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칼럼] 민주당 너희들도 알고보니 반개혁 수구세력이구나

오피니언 / 이원영 / 2020-07-02 14:09:26
촛불민심 타고 대선·총선 거머쥔 정부여당
개혁엔 미적거리며 또다른 보수정권 전락
남은 임기 허송하면 지지율 폭락 감수해야
촛불민심은 부패하고 무능한 '이명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새 정부는 개혁 작업들을 밀고 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제대로 나오는 게 없다. 정부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와 몽니 때문이라 탓했다. 그래, 국회 쪽수가 모자라서 그렇다면 힘을 보태주마. 촛불민심은 다시 분출했다. 제대로 일해 보라고 여당에 180석(현재는 176석)을 몰아줬다. 

기대? 4·15 총선에서 압승한 후에도 원 구성하느라 한 달을 보냈다. 앞으로 공수처 문제도 질질 끌려다닐 판이고, 눈에 띄는 개혁 입법 하나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내년이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다. 문 대통령의 레임덕은 본격화할 것이다. 이런 판이라면 아무것도 못하고 이 정권은 폐업할 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유내강형인 것으로 대부분 알았다. 그런데 겉도 무르고 속도 무른 전형적인 '착한 사람'임을 사람들은 서서히 간파하고 있다. 그를 선택한 사람들은 결코 착한 대통령을 주문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부동산 정책은 이 정부 최악의 실패로 꼽힐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경실련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문 정부 들어 52% 급등했다. 이명박근혜 정부 8년 간 오른 26%의 두 배다. 말 그대로 '미친 집값'을 만들어냈다. 지난 3년 간 22번이나 주택정책을 땜질식으로 발표했지만 고삐를 잡지 못했다. 줄기는 놔두고 가지치기만 해댄 결과다.

지난해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은 그나마 부동산 고삐를 죌 수 있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결국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했다. 아니, 민주당이 제출된 법안을 수개월간 뭉개다가 어물쩍 처리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종부세 법안이 다시 제출되면 시행이 내년부터나 가능할 터이니 한 해를 허송한 셈이다. 게다가 현 21대 의원들은 집 부자들이다. 다주택자가 3명 중 한 명이다. 종부세 강화는커녕 벌써부터 종부세 완화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상당수 호응하고 있다. 종부세 법안이 앞으로 어떻게 누더기로 변할 지 안 봐도 비디오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지난 총선에서 공천배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 뿐이었다. 전체 의원 29%, 민주당 의원 24%가 다주택자다. 이들이 종부세 강화법안에 적극 나설 리 있을까.

대북정책도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행위는 지나쳤지만 그건 결과다.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과, 평양 정상회담 등 남북정상은 3차례나 만나며 남북관계에 희망의 돌파구를 여는 듯했지만 지금 원점 이전으로 돌아가버렸다.

멋지게 정상회담을 갖고 그럴듯한 선언을 발표했지만 미국만 바라보며 약속 이행엔 소극적이었다. 판문점 선언에서 상호 비방 전단 살포를 금지한다고 약속했으면 어떻게 해서든 지켰어야 했는데 모른 체했다. 당연히 정부는 북한에 유감 또는 사과 표명을 하며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판인데 미국 눈치, 보수층 눈치 보며 하품만 하고 있다.

이런 민주당 정부가 앞으로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개성공단 재개, 남북철도연결, 종전결의안, 국가보안법 개정, 대통령 중임제 개헌 등을 우직하게 추진할 수 있을까. 민주당 정부는 개혁을 소망하는 민심 덕에 탄생했지만 정작 이 정부와 여당에 개혁 의지는 읽히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미 배가 부른 모양이다. 부자 손에 흙 안 묻히고 싶다는 눈치다. 야당에 비해 현저하게 차이나는 지지율에 취해 꽃배를 타고 가는 듯하다. 절실함이 어디에도 안 보인다.

개헌선에 육박하는 의석과 전 상임위원장 확보로 초유의 강한 여당이 되었건만 촛불 민심이 바라던 개혁에 절박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민주당과 정부에 걸었던 기대감은 실망매물이 되어 쏟아질 것이다.

이미 그런 징후가 보인다. 뚝뚝 대통령·여당의 지지율 추락 소리가 들린다. 민주당이 개혁에 앞장설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너희들도 반개혁 수구세력이구나, 비판이 거세다. '민주당+통합당=민주통합당'이 되어 '보수꼴통' 소리를 들을 날이 금세 올 지도 모른다.

이제 정부와 여당을 위해 들어줄 촛불도 없다. 뭐 하나 시원시원하게 하는 게 없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정부여당을 위한 장송 전주곡으로 들어야 할 것이다.
▲ 이원영 정치·사회에디터

UPI뉴스 / 이원영 정치·사회 에디터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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