저장되어 있었다.

▲ 곰벌레(Tardigrade) 현미경 이미지. [Wikimedia Commons]


곰벌레는 몸길이 100µm~1.5mm가량으로 매우 작다. 느리게 걷는 모습이 곰이 천천히 걷는 모습을 연상시켜 곰벌레라는 이름을 얻었다.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엄청난 생존능력이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신진대사율을 1만분의 1까지 낮춰 체내 수분량을 평소의 1%까지 줄여 극도의 건조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밀라노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120년 전에 만든 표본 속 곰벌레가 표본을 연구하기 위해 살펴보는 도중 부활한 사례가 있다. 냉동상태나 무산소 상태에서는 더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

곰벌레의 생명력은 절대영도에서 겨우 1도 높은 −272℃에서 생존한 사례가 있다. 이는 우주에서 가장 춥다는 부메랑 성운의 온도와 같다. 또 30년 동안 영하 20도에서 냉동되어 있다가 다시 살아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151℃ 이상의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기압의 6000배를 견딘 사례도 있다. 방사능에도 사람 치사량의 1000배에 해당하는 5000그레이(Gy)의 감마선에 48시간이나 노출돼도 죽지 않는다.

2007년 9월 유럽우주기관(ESA)이 쏘아 올린 우주 실험위성 FOTON-M3에 건조된 곰벌레를 우주공간에 직접 노출시켜 보는 실험이 진행됐다. 1차 실험에서는 우주선(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선)을 쬤고 2차 실험에서는 태양광에 노출했다. 또한 자그마치 10일 동안이나 우주 진공 상태에 노출시켰다.

그런데 지구로 귀환한 곰벌레 중 우주선만 쬤던 곰벌레는 거의 100% 생존했을 뿐 아니라 번식까지 했다. 태양광에 노출된 곰벌레는 대부분 죽었지만 살아남은 곰벌레가 있었다. 특히 살아남은 곰벌레들을 조사한 결과 태양광에 손상된 DNA를 스스로 복구까지 했다.

2011년 4월 16일에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극한환경 내성 실험을 위해 곰벌레가 실린 바 있다.

이와 같은 곰벌레의 사례로 미루어 볼 때 지구와 전혀 다른 암모니아 바다 등 환경의 외계 행성들에도 충분히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치 미션 파운데이션' 공동설립자인 노바 스피백(Nova Spivack)은 "건조 상태의 곰벌레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설사 달의 얼음이 녹아 곰벌레를 소생시킨다 해도 계속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곰벌레의 생존력을 고려하면 달에 곰벌레가 번식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여지를 뒀다.

U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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