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하 신중…메르스때는 경기하강기, 지금과 달라"

경제 / 강혜영 / 2020-02-14 15:45:23
"코로나19 여파로 성장률 조정 논의는 적절치 않은 단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정병혁 기자]


이주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 회견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지만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채권 시장 중심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확산될지와 지속기간이 어느 정도 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지표를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동성을 여유롭게 하겠다'고 제시한 것에 금리 인하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금리 인하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금리 인하까지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총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자금수요 증가가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 있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 금리 인하로 선제 대응을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2015년하고 지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면서 "2015년에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본격적으로 하강기에 들어설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서 회복되려고 하는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고민하냐는 질의에는 "금리 인하와 비전통적인 결부시킬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가 하한에 도달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말해 금리정책에 여력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정병혁 기자]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 점검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논의된 4가지 사안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첫 번째로 코로나19 사태 관련 파급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상황 인식에 대해 공유했다"며 "인식에 대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 동향도 점검했다. 홍 부총리는 "초기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나타났으나 지금은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앞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긴장감을 갖고 모니터링하고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한국은행은 피해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며 향후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도 시중의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면책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고 경기 회복을 위해 함께 대응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가 성장률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별로 여러 가지 검토는 해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수치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과거 사스·메르스 사태가 중요한 경험으로 준거가 될 것이며, 오늘도 그것을 토대로 점검해봤지만 성장률에 몇 퍼센트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것은 적절한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 2.4%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밀접한, 특히 외국인 관광객, 소비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와 얼마나 조기에 종식될지 여부 등 변수가 있다"면서 "정부가 지난해 연말에 설정했던 금년도 성장률 목표치 조정을 논의하기는 적절한 단계가 아니며 조금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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