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새해 목표 이루려면? '마음 습관'부터 바꿔보자

문화 / UPI뉴스 / 2020-01-07 16:16:51
▲ 새해를 맞아 새로운 결심을 하곤 하지만 사실 해는 매일 뜨고 진다. [셔터스톡]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마음과 생활을 돌아보고 새 포부를 품는 듯하다. 일출까지 보러가지는 않더라도 흔히 가까운 사람들과 일 년 목표를 나누기도 한다.

"올핸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해 볼까 해. 혹시 알아? 후에 외국 가서 살게 될지"

"작년에 이어서 봉사활동을 더 폭넓게 해 볼까 하는데. 이렇게 남에게 말하면 더 실천이 잘 된다면서?"

"난 올해 안단테로 사는 게 목표야. 너무 바쁘게 살아왔어. 쉬어가는 한 해로 만들려고"
이런 목표들을 나누다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자녀들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느 부모는 자녀가 새해 목표로 '마음 습관' 바꾸는 걸 얘기해서 놀랐다고 한다. "올해 목표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기야"라고 말하는 딸이 대견해 보였다고 한다. '매일 할 일을 그 날 하기', '운동 꾸준히 하기' 등도 청소년들의 새해 단골 목표로 등장한다.

최근에는 목표의 결과보다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일상이 달라져야 변화가 있게 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습관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책들이 자주 화제에 오른다. 보통 성과 위주의 목표를 정하기 쉽지만 중요한 건 마음이다. 특히 습관적인 행동이 자리 잡기 전에 마음이 더 근본적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새해가 된 지 일주일 남짓 되었는데 벌써 한숨 쉬는 이가 있다. '작년에도 헬스장 이용권을 6개월 치 끊었는데 겨우 몇 번밖에 못 갔다'는 말을 하며 탄식한다. '아마 올해 목표도 못 이룰 거야' 하는 생각이 드는지도 모른다. 실패도 학습된다. 여기서 좌절하기보다 보통 사람은 그러기 마련이라고 여기며 가볍게 다시 시작하는 게 낫다.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시도해 보고 새로운 목표를 꿈꾸어 본 것만으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목표 수준을 낮추면 작은 성취를 연거푸 경험할 수 있다. 1년 치 목표보다 1주일 단위, 1달 단위로 목표를 정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학생이라면 '일주일에 학원 한 번 이상 빼먹지 않기', '숙제 분량이 많으면 흥미 있는 부분, 아는 부분 위주로 풀어가기', '매일 일기 쓰기가 힘들면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두 번이라도 쓰기'처럼 완충재를 둬 본다. 자기 만족감이 생기게 된다. 만약 '방학이니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열 시까지 특강을 듣는다'는 식으로 목표를 거창하게 세워놓으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공부하라'는 식은 지금 청소년들에게 잘 먹히지 않는 방법이다. 자녀가 설령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도 말리는 게 좋다.

부모 세대라면 방학 첫날 다트판처럼 생긴 생활계획표를 그려서 '방학생활' 책에 붙여 놓은 적이 있을 것이다. 비장하게 시간표대로 색을 달리해서 할 일을 적고 색칠했다. 하지만 개학 후 만나 보면 대부분 일과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필자 역시 그 생활계획표대로 실행한 적이 없었다. 계획표를 꼭 지키겠다는 결심은 하루 이틀도 못 가서 뭉개져 버리곤 했다. 자유롭게 지내는 게 방학의 진짜 의미라는 듯이 지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방학인데 계획표를 너무 촘촘하게 짠 자체가 무리였다.

교사로서 학생들과 생활계획 혹은 목표를 이야기할 때 '성적을 어느 정도로 올릴 것인가,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인가'하는 내용을 주로 나눴다. 그렇게 성과 위주로 목표를 생각한 점이 아쉽다. 지금이라면 어떤 결과를 목표로 정하기보다 먼저 일상의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하고 싶다. 하루 중 에너지를 어디에 많이 허비하고 있는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시간은 언제인지, 공상이나 쓸데없는 데 쏟는 감정의 소비는 없는지, 긍정적으로 일과를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 더 찬찬히 나눌 듯하다.

겨울방학에 접어든 지금 자녀의 새해 목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그날 할 일을 잘 마치고 있는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인가', '마음에 걱정과 불안이 있지는 않은가', '긍정적으로 자신을 다독이는 자존감이 있는가',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두려움은 없는가' 하는 점들이 목표 정하기에 앞서 살펴볼 부분이다.

자녀의 '마음 습관'은 어떤가. "나는 안 돼", "나는 할 수 없어"하고 지레 겁을 먹거나 도전하지 않는다면 마음에 상처가 많아서 그럴 수 있다. 무력감에 길들여져서다.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는 자녀도 있다. 적은 노력을 기울여 무언가를 성취해 본 경험이 부족한 경우다. 그런 자녀는 목표 자체를 세운 데 만족하고 노력을 게을리하기 쉽다.

자녀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과 말을 잘 관찰해보자. 자녀의 패턴이 파악되면 적절한 시점에 조언해 준다. 새해 결심한 일이 일상적으로 잘 이뤄지려면 습관이 들어야 한다. 습관은 보통 3주일이면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결심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때 그렇다고 한다. 매일 운동하기로 했다면 처음 1주일이 가장 힘들다. 새로운 일을 할 때 시간은 느리게 간다. 시작이 반이다. 마라톤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냥 5분 정도 뛰어본다고 한다. 처음부터 몇 km를 완주하겠다고 작정했다면 아마 실천을 못 했을 거라고 한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성장기 자녀 역시 처음에 '한 번' 해 보는 게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목표를 향해 첫걸음을 뗄 때까지 인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가 어렵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는 무슨 일이든 '시작'을 어려워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핑계를 대며 도중에 그만둔다. 그러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다. '한 문장의 글쓰기, 한 장의 문제집 풀이, 하루 10분 독서' 등 작은 목표부터 정해 시작해본다.

1월에 정한 목표를 잘 실행하지 못했다면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에 다시 수정 보완하면 된다. 아이들은 목표를 삼월에 새롭게 조정하며 편안해 한다. 그렇게 목표는 리셋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 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내게 된다. 중요한 점은 밥 먹듯이 꾸준히 하는 것 아닐까.

어느 수영코치의 말이 떠오른다. "10년 전에 배운 운동이라도 몸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어렵지만 금방 예전의 감각이 살아나죠"

그렇다. 청소년기에 시작해보고 시도해 본 일들은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자녀가 3주일의 시간을 마음먹고 도전해 본다면 새로운 습관이 일상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UPI뉴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길 42 이마빌딩

뉴스통신사업 : 문화, 나 00033

인터넷신문 : 서울, 아00850 | 등록일 : 2009년 5월 6일

대표 : 박성수 | 편집인 : 류영현

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 : 장한별

대표전화 : 02-7307-114

email: go@upinews.kr

© UPI뉴스 ALL RIGHTS RESERVED
The United Press International, Inc. Website is at UP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