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이 뭐라고…두번 살려낸 황교안의 '속사정'

정치 / 남궁소정 / 2020-03-26 17:09:50
민경욱, 컷오프→재심의→경선 승리→무효 요청→재공천
박근혜 정부 시절 인연…황교안 체제 초대대변인 발탁도
친황 부활‧김종인 영입 등으로 '黃리더십 논란' 극복할까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결국 '죽은'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을 다시 살려냈다.

민 의원은 지난달 28일 컷오프(공천배제)됐다가 당 최고위원회의의 재의 요구에 따라 24일 민현주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민 의원이 경선과정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25일 공천 무효를 최고위에 요청했고, 이후 4시간 만에 최고위는 이 요청을 기각하고 민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정당이 이처럼 공천 결과를 수차례 뒤집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황 대표의 의사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민 의원과의 친분은 물론, 공관위와 최고위의 '기싸움',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영입을 위한 큰 그림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왼쪽)와 민경욱 의원 [뉴시스]

친황계의 반격?…이례적인 공천 뒤집기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 뒤집기가 결국 '친황계의 반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체제 하에서 친황 인사들이 공천에서 탈락하며 황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자 황 대표가 '자기 사람 챙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황 대표 체제에서 초대 대변인을 맡은 대표적 '친황' 인사다. 그는 지난해 기자와 인터뷰에서 황 대표와의 친분을 언급, "입당 전 황 대표를 두 번 독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지내며 황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입당 기자회견을 할 땐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 의원은 당시 황 대표에 대해 "정치를 처음 하시는 분으로서 (황 대표가) 어려운 게 많을 텐데 가까운 곳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관계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다"며 "박근혜 대통령 땐 제가 너무 어려운 분이라고 생각을 해서 조언을 드리고 싶을 때 못 드렸다. 황 대표와는 가깝게 느끼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전날 공천에 대해 "계파가 없고, 외압이 없고, 당 대표 사천이 없었던 3무(無) 공천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공천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허위사실 공표' 인정에도 민 의원의 공천을 확정지은 것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민 의원에게 밀려 공천에서 최종 탈락한 민현주 전 의원은 황 대표가 김 전 공관위원장에게 민 의원 공천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뉴시스]

공관위와의 충돌…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영입

민 의원은 황교안 지도부와 공관위의 갈등‧대립의 최대수혜자이다.

황 대표는 25일 이례적인 '새벽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공관위가 결정한 네 곳(부산 금정·경주·화성을·의왕 과천)의 공천을 취소했고, 이에 공관위는 민 의원의 공천을 무효로 해달라고 최고위에 '돌직구'로 맞받아쳤다.

공관위는 결정 번복 사유로 인천시 선관위가 전날 민 의원의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고 인정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그동안 공천 국면에서 쌓여온 최고위에 대한 공관위의 불만이 분출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앞서 몇 차례 최고위는 공관위의 결정을 뒤엎었고, 이에 따라 황 대표의 측근인 민 의원의 공천 취소로 무언의 반격을 했다는 것이다.

공관위는 최고위의 공천 취소 결정을 '명백히 당헌에 어긋나는 행위', '월권행위' 등으로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황 대표가 왜 공천 막판에 '공천 뒤집기' 강수를 뒀는지에 대해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공천을 무효로 한 지역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측 인사를 공천하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나왔다. 

'선거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김 전 대표를 '구원투수'로 합류시킬 공간을 열어주고, 황 대표의 '리더십 위기 논란'을 김 전 대표 영입으로 진정시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민 의원 공천 확정이 전체 선거판에 가져올 '나비효과'는 지켜볼 일이다. 황 대표와 공관위가 정면충돌함으로써 노출된 공천갈등이 중도·개혁층 표심과 더 멀어지는 부메랑으로 통합당에 돌아올 수도 있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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