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밝혀진 진실…마·창·진 보도연맹 희생자 6명 '무죄'

정치 / 오성택 / 2020-02-14 18:14:20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국방경비법 위반사건 재심에서 무죄 선고

6·25전쟁 당시 좌익으로 몰려 영장 없이 불법으로 체포·감금당한 뒤,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당한 민간인 6명이 7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부(재판장 이재덕 지원장)는 14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 노치수 회장 등 6명이 청구한 '국방경비법 위반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부가 14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 노치수 회장 등 6명이 청구한 '국방경비법 위반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은 창원지법 마산지원 전경. [뉴시스] 


노치수 회장은 "당시 돌아가신 분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려갔거나 부역하러 오라는 통지를 받고 나갔던 분들이었다"면서 "가족들은 남편과 자식이 어디로, 무슨 죄명으로 끌려갔는지조차 모른 채 수십 년을 살았다"고 했다.

마산·창원·진해 국민보도연맹사건은 1950년 6월 15일부터 8월 초까지 헌병과 경찰이 마산지역 보도연맹원 500여 명을 영장 없이 불법으로 체포해 마산교도소에 가두고 마산지구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한 사건이다.

이날 재심에서 무죄가 밝혀진 6명을 포함해 141명이 사형을 당했으며, 사망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총 1681명에 달한다.

당시 정부는 남로당 산하단체에 가입한 진보 인사들을 전향시킬 목적으로 보도연맹을 설립해 가입시켰다. 이날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노치수 회장의 아버지를 비롯한 마산지역 보도연맹원 수백 명이 6·25전쟁 발발 직후 체포돼 마산교도소에 갇혔다가 사형을 선고받고 숨졌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09년 보도연맹원들이 영장 없이 불법으로 체포·감금된 후 희생됐다고 밝히자 유족들이 2013년 창원지법 마산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듬해 법원이 재심 청구 사유를 인정하면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의 항고와 재항고로 재심 절차가 늦어졌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재심이 확정됐으며, 재심 개시 6년여 만에 무죄 선고가 났다.

이번 판결은 일주일간 검찰과 청구인 측 모두 항소를 하지 않으면 최종 확정된다. 지난달 17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한 만큼 항소는 없을 전망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마산·창원·진해 국민보도연맹 사건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재심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70년이 걸렸다. 국가 폭력으로 발생한 고통이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억울하게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위령제와 역사 구술 증언록 작업 등 후대가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한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UPI뉴스 / 창원=오성택 기자 ost@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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