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불안감 확산…SK바이오사이언스·녹십자·LG화학 '전전긍긍'

산업 / 남경식 / 2020-10-23 16:20:03
정은경 청장 "같은 제조번호 사망자 있으면 백신 봉인"
반나절 만에 같은 제조번호 사망 사례 4건 확인
SK바이오사이언스 2건, GC녹십자 1건, LG화학 1건
제약업계 "제품마다 접종량 달라…사망 원인 안 밝혀져"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독감 백신 제조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불안감이 증폭되며 제조사에 대한 언급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 기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36명이다. 질병관리청은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예방접종 지속 여부 등을 이날 오후 7시경 발표할 예정이다.

▲ 독감 백신 [UPI뉴스 자료사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같은 로트번호(제조번호)의 백신을 맞고 숨진 사례가 없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가 없다"며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 접종 사망자가 있으면 백신을 봉인하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전날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제조번호는 단일 생산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제조·조립해 동일한 특성을 갖는 제품군에 부여하는 고유번호다.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 4건이 같은 날 오후 4시 기준으로 확인되면서 질병관리청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해당 백신 제품과 제조번호는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Q60220039, 어르신용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 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8, 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 어르신용 등이다.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GC녹십자, 플루플러스테트라는 LG화학, 스카이셀플루4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 제품이다.

백신 제조사별 사망자는 전날 오후 4시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10명, 보령바이오파마 5명, GC녹십자 5명, LG화학 3명, 한국백신 1명, 사노피 1명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외국 백신 놔주는 곳이 있나요?" "지난주에 맞은 백신 SK 제품이라는데 괜찮을까요?" 등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제조사 제품이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별로 접종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며 "사망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고 숨진 사례가 있다고 해서 꼭 백신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대한의학회 저널에 이날 올린 의견을 통해 "23명의 사람만 모여도 그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약 50%"라며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백신의 로트번호는 약 200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25명의 사망자 중 백신 제조번호가 같은 사례가 있을 확률은 50%보다 더 높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현대적인 백신 제조공정과 운반체계가 확립된 후 백신은 매우 안전하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돼 있다"며 "이번 우려는 백신 유통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와 이로 인한 불신에서 비롯됐으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과 과도한 언론의 관심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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