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한 전공의들 "의대 정원 증원 전면 재검토하라"

사회 / 권라영 / 2020-08-07 17:33:45
여의도서 집회 열고 "정부 정책에 국민 건강 없어"
"의대 정원 늘어도 의료 환경 개선되는 것 아니다"
7일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집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충 이전에 수련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전국 전공의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에 들어간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공의들이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대 정원 확충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7일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오후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대전협 측은 집회에 6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제대로 된 논의와 아무런 근거도 없이 4000명 의대 증원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려는 행태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정작 국민의 건강은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를 코로나 전사들이라며 '덕분에'라고 추켜세우다 이제 단물이 빠지니 적폐라고 부르는 정부의 이중적인 행태에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공의들은 정부에 △의대 정원 확충·공공 의대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소통 △전공의-정부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을 요구했다.

이경민 대전협 수련이사는 "지금 있는 인원조차도 관리되지 않는 이 환경에서 4000명의 더 부실한 수련을 받은 의사들이 나온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전공의의 부실 수련뿐만 아니라 부실 의대 문제도 있었다"면서 "교육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의료전달체계, 수가 문제, 기피과와 관련된 문제들까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이 수두룩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있는 현안을 먼저 해결하고, 이후에 추계를 통해서 다시 한번 이 정책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 4000명을 증원한다는 얘기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말라고 학생 시절부터 못이 박히게 들었다"면서 "그런 젊은 의사들이 제 목숨처럼 돌보던 환자들을 떠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병원도 젊은 의사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할지 관심이 없다"면서 "생명을 다루는 과들은 왜 기피 대상이 됐는지, 소명과 사명이라는 의사의 덕목이 왜 이제 바보 같은 헛된 꿈이 됐는지, 엉망인 의료체계를 만들어놓고도 정부는 아직도 쉬운 길만 찾으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늘어난 의사를 어느 지역에 어느 기준으로 배분할 건지도 결정돼 있지 않다"면서 "10년간 지역에서 근무 후에 당연하게도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희는 여전히 1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하며 폭력과 갑질을 당해도 밝히지 못하고 심지어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한다"면서 "이러한 전공의의 현실을 개선하지 않으면 아무리 의대 정원이 증가되고 공공 의대를 도입한다고 해도 의료 환경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수련과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려 없는 의료정책 계획은 고통받는 전공의들만 늘리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전공의들에게 "대단하고, 고맙고, 선배 의사로서 안쓰러운 마음"이라면서 "모두 단결해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자"고 격려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 210개소와 대학 등 비임상기관 34개소 등 전국 수련기관 244개소 전공의 1만3571명 중 연가를 사용한 인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9383명으로, 전체 전공의 중 69.1%인 것으로 조사됐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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