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빌딩 6년 만에 소유권 다툼 재점화…법원, 재심 결정

경제 / 박일경 / 2020-11-19 15:09:40
'강남역 교보타워 인근 노른자'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 재연…서울중앙지법, 17일 재심 결정
'신탁재산 처분금지' 패소에 '수익자 지위 부존재' 맞서
서울 강남에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던 건물이 있다. 강남역 근처 에이프로스퀘어(옛 바로세움3차)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일가의 가족회사가 출자한 펀드가 이 빌딩을 소유했었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다.

이 빌딩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6년 만에 재연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는 지난 17일 작년 11월 시선RDI가 신청한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재심(再審) 선고기일을 12월 9일로 통지했다. 이는 2014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재심이 시작된다는 것은 과거 대법원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재심 결과에 따라 수천억 원짜리 빌딩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재심 선고기일 이전에 피고인 더케이(두산중공업의 특수목적법인)가 재심 신청에 관한 답변서를 내면 재심이 시작된다. 답변서를 내지 않을 경우 선고 기일에 시선RDI가 승소한다. 빌딩을 빼앗겼다며 재심을 청구한 김대근 시선RDI 대표는 19일 "더케이가 1년 가까이 미뤄온 답변서를 제출하고 재심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우리가 과거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들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소유권 이전에 관한 민사 사건에서 재심이 열리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재심은 고문 수사, 증거 조작, 거짓 자백 등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형사 사건에서 열린다.

▲ 서울 서초구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 뒷길에 위치한 빌딩 에이프로스퀘어(옛 바로세움3차). [박일경 기자]

극히 이례적인 민사 사건 '재심' 결정

2014년 12월 시선RDI는 해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탁회사인 한국자산신탁과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법정 다툼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후 6년 만에 법원이 재심을 결정하면서 법정 싸움 '2라운드'가 예고된 것이다.

시선RDI에 따르면 2011년 5월 2630억 원으로 부동산 감정가가 책정된 빌딩을 짓기 위해 하나은행과 '신용 공여(대출)' 약정을 맺고 1000억 원을 빌렸다. 하지만 분양 지연이 겹치며 갚지 못하자 시공을 맡았던 두산중공업이 대신 변제한 뒤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한국자산신탁은 건물을 공매·처분해 군인공제회 산하 엠플러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은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9호 펀드를 설립해 자금을 모아 2013년 12월 한국자산신탁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1680억 원에 매입했다.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9호 펀드가 눈길을 끄는 것은 우 전 민정수석 가족회사로 알려진 정강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정강은 50억 원을 출자해 펀드 수익권에 투자했다.

앞서 재판부는 "한국자산신탁과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이 빌딩을 빼앗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공모한 것"이라는 시선RDI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모 관계가 있다고 볼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친 2009년 분양 실패로 채무보증을 선 두산중공업이 채무와 이자 등을 업무이행 협약서에 따라 대위 변제했으며, 서울중앙지법 명령에 따라 직권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는 두산중공업 측 입장을 받아들여 정당하다고 봤다.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형사 고소건도 大法서 1년 넘게 법리 검토 중

시선RDI가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재심을 신청한 이유는 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대하고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건물을 공매 처분할 당시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과의 신탁 계약이 종료된 상태였다는 걸 뒤늦게 확인했다"며 "한국자산신탁이 주도한 공매 자체가 무효이므로 이후에 일어난 소유권 이전 역시 모두 원인 무효"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빌딩 소유권은 엠플러스자산운용을 거쳐 마스턴투자운용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마스턴투자운용은 에이프로스퀘어를 2040억 원에 인수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쳤다.

지난해 2월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대출 사기를 주장하며 대출 담당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 혐의(사기)로 고소했는데, 검찰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과 재항고 끝에 현재 대법원에서 1년 넘게 법리 검토 중에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우 전 민정수석과 짜고 강남 4000억 원짜리 빌딩을 강탈했다는 식으로 시행사인 시선RDI가 주장하는데, 시공사 대표인 박 회장은 우 전 수석과 일면식이 없다"고 반박했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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