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미국의 신하인지, 한국의 신하인지 모를 공직자들 많아"

사회 / 임혜련 / 2020-01-16 13:23:00
[2020 새로운 10년을 말하다] ⑥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북미대화는 6.12 북미합의로 돌아가면 실마리"
"북 군사도발 안하면 우리도 한미훈련 중지해야"
"북한도 특수한 한미관계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
"한국도 국가이익 내세워 미국에 할 말은 해야"
"개성공단 유엔제재 무관 현정부가 재개해야"

대담=이원영 사회·국제 에디터

1977년 당시 국토통일원(지금의 통일부) 보좌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지 43년. 원광대 총장을 잠시 지내기도 했지만 공직생활 대부분을 '북한·통일' 분야에서 보냈다.

통일 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원광대임을 감안한다면 그의 일생은 '통일'의 화두 속에서 흘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정세현(75) 전 통일부 장관이 바로 그다.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UPI뉴스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박정희 정권에서 공직을 시작해 이후 모든 정권에서 남북문제 전문가로 일했고,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개성공단 착공 등 남북관계의 드라마틱한 장면들 한가운데 그가 있었다.

통계를 보면 그가 통일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02~2004년 남북대화가 95차례나 열렸다. 1971년 남북이 접촉한 이후 지금까지 이뤄진 남북 간 합의가 14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73건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 시절에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때가 있었나' 싶지만 그땐 다들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부푼 꿈을 꾸기에 충분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가슴 뛰는 순간을 몸으로 겪었던 그가 지금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마음은 오죽이나 착잡하겠나. 그럼에도 그는 지금도 각종 미디어를 통해 북한을 알리고 남북대화론자로서 소신을 전파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 남북협상론자로서 평화통일을 향한 열정으로 평생을 살아온 정세현.

기자는 그의 속을 이렇게 읽었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남북화해와 통일의 촛불이 가물거린다고 훅 불어 꺼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지금의 남북 정세 때문일까. 그는 어쩌면 조금은 쓸쓸해보이는 낯빛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ㅡ지난해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 내용을 보면 이상 북미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로 들리는데.

"겉으로 드러난 것은 '더 이상의 회담은 없다' 그런 내용으로 들린다. 그러나 북한의 말은 문맥, 컨텍스트(context)를 놓치면 아주 이상한 해석이 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해 '핵문제는 미국과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졌다'는 말을 했다. 그 얘기는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 즉 상응 조치를 보장할 때만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데 그 얘기는 하지도 않으면서 비핵화만 요구하는 미국과는 더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핵화를 협상에 올리고 싶으면 상응 조치 보장하라는 말이다. 북한의 말은 그렇게 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북한과 오랜 대화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앞에 있는 조건들을 생략한다. 의도적으로 빼는 사람들도 있다.

작은 나라가 핵을 가지려는 자체가 bad behavior(나쁜 행동)인데 그런 행동을 하면서 무슨 reward(상응 조치)냐는 사람들 많다. 부시 때는 기본적으로 그랬다. 이번 전원회의 메시지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ㅡ그러니까 북미대화가 재개되려면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러면 또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북핵 문제가 다시 협상테이블에 오르려면 원래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돌아가면 된다.

거기서 합의한 게 1항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다른 말로 수교다. 그 다음에 2항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다. 다른 말로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적 정책 종식이다. 3항이 비핵화다. 비핵화 문제를 놓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라고 해석하려고 한다. 원래 풀 텍스트를 보면 '한반도 비핵화'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말했는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로 나아가려면 북한이 선비핵화 해야만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싸움으로 간다. 그러나 합의문은 분명히 '한반도 비핵화'다. 

북한은 수교와 군사적 불침보장만 해달라, 그러면 우리가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거다. 그 얘기가 4.27 문재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회담에서 또 나온다." 

▲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병혁 기자]


ㅡ6.12 합의에서 어긋나게 책임은.

"북한은 1, 2, 3항을 동시 행동으로 가자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까지 합의해놓고 미국은 톱다운이라고 하지만 계속 액션플랜까지 대통령이 책임질 수는 없고 장관급 차관급으로 내려가는 거 아니냐.

