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구매 1년 사이 세번이나 제멋대로 움직인 투싼 핸들

산업 / 김혜란 / 2020-06-02 17:10:17
주행 7개월에 첫 이상 작동…차주 "다른 차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
부품 바꿨지만 계속 이상…현대차 "수리후 또 문제되면 교환해주겠다"
회사 미적거려 법적 교환시기 놓쳐…전문가 "법 무용지물, 제조사 악용"

직장인 A 씨는 지난해 5월 25일 현대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계약했다. 생애 첫차를 갖게 된 기쁨은 악몽으로 바뀌었다. 주행 7개월 차인 지난해 말 주행 중 핸들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A 씨가 제공한 영상을 보면 핸들은 귀신이 들린 듯 저절로 움직였다. A 씨는 마구 흔들리는 핸들을 부여잡고 현대차 블루핸즈로 직행했다.

▲ A 씨의 2019년형 투싼이 운전자인 A 씨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 [독자 A 씨 제공]


A 씨는 이런 아찔한 일을 두 번이나 더 겪었다. 올 2월 5일과 지난 5월 20일에도 핸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1년 사이 세 번이나 "죽음의 주행"을 경험한 A 씨는 문제의 책임 소지를 소비자에 떠넘기는 회사의 태도에 더욱 분노했다. A 씨는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으로 불리는 새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교환과 환불을 받을 수 있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A 씨가 '하자재발통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를 교환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의 경우, 핸들 문제가 발생한 시점이 1년이 넘지 않고 주행거리 2만 km이었기 때문에 제때에 하자재발통보서를 제출했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A 씨에 따르면 회사 측은 '우리도 자동차관리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알아보겠다'라고 시간을 끌며 보상 절차에 대한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회사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사이 A 씨는 하자재발통보서를 제출할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A 씨는 "현대차가 소비자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런 대처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도 위협하는 상황인데, 이게 '살인기계'지 뭐냐"라고 토로했다.

두 번의 핸들 부품 교체(MDPS)를 거친 A 씨의 차량은 2일 현재 현대차 사업소에 정차 중이다.

A 씨는 즉각적인 차량 교환을 원했지만 회사 측은 '세 번째 수리에 문제가 생기면 교환'이라는 단서를 달며 A 씨에 각서를 요구한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레몬법은 유명무실한 법이다"며 "미국의 경우 징벌적 손해제로 제조사가 막대한 배상을 하게 돼 있고, 배상 책임도 회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국은 소비자가 하자재발통보서를 제출하는 등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너무 많다"며 "법이 제조사 편에 있으니, 소비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막혀있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행법이 제조사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을 주다 보니 제조사는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투싼 핸들 하자 논란과 관련해 "상황 파악 중이다"고 답변했다.

레몬법

레몬법은 1975년 미국에서 제정된 '자동차와 전자 제품 관련 소비자 보호법의 별칭'으로 쓰이고 있다. 영미권에서 '레몬(lemon)'은 겉과 속이 달라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상품으로 통용된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한국형 레몬법은 소비자가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 2만 ㎞ 미만을 주행했을 때 동일한 문제로 중대한 결함(원동기와 동력전달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이 2회, 일반 결함이 3회 이상 발생하면 교환 및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결함을 수리한 뒤에도 문제가 재발하거나, 누적 수리기간이 30일을 초과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U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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