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필수'라면서 식사는 가능? 싸움 부른 중국 기차 규정

국제 / 조채원 / 2020-04-07 18:22:34
고속철 내에서 식사하던 승객, 다른 승객으로부터 제지 받아
경찰 "마스크 써야 하지만 음식 못 먹게 할 수도 없어"
중국의 고속철도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했다는 이유로 승객들끼리 충돌을 빚은 사건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리적 거리두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루어졌지만 이에 따른 적절한 규정이 없어 갈등을 빚은 사례다.

지난 6일 첸장완보(钱江晚报) 등 중국 다수 매체에 따르면 20대 여성 허 모 씨와 덩 모 씨, 그리고 40대 남성 우 모 씨는 4일 오전 10시경 상하이에서 츠저우(池州)로 향하는 고속철도의 3호칸, 같은 줄에 탑승했다.

사건의 발단은 허 씨와 덩 씨가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기 시작한 데서 시작됐다. 우 씨는 이들에게 마스크를 써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잠시 식사를 멈추었을 뿐, 곧 다시 음식을 먹었다. 불쾌감을 느낀 허 씨는 "저들이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철도경찰을 불렀다.

▲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기차안 식사 마저 큰 싸움으로 번지는 세상이다. 지난 4일 식사 문제로 싸움이 벌어진 중국 츠저우행 기차안 현장. [장쑤TV 캡처]

이들이 승강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약간의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우 씨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느낀 덩 씨가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한 것이다. 우 씨가 덩 씨의 휴대폰을 빼앗으면서 휴대폰 모서리가 덩 씨의 입가를 스쳤고, 주변 승객들은 "폭력은 쓰지말라"며 제지했다. 그러나 우 씨는 "밀폐된 공간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라며 이들의 행동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당시 경찰은 "양측 모두 잘못이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착지인 츠저우 역에 도착하기까지 옳고 그름을 따지다 3명 모두 츠저우 파출소에 넘겨졌다. 현재 이들의 분쟁은 해당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 누가 잘못했냐를 두고 중국 누리꾼 의견이 분분하다.

한 누리꾼은 "두 여성의 행동이 부적절하다. 상하이에서 츠저우까지, 4시간도 참지 못하면 3달 동안 코로나19와 고군분투한 시간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나 하나쯤은 괜찮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라고 말했고 가장 많은 1472개의 추천수를 받았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1334개의 추천수를 받은 한 누리꾼은 "기차 내에서 음식을 먹지 말라는 규정이 없다. 게다가 식당칸을 운영하지 않아 자리에서 앉아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다면 남자의 행동이 지나치다. 코로나19는 이미 통제된 상황이라 예민할 필요가 없다. 너무 걱정된다면 기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밀폐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것 같다. 규칙을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고속철 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식사를 하는 등 짧은 시간 동안 벗는 것에 대한 금지 규정은 없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식당칸을 개방하지 않으므로 음식물을 섭취할 승객은 자기 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경찰 역시 "객차에서 가급적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철도나 방역 관련 법에서 식음료 섭취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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