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애민행보'에서 '큰그림'이 보인다

정치 / 김당 / 2020-09-08 15:28:33
[데이터로 김정은 읽기] 노동신문, '인민대중제일주의' 사용빈도 곱절↑
당중앙위 부위원장과 간부들에 재해현장 '하방'…평양당원 동원령까지
〈민주조선〉, 정치국 회의 토의∙결정 분석해 '인민대중제일주의'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빠졌다. 마음이 바빠진 탓인지 동선(動線)부터 바빠졌다.

 

▲ 김정은 위원장은 8월 6~7일(황해북도), 8월 27일(황해남도), 9월 5일(함경남도) 잇달아 재해현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정무국 회의를 개최하는 '애민행보'를 보였다(위에서 시계방향).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지난해까진 나선시 태풍피해 복구현장 방문(2015년)을 빼곤 한번도 재해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관영매체에 실린 김정은 위원장의 3년간 여름(6~8월) 공개활동 동향을 단순 비교하면, △2018년 55건 △2019년 33건 △2020년 18건(노동신문 '혁명활동' 보도일 기준)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측근들에게 권한을 일부 이양하는 이른바 '위임 통치'의 한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공개활동의 내용을 비교하면, 김정은은 2018년에 집권후 처음으로 정상외교를 하면서 미국과의 대치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외 및 경제 집중' 행보를 전개했다. 김정은 그해 6월 북미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을 잇달아 갖고, 6~8월에 동서를 오가며 30여개 지방사업장을 집중 방문해 이를 '삼복철 강행군'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은 공개활동이 그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여름에는 공개활동이 다시 지난해의 54.5%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복철 강행군'을 했던 지지난해와 비교하면 올 여름은 32.7% 수준밖에 안된다. 물론 김정은의 여름 공개활동이 움츠러든 데는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요인이 크다.

 

김정은은 올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마자 선제적으로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방역과 '내치'에 전념해 왔다. 그런데 공개활동 내용을 분석하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정무국 회의 연속 개최 △코로나19 방역 계속 강조 △수해지역 연속 방문 같은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인민대중제일주의' 또는 '애민행보'라고 지칭할 수 있다.

 

김정은의 시대어 '김일성-김정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로운 시대의 맞춤형 선전선동 구호들이 등장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김일성-김정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이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6일 노동당 책임일꾼들에게 한 담화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 나가자'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주체의 사상, 이론,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이며 주체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혁명사상"이라고 처음 밝혔다.

 

▲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1월 29일 열린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세포비서들에게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강조하면서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강조했다. [조선신보 캡처]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이 2013년 1월 29일 열린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강조한 데서 시작되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세포비서들에게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이며 인민을 하늘처럼 숭배하고 인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복무하는 사람이 바로 참다운 김일성-김정일주의자입니다."

 

이후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주체혁명위업 수행의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의 요구에 맞게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혁명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해 그 본질을 인민대중제일주의로 규정해 주었다"면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라는 것은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을 근본이념,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는 혁명사상"이라고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인민대중제일주의와 더불어 빛나는 시대어들'(9. 6)이란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도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새로운 주체100년(참고로 올해는 주체109년)대의 전진과 더불어 태어난 빛나는 시대어이다"라고 전제하고 이렇게 선전하고 있다.

 

"세계에는 수많은 사상조류들과 주의주장들이 있지만 당의 지도사상을 인민대중제일주의로 규정한 사상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것은 오직 인민을 가장 신성하고 귀중한 존재로 떠받드는 인민대중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태어날 수 있는 뜻깊은 시대어이다."

 

김정은의 인민대중제일주의, 자력갱생 강조될수록 사용 빈도 늘어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어인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자력갱생'이 강조될수록 사용 빈도가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로 검색하면 3년치 기사 중에서 총443개가 검색된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92건 △2019년 182건 △2020년(9월 7일 현재) 169건이다.

 

사용 빈도수가 2019년부터 곱절로 늘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자력갱생'과 '정면돌파'가 강조되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도 사용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아직 9월초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사용 빈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지난 7월 13일 "올해에 들어와 불과 6개월 남짓한 기간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정치국 확대회의가 4차례나 진행된 것은 전례없는 것"이라며 "올해에 들어와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와 확대회의들은 철저히 인민을 중시하고 인민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된 회의들이었다"고 주요 내용을 분석한 바 있다

 

[표1] 2020년 조선노동당 정치국 회의 개최 현황

회의 구분

개최일

주요 토론∙결정 내용

정치국 확대회의

2. 28

인민대중제일주의 구현, 코로나비상방역, 살림집 건설

정치국 회의

4. 11

'인민 생명안전 보호 위한 국가적 대책' 공동결정서 채택

13차 정치국 회의

6. 7

자립경제 발전, 인민생활 향상

14차 정치국 회의

7. 2

국가비상방역사업 강화, 평양종합병원 건설 독려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7. 25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 결정

16차 정치국 회의

8. 13

큰물피해복구, 국가비상방역체계 유지

당중앙위 6차전원회의

8. 16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평가 및 제8차 당대회 소집 결정

17차 정치국 확대회의

8. 25

국가비상방역태세 점검, 태풍피해 방지대책 강구

 

하지만 위의 [표1]에서 보듯, 김정은은 그 뒤로도 △정치국 비상확대회의(7. 25) △16차 정치국회의(8. 13) △당중앙위원회 6차 전원회의(8. 19) △17차 정치국 확대회의 및 정무국회의(8. 25) 등 4번의 회의를 잇달아 더 개최했다. 가히 '삼복철 정치국 회의 강행군'이라고 할 만하다.

