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배민-요기요 합병 불허한 3가지 이유

산업 / 남경식 / 2020-12-28 15:30:53
배달 음식점 중개 수수료 인상·소비자 후생 저하 우려
1위 배민, 2위 요기요 구도 고착화…오픈마켓 시장과 달라
전화주문도 점유율에 포함?…배달 앱과 전혀 다른 시장
공정거래위원회가 1년간의 고심 끝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을 사실상 불허했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으로 시장 독점에 따른 음식점 대상 중개수수료 인상, 소비자 후생 저하 등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쿠팡이츠 등 새로운 배달 앱의 경쟁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전화를 통한 배달 주문을 시장 점유율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로고 [각사 제공]

배민-요기요, 올해 쿠폰할인 프로모션↓…향후 수수료 인상 가능성多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결합이 이뤄진 이후 쿠폰할인 등 프로모션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양사가 기업결합을 발표한 이후인 올해 이미 주문건당 할인금액이 전년 대비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정위는 양사가 입점 음식점들에 대한 주문 중개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입점 음식점의 배달 앱을 통한 매출이 상당해 수수료를 인상해도 다른 배달 앱으로의 이탈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정위의 시뮬레이션 결과, 수수료 인상 시 음식점 이탈률은 1% 미만이었다.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체계 개편 논란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분석한 결과, 실질적인 수수료 인상 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배달의민족이 업주 52.8%는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셈이다.

▲ 국내 배달 앱의 거래액 기준 점유율 추이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쿠팡이츠, 영향력 충분치 않아…배민-요기요, 10년간 독주

공정위는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배달 앱 신규 사업자의 진입으로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쿠팡이츠가 전국이 아닌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도권과 광역시 이외의 지역에서 충분한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쿠팡이츠가 주문중개뿐 아니라 배달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는 자체배달 모델이라는 점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 충분한 경쟁자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15년 개시된 배달의민족의 자체배달 모델(배민라이더스)이 여전히 서울과 광역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정위는 지난 10년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제외하면 배달 앱 시장에 진출해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사업자가 없다는 점도 거론했다. 2009년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때는 G마켓이 옥션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하는 등 시장구도의 변화가 있었지만, 배달 앱 시장에서는 1위 배달의민족, 2위 요기요의 구도가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의 거래액 기준 지난 7월 전국 시장 점유율은 96.9%였다. 쿠팡이츠 서비스 지역에서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점유율은 90.1%에 달했다.

▲ 배달 앱 시장 점유율 현황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전화 주문, 배달 앱과 다른 시장…네이버 주문, 배민의 1% 불과

공정위는 배달 시장 점유율을 산정할 때 전화 주문과 인터넷 검색 연계 서비스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외식 배달 시장은 배달 앱 53%, 전화 주문 45% 등으로 나뉘었다.

공정위는 배달 앱 이용과 전화 주문의 성격이 크게 다르다고 일축했다. 배달 앱 이용 소비자 76%는 음식점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달 앱을 이용한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인터넷 검색과 연계된 네이버 간편주문은 지난해 거래실적이 배달의민족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조건부 승인이 '사실상 불허'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업결합의 목적이 딜리버리히어로의 물류시스템 기술과 우아한형제들의 마케팅 능력 간의 시너지 창출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독점이윤의 추구가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원래 기업결합의 목적이라면 딜리버리히어로가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을 두고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타트업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결정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글로벌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글로벌 진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디지털 경제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혁신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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