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수처 격돌...통합당 추천 거부 '몽니' 막을 묘수는?

정치 / 남궁소정 / 2020-06-30 17:06:52
내달 15일 출범…이해찬 "특단의 대책 마련할 것"
민주, 공수처 운영 규칙안 발의…정치적 해법 고심
전문가 "야당 반발하는 조항 손보는 등 타협해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위헌적 요소 때문에 공수처 출범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15일 공수처 출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9일 "만약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반드시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수처 법정기한 내 출범을 강조하자 여당인 민주당 대표가 법 개정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추천위원회는 야당 몫 2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고, 추천위원 가운데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문제는 통합당의 '발목잡기'다. 통합당이 추천위원 선정을 거부하거나, 야당 몫 추천 위원 2명이 공수처장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지 않으면 공수처 출범은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법 개정을 해서라도 공수처법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법 개정도 포함해 제때 출범하게 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를 출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언급한 '법 개정'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에 대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일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을 발의했다.

이 운영 규칙안에는 공수처법에는 없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 시한이 있다. 국회의장은 구성 시한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이 시한 동안 각 교섭단체가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이 안은 야당 교섭단체가 2개 이상일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현재는 교섭단체가 민주당과 통합당 2개뿐이라 실효성은 없다. 백 의원이 "(운영규칙이 통과되더라도 통합당이 추천을) 안 하면, 사실 강제 방법은 없다"고 한 이유다. 그럼에도 백 의원이 발의한 것은 여론의 제고와 통합당을 향한 압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공수처법의 후보추천위 구성 조항을 건드리지 않으면 공수처 설치는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는 셈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주관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과반 의석으로 개정안 등을 밀어붙일 수 있다. 문제는 법 개정 강행 시 직면할 '후폭풍'이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로 인해 야당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자칫 정국 파행이 장기화하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게다가 법 시행도 전에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법을 시행해보지도 않고 개정한다는 것은 법 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분간 '법적 해결'보다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공수처 7월 출범 '속도조절론'이 대표적이다. 백 의원은 "7월 15일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기한 안에서 통합당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공수처 출범과 관련 "한마디로 단독 드리블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추천한 후보가 초대 공수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수처장 추천위원과 후보를 선정하면 그분이 1기 공수처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정은 상책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검찰 범죄 인지 시 즉시 공수처 보고' 조항 등을 손보는 등의 타협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야당이 추천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사리에는 맞지 않다"며 "이미 통과된 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법에 나온 권한을 충분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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