 

東으로 西로 재난 현장 찾는 김정은의 '애민행보'

 

최근 공개활동 동향에서 더 두드러진 변화는 김 위원장이 서쪽(황해북도)과 동쪽(함경남도)을 오가며 집중호우와 태풍해일 피해현장을 찾는 '애민행보'를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8월 6~7일, 황해북도 은파군 △8월 27일, 황해남도 △9월 5일, 함경남도 등 3회 잇달아 재난 현장을 방문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잦아진 재난 현장 방문은 전례없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재난현장을 찾아 현장 정무국회의를 개최한 9월 5일, 〈노동신문〉은 1면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당사업 실천에 철저히 구현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현실은 우리 일꾼들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행동의 좌우명, 철칙으로 삼고 인민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헌신적으로 투쟁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주요 재난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서 김 위원장이 피해현장을 직접 찾은 적은 2015년뿐이다. 김 위원장은 태풍 고니로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나선시를 9월 17일과 10월 7일, 이례적으로 두 번 찾았다.

 

당시로서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수해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김정일 집권 이후 이때가 처음이다. 북한에선 1990년대 후반부터 크고 작은 수해가 매년 발생했고 용천역 폭발사고 같은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재해현장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한 번도 없었다.

 

▲ 김정은 위원장이 2015년 9월 7일 집권후 처음으로 나선시 재해복구현장을 방문해 현지지도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조선신보 캡처]


그런데 김 위원장이 나선시를 찾은 것은 태풍이 휩쓸고 간 지 26일이 지난 뒤였다. 어지러운 재해현장을 찾은 것이 아니고 복구전투 중인 현장을 찾은 것이다. 당시 관영매체들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동지께서 라선시 피해복구전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사진을 보면, 나선시 주민들은 김정은이 복구전투를 현지지도 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환호하고 있다.

 

김정은은 당시에도 군에 복구사업을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 10일 전에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이 9월 17일 복구현장을 방문해 현장지도하고 10월 7일 다시 방문한 것은 자신의 지시에 따른 살림집 복구건설이 완공된 뒤였다.

 

[표2]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수해 현황

재난 구분

태풍 고니

태풍 라이언록

집중호우

태풍 바비

태풍 마이삭

태풍 하이선

발생일

2015. 8. 27

2016. 8. 31

2020. 8. 5

2020. 8. 27

2020. 9. 3

2020. 9. 7

발생 장소

함경북도 나선시

함경남북도 일대

강원도, 황해남북도, 개성시

황해남도 일대

함경남북도 해안지역

강원도, 함경북도 일대

피해 규모

사망 40여 명, 주택 1,070여동 5,240여세대 파손, 수재민 1만1천여명 발생

사망 138명, 실종 400여 명, 이재민 14만명 발생

농지 390㎢ 침수, 살림집 16,680 세대, 공공건물 630여동 침수붕괴*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작았다"(김정은)

살림집 1,000세대, 농경지 침수

미발표

김정은 방문(지역)

2015. 9. 17, 10. 7 (나선시)

방문 사실 없음

2020. 8. 6~7 (황북 은파군)

2020. 8. 27 (황해남도)

2020. 9. 5 (함경남도)

?

피해복구 주체

군대가 맡아 피해복구사업을 빨리 끝내라는 '최고사령관 명령' 하달

'200일 전투'의 주타격 방향을 북부 피해복구 전투로 전환

인민군에 복구건설 명령, 당중앙위 부위원장들 '하방'해 복구현장 지도

인민군에 복구건설 명령, 당중앙위 부위원장들 '하방'해 복구현장 지도

현장 정무국회의에서 사단 규모의 평양당원 동원령

?

*김정은이 현장 시찰한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만 논 600여 정보(1정보=3,000평)와 단층 살림집 730여채 침수, 살림집 179채 붕괴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 뒤로는 재해현장을 찾지 않았다. 특히 이듬해 태풍이 휩쓴 함경남북도 일대에서 "해방후 기상관측 이래 처음보는 무더기비"로 인해 사망 138명, 실종 400여 명, 이재민 14만명의 초대형 재난이 발생했지만 김 위원장이 재해현장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이른바 '200일 전투'의 주타격 방향을 북부 피해복구 전투로 전환해 '살림집 복구건설전투'를 독려했을 뿐이다. '200일 전투'는 1980년대부터 심각한 경제난 타개와 함께 주요 시설공사를 기한 내에 완공키 위해 추진된 시한부 노력경쟁운동을 말한다.