그러면 그 다음부턴 1, 2번은 제끼고 비핵화 이야기하면서 개념도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의 비핵화'로 축소하면서. 그러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거 아니냐. 그래서 북한이 그런 셈법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은 무엇이냐면, (내가) 북한을 오래 상대하다 보니 그들의 말 속에 숨은 전략이랄까, 좀 해독하는 편인데 쉽게 말해 이거다. 우린 약자고 미국은 강국이다. 강국이 약속을 어겨도 약자는 어쩔 수 없지만, 약자는 약속을 어기면 죽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약속 어기지 않는다는 게 보장된 조건에서만 핵을 포기할 수 있는데 자기들이 약속 안 지켰을 때 어떻게 할지 이야기는 안 하면서 우리에게만 그런다. 그건 우리를 무장해제 시킨 후 죽이려는 것이다. 그렇게는 못 하겠다, 무장해제 당한 뒤에 경제적인 보상이니 경제적으로 미래가 밝을 것이니 하는 그런 말은 소용없다. 리비아가 그러다 망했다. 그러니까 확실하게 체제보장, 그러니까 수교를 하자는 것이다.

그 다음에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약속. 이 두 가지를 먼저 해달라는 것도 아니라 단계적 동시 행동이 북한의 요구사항이었다. 말하자면 세 가지 프로세스가 있는데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다.

이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이고 단계별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확인하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지 어떻게 북한만 완전히 제로(0)로 만들고 가자는 것이냐, 이런 입장이다. 북한은 약소국이니 스냅백(snapback·되돌아감) 할 수 없는 관계로 단계적 동시적 행동을 세 분야에서 하겠다는 것인데 미국은 그렇게 못하겠다는 것이다." 

ㅡ한미군사훈련이 정부의 의지대로 잠정 중단될 있을까.

"정부는 북한의 행동을 앞으로 봐가면서 금년도 훈련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연계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그런 군사적 도발을 하면 연합훈련으로 갈 수밖에 없단 얘기고 그 말을 뒤집으면 별일 없으면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미국도 이란 문제가 커져 있는데 연합훈련 한다고 해서 이쪽에다가 돈 쓰고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재정적, 정신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북한이 조용히 있어 주면 연합훈련 중단할 수 있다.

지난 12월 19일 문 대통령이 미국 NBC와 인터뷰를 했는데 거기서 연합훈련 축소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런 표현을 할 때는 이미 준비가 끝났다는 것이다. 말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한다."

▲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병혁 기자]


ㅡ한미군사훈련은 중단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한미훈련은 한국 정부가 막아야 한다. 군사훈련을 하면 우리가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것 때문만은 아니고, 북한도 타격이 크다. 훈련 시작되면 (북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없는 살림에 대비해야 한다. 가령 1년 쓸 기름이 이만큼 있다면 훈련 기간 중 실제 기동 훈련은 한 달이 채 안 되는데, 그 20여 일 사이에 12달 쓸 기름의 절반 이상이 나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별일 없이 지나면 그대로 굳는 건데 그걸 하면 그대로 낭비다. 그것 때문에 북한도 웬만하면 연합훈련을 자초하는 행동은 안 하리라 본다.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는 모양새를 일부러 과시해야 한다."


ㅡ앞으로 남북과 북미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

"트럼프가 선거에 올인해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는 진척이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몸을 내줄 시간이 없다. 기대할 수가 없다.

그러면 문 대통령 생각은 그거다. 어차피 미국은 아무것도 못 한다. 그렇다고 우리도 쉴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우리가 한반도에서 그야말로 작은 평화라도 확보를 해야만 국민이 덜 불안하다. 그걸 위해서는 가령 유엔 대북제재와 직접 연결이 안 되는 그런 사업들로, 소위 끌개로 만들어서 남북 관계를 2018년 수준으로 복원하자는 것이다.

요즘 북한에서 남쪽 대통령이 약속 안 지킨다고 굉장히 험하게 욕을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을 요청한 것은 '너도 약속 지켜'이다. 본인이 직접 가겠다고 했으니까.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나란히 가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1년 내내 충실히 하다 보니 약속 못 지켰는데 어차피 북미 관계는 스톱됐다. 그러면 우리는 반 발이라도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거다.

4.27, 9.19 합의한 것 중에 유엔 대북 제재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 것, 또 그 사업에 관여하는 우리 기업들이 세컨더리 보이콧 안 당하게 생긴 게 있으며 밀고 나가겠다 이거다.

