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재난 막을 '끝장대책'…KT, 5G·AI로 전국 통신인프라 무장한다

산업 / 오다인 / 2019-09-04 16:04:54
KT, 2년간 공들인 차세대 OSP 관리 시스템 '아타카마' 발표
5G 로봇이 화재감지부터 진화까지…AI 기술로는 침수 방지
'통신재난 대응계획' 예산 4800억 원 중 50억 원 우선 투입

KT가 지난해 말 아현화재와 같은 통신재난이 또다시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와신상담한 결과물을 4일 내놨다.

전국 230개 통신구와 464만 개 통신주, 79만 개 맨홀을 아우르는 외부통신시설(OSP·Out Side Plant) 운용 패러다임을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해 혁신하는 것이 골자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안에 위치한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 기술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는 대한민국 통신의 역사를 함께 하며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영해왔지만, 잠깐의 방심과 자만으로 아현화재라는 큰 상처를 낳았다"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먼저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아현화재는 유선 인프라의 가치를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됐다"면서 "아픈 과오를 씻고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KT의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 혁신과 연구개발(R&D)에 매진해왔다"고 말했다.


▲ 황창규 KT 회장이 4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 기술'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다인 기자]


그러면서 "저는 KT의 최고경영자(CEO)로서 KT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사명과 책임을 한번도 내려놓은 적 없다"며 "KT가 가진 본질과 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지난 수개월간 전국의 네트워크 현장을 찾아다니며 시설의 운영 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점검한 결과 역시 답은 현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직원들의 인프라 운용 개선 의지와 책임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면서 "KT의 OSP 혁신 기술과 전국 임직원들의 의지를 더해 네트워크 운용 품질을 매일 완벽에 가깝도록 개선하고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추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통신 인프라 혁신의 중심, OSP 이노베이션센터

KT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아현국사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초유의 통신대란 사태를 맞은 이후 자체 점검 결과와 정부의 통신재난방지대책을 반영해 지난 3월 '통신재난 대응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는 3년간 4800억 원이 투입되는데, 이 가운데 현재까지 50억 원이 OSP 이노베이션센터에 투입됐다.

KT 융합기술원 산하의 OSP 이노베이션센터는 작업 안전 확보, 장애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 기술개발의 요새로 지난 7월 16일 개소했다. 축구장 11개 크기의 규모(7만6000m²)에 연구실과 회의실 같은 기본적인 공간을 비롯해 △ 통신구 시험장 △ 맨홀 시험장 △ 전주 시험장 △ 관로 시험장 △ 신기술 시험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통신 인프라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OSP는 기지국과 서버 같은 통신 장비 외에 통신구, 통신주, 맨홀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로, 현재 KT가 운용·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286km), 통신주 464만 개, 맨홀 79만 개에 이른다.

이와 함께 KT는 OSP 혁신을 위해 지난 5월 9일 △ 통신재난 안전관리 △ OSP 투자 △ OSP 운용 △ OSP 기술지원 등으로 분산돼 있던 기존의 OSP 관련 조직을 통합해 네트워크 부문에 '인프라운용혁신실'을 신설했다. 통신 인프라의 구축과 운용 효율을 향상시키면서 5G AI 기반 로봇을 활용해 통신구, 맨홀 등을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국사의 지하 통신구 진입로부터 약 70m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온도 상승이 감지(화재감지 기술 적용)되면 즉시 5G 로봇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한다. 로봇은 열화상 카메라와 광학 카메라로 현장의 상세 상황을 5G 네트워크로 실시간 중계하면서 탑재한 에어로졸 소화기로 분말을 분사해 진화한다. 시간은 3분 정도 소요된다. 기존의 화재 감지기는 긴급한 상황이 발행해도 실시간 대응에는 시간이 걸리고 센서가 부착된 특정 지점에 한해 감지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맨홀에 침수 알람이 울리면 자율주행 기반의 5G 로봇이 출동해 맨홀 뚜껑을 열고 안으로 진입, 바깥으로 물을 빼낼 수도 있다. KT가 개발한 '침수감지 기술'은 AI 기반의 분포형 음파계측 방식으로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침수된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면 5G 로봇이 해당 위치로 이동해 현장 작업을 수행한다.

▲ 침수감지 기술이 적용된 KT의 자율주행 기반 5G 로봇 차량. [오다인 기자]


▲ 5G 로봇이 침수된 맨홀 안으로 진입해 바깥으로 물을 빼내고 있는 모습. [오다인 기자]


외부 통신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 설치되는 통신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5미터 이상의 높이로 설치되기 때문에 외부 충격, 날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기울임이 생길 수 있다. KT의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은 원격에서 통신주의 기울임을 탐지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을 도와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OSP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 유도그룹 △ 언맨드솔루션 △ 탑웨이브 △ 더재인 △ 비본데이즈 등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들이 개발한 OSP 혁신 기술은 내년 중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 후 2~3년 내 주요 통신구에 점진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차세대 OSP 관리 시스템 '아타카마'

빅데이터 기반의 차세대 OSP 관리 시스템인 '아타카마(ATACAMA)'는 설계부터 관제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하기 위해 KT가 자체 개발 및 상용화한 시스템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KT가 보유한 설계·운용·관제·장애복구 분야 전문인력의 모든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타카마' 개발에는 22개월의 시간과 12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 선로 설계 △ 도면 관리 △ 품질 관리 △ 선로 관제 △ 전력유도관제 △ 공기주입관리 △ 고객선로관리 등의 개별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시스템으로 합쳤다.

단적으로 오 사장은 "아타카마를 활용하면 약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 망 설계 작업을 약 5분으로 단축할 수 있어 생산성을 20배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자동 설계로 시작점부터 종단까지 전 구간 설계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이원화 구간도 자동 설계해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 약 50분 걸리던 선로 개통 프로세스도 약 10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장애를 인지한 후 세부 위치 파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어 보다 빠른 장애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이 같은 OSP 혁신 기술과 솔루션을 테스트 후 전국 각지의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U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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