 

당중앙위 부위원장들과 당간부들에 재해현장으로 '하방' 지시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재난 현장을 2015년에만 한번 방문한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잦은 재해현장 방문은 상당히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김정은은 또한 피해지역에 대한 이른바 '우문현답'(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있다)에 따른 현지지도를 솔선수범하면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과 부장들에게도 "기쁠 때도 힘들 때도 언제나 인민들과 함께 있는 당중앙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당중앙위원회 각 부서들이 황해남도의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복구사업에 모두 동원될 것"을 지시했다.

 

최근 노동신문 보도(8. 28)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민들이 어렵고 힘들 때 그들 속에 깊이 들어가 고락을 같이하면서 힘과 용기를 주고 성심성의로 도와주는 것이 우리 당이 응당 해야 할 최우선 과업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혁명 당시의 '브 나로드'(인민 속으로) 운동이나 중국 문화혁명 당시의 '하방(下放)'을 떠올리게 한다.

 

그 과정에서 리병철∙박봉주 부위원장의 황해도 장연 일대 복구현장 '지도' 활동이 노동신문(9. 1) 1면 상단에 크게 실리고 다른 부위원장들의 '현장 지도'까지 부각되자, 일부에서는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실각설까지 거론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앞서 김정은의 '하방' 지시와 동선을 추적해보면 그가 그린 '큰그림'을 읽을 수 있다.

 

▲ 김정은 위원장이 9월 5일 태풍해일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재해현장을 찾은 가운데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김 위원장 뒤를 따라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최근 전개된 일련의 행보는 △리병철-박봉주 부위원장 수해복구 현장 시찰 및 이들의 '현장 지도'를 로동신문에 파격적으로 반영 △수해 입은 군당위원회 일꾼들 천막에서 거주하고, 살림집 잃은 수재민들은 군당위원회 당사에서 생활 △함경도 태풍해일 피해지역에 당 부위원장들 먼저 보내 실태 파악후 현장 정무국 회의 열어 상황보고 받고 함께 현장 시찰 등의 순으로 전개되었다.

 

(리병철의 쿠데타와 김정은 실각설에 대해선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지만, 김정은과 부위원장들이 9월 5일 피해현장을 시찰하는 장면을 담은 조선중앙통신 사진과 조선중앙TV 영상만 봐도, 리병철 부위원장이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김 위원장 뒤를 따르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17차 정치국 확대회의(8. 25)에서 태풍피해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음에도 태풍해일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에 대해서는 현장 정무국회의에서 도당위원장을 해임∙교체하고 사단 규모의 평양당원 동원령을 발동함으로써 인민대중제일주의 시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런 일련의 애민행보는 당중앙위원회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솔선수범함으로써 인민을 단합시키고 공화국과 자신이 처한 '3중고'(경제제재, 코로나19, 재난피해)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큰그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3중고로 식량 부족과 내핍이 뻔한 상황에서 인민의 '고진감래(苦盡甘來)'를 이끌어내는 애민행보를 말고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인민의 '고진감래' 이끄는 애민행보 말고는 답이 없다

 

북한은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로 비료와 농자재 등을 충분히 생산하거나 수입하지 못했다. 태풍 피해가 집중된 황해도는 북한의 쌀 생산 곡창지대이다. 황해도에서 생산하는 식량은 주로 평양시를 비롯한 군대와 보위부, 당원 등 국가가 우선시하는 대상에게 분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농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홍수와 태풍피해로 10만t 정도의 식량 감소가 예상된다(북한의 연간 식량 생산량은 450만t 정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재해 전인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천1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모작 생산 곡물이 소진된 상황에서 수해를 입은 지금이 가장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16차 정치국 회의에서 피해 규모를 공개하면서도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큰물(홍수)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한 5년 전에 나선시를 방문했을 때와 똑같이 수해 복구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끝낼 것을 지시했다.

 

▲ 노동신문에 '모든 힘을 집중하여 큰물피해를 빨리 가시고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자'는 구호가 등장한 이후 관영매체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선물을 받은 수해지역 주민들이 감동하는 소식과 '살림집 복구 야간전투'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이후 노동신문에는 '모든 힘을 집중하여 큰물피해를 빨리 가시고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자'는 구호가 등장했다. 관영매체에는 김 위원장의 '하해와 같은 선물'을 받은 수해지역 주민들이 감동하고 있다는 소식과 살림집 복구건설공정 전투속보가 연일 이어진다. 내각의 간부들은 수해가 발생한 게 모두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앞다투어 자책을 하고 있다. '쌀로써 당을 받들자!'는 구호도 등장했다.

 

하지만 태풍과 홍수로 타격을 입은 황해도의 수확량 감소가 평양 시민들과 핵심 간부층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 김정은 정권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강력한 코로나 방역과 통제가 장기화된 가운데 외부 지원 없이 자력갱생을 강요당하는 인민의 피로와 불만이 점점 누적되고 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앞세운 애민행보의 '빅 픽처(Big Picture)'가 언제까지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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