예를 들어 철도도로연결은 침목과 레일을 가지고 와서 공사하는 것이다. 달러로 하는 게 아니다. 우리 것을 가지고 가서 해줘야 한다. 환금성이 없는 물건을 직접 가져와서 경제교류 협력 사업하는 거까지 시비 걸면 안 된다. 그런 식으로 해서 철도사업부터 시작하면 2030년 5가지 중 공동 올림픽 유치로 연결이 되면서 남북 관계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ㅡ북한이 이번 대통령의 신년사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은?

"바로 환영하고 나오긴 어렵다. 그동안 험하게 욕했다. (남한은) 미국에게 발목 잡힌 핫바지니 허수아비니 이렇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겐 아직 심한 욕은 안 했지만 통일부 장관에겐 아주 심하게 하고 문 대통령에겐 남조선 당국자라고 하면서 미국에 찍소리도 못하면서 헛소리한다는 정도는 했지만.

(문 대통령이) 5가지 정도 말했는데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 문제 같은 것은 앞으로 시간이 좀 남은 관계로 당장 안 해도 되지만 그런 것을 하려면 다른 걸 해야 한다. 철도도로연결 사업을 실제 행동에 옮기면 북한이 IOC 갈 거다.

그런데 이번 3월에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면 만사는 끝장이다. 한미연합훈련을 미국 쪽에서는 그게 뭐 어때서 연습인데 뭘 그걸로 시비를 거냐고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선 오금 저리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이란 솔레이마니 사건을 보면서, 연습한다고 하면서 드론으로 어딜 때릴지 어떻게 아느냐.

그래서 3월에 그 훈련 재개되면 미국은 사실 (북한문제에 매달리지 않고) 놀아도(?) 된다. 어차피 선거 때문에 대외정책에 있어서 이란 문제가 월등히 높아진 관계로 북한 문제는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그러면 미국이 다시 전열 정비해서 회복하고 나올 때까지 그 시간이 1년에 끝날지 2년에 끝날지 모른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들어서면 새로 준비할 때까지 반년 이상 갈 것 아니냐. 그럼 문재인 정부는 임기가 거의 끝난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올해는 미국 눈치를 안 보고 그야말로 북한 식대로 척척 나올 것인지 그걸 보고 있을 것이다. 혹해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관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는 미국이 뜯어말려도 (한국이) 치고 나올까? 그런 걸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의 대표적인 사인이 군사훈련이다. 북한에 '군사행동 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우리도 훈련 중단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이제는 미국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미국을 끌고 다니려고 하는구나, 그것만 확인되면 된다." 

ㅡ미국의 자문 구하고 허락 구하고 이런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하라는 북한의 주장 아닌가.

"미국 사람도 이해해야 하고 북도 알아야 할 대목이 바로 그 대목이다. 특히 북한 사람이 알아야 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무슨 대미 예속 주의자가 아니라는 거다. 정확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 국민 중 절반은 미국이 하지 말란 거 하면 나라 망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공산화라는 식으로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는 트라우마가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도 이만큼 컸고 주권국가인데 미국과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이 완전 일치 못 하는건 분명한데 그렇다면 우리도 때로는 미국이 싫어하는 걸 설득하며 우리 길 가야 한단 사람도 절반은 있다고 본다.

요즘 천문이란 영화가 있다. 세종 시절에 장영실을 시켜서 혼천의라는 천문관측기구를 만들던 스토리인데 거기 보면 조정 대신이 어전 회의에서 전하, 전하 하면서 명나라가 어떻다 하면서 난리다. 왜 명나라가 싫다는 거 하면서 나라 위태롭게 하냐. 장영실이 하는 게, 혼천의 만드는 게 명나라가 알면 큰일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종이 화냈다. 명의 신하인지 조선의 신하인지 분명히 하라고.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진짜 미국의 신하인지 대한민국의 신하인지 모를 대신이 많다. 외교 국방 쪽은 아마 반 이상이다. 통일부 안에도 그런 인물들이 있다.

미국을 추종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미국이 싫어하는 거 해서 괜찮을까요? 다 좋은데 미국 심사 뒤틀리면 괜찮을까요? 하는 게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용기 있게 나가기 어렵다. 그런데 북한은 그런 경험이 일체 없기 때문에 그게 주체적이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기들은 일찍부터 소련 상대로도 말 안 듣고 주체 세웠는데 남쪽은 식민지나 다름없이 돼서 미국이 눈만 치켜떠도 찍소리도 못해서 매사 미국에 묻는다는 식으로 오해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에 미국에도 '걔들(남한)은 우리가 한마디 하면 열 가지 알아서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해리스 대사가 바로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이 워싱턴에 많다. 싱크탱크에 많다. 하는 이야기 들어보면 이들이 우리를 완전 소국으로 본다는 느낌이 많다. 한국계 전문가들도 그렇다. 피는 분명히 국산인데 생각은 완전히 미제다. 미제라는 것도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 그런 것, 미국이 천하 호령하는 것과 같은 천자의 나라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우리(미국)말 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외교정책을 짠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도 우리 길 가야 하는 것 아니냐.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래, 어차피 올해 한 해 동안 미국은 아무 일도 못할 테니 북한을 잘 달래서 미국이 회담에 준비돼서 나올 때까진 우리끼리 회담 열 수 있는 기반 조성해서 나가자' 해서 대통령 열심히 하라고 해야 하는데. 그건 언론이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언론의 다수는 명나라의 신하 같은 소리를 한다."

ㅡ중동 문제 커졌는데 한반도 문제에 어떤 영향 있을까

"우선 첫째, 미국의 대외정책에 있어서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현저하게 떨어지게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두 번째, 솔레이마니를 저격하는 걸 보면서 (북한도) 굉장히 겁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겁을 먹고 도발을 안 할 것이란 의견이 있고 오히려 핵무기에 집착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그러니까 면전에서는 도발적인 행동은 조심할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그런 솔레이니마니 제거 작전(과 비슷한 일)을 자초하는 짓은 안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미국이기 때문에 (북한을) 언제 칠지 모르는 관계로 그런 것이 감지될 때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이 (무기를) 만들어놔야 한다는 거다. 쓰는 건 아니고 생산을 열심히 할 것이다."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UPI뉴스 이원영 에디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혜련 UPI뉴스 기자, 정 부의장, 이 에디터. [정병혁 기자]


ㅡ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거 이란이 가만두겠냐. 반드시 보복한다는데. 그런데 미국 같은 나라에게는 보복하더라도 후환이 두려워 함부로 때릴 수 없지만 우리 같은 나라는 만만하다. 어떻게 하겠냐. 알카에다나 IS가 어디서 튀어나올 줄 아느냐. 우리는 중간에 거기 여행하다 납치당해서 학살하는 장면 영상 올라오고 그러면 어떻게 되겠느냐." 

ㅡ개성공단 재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성공단은 UN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박근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철수했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독자적으로 재개를 추진하면 되는데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미국 눈치를 보느라 시작을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개성공단에서 많은 수익을 내던 우리나라의 124개 중소기업들이 망해가는 중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를 주체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말씀하셨다. 정부가 소신을 가지고 개성공단 재개부터 시작해야 한다.


ㅡ남과 당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한 당국 내지는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에 정책 기조라고 할까, 그건 잘했다. 미국과 원수지겠다는 것은 아니면서 우리 국가 이익도 챙긴다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미국의 국가 이익라는 건 전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동조할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런 건데 미국의 헤게모니 유지에 우리를 졸병으로 쓰려고 하는 것 아닌가.

월남전 때는 돈이라도 줬다. 경제건설에 도움이라도 되게.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의 추종은 해서는 안된다.

그러니까 미국의 체면을 손상하지 않고 미국의 국가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이익 유지한다는 스탠스는 지킬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한미관계의 매우 복잡하고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도 이해를 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역지사지가 없다. 계속 약자, 피해 의식 가진 자는 역지사지 할 수 없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강자가 아닌 북한에게 역지사지 하라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만 한미 관계의 특수성에 대해 이해를 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복원뿐 아니라 일이 잘 돼서 북한이 앞으로도 미국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려면, 북한도 미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읽을지 공부해야 한다. 무턱대고 떼만 쓰면 되는 게 아니다. 완급도 조절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떼쓰는 걸로 버텼다." 

◆정세현은…

△중국 헤이룽장성(1945년 생)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 △민족통일연구원장 △통일부 차관, 장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 대표상임의장 △원광대 총장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UPI뉴스 / 정리=임혜련 기자 i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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