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군공항 이전①] '교착' 벗어나 '국책'으로…인프라 구축 잰걸음

사회 / 문영호 / 2021-02-23 15:54:55
국방부 '국책사업' 표명…경인지역 의원들, 이전 해법 마련 촉구
수원시, 주변지역 개발 구체화…도로·철도 등 교통분야 첫 과제
수도권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2017년 2월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경기도 화성의 '화옹지구'를 발표한 국방부가 오랜 침묵을 깨고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은 국책사업"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에 수원시가 구체적인 이전지역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경인지역 국회의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국책사업 표명에 따른 구체적 사업 추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수원군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주택가 위를 날고 있다. [수원시 제공]

경인지역 국회의원들, 정부에 조속한 이전 해법 주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경기·인천 의원들은 지난 17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교착상태에 빠진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의 조속한 해법 마련을 주문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5선, 수원무)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서욱 장관에게 "서 장관이 연초에 군공항 이전 사업이 국가사업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건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면 국가사업에 맞게 추진 체계와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데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이전 대상 지역 자치단체장과 지방 정치인들이 반대하면 한 발도 진전이 안 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저도 개정안을 냈다"며 "국방부 장관이 이 제도를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국가를 경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기피시설을 옮기거나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나의 선례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4선, 인천 부평을)도 "군 공항 소음 피해 때문에 내년이 되면 1년에 최대 7000억 원 정도의 피해 보상비가 투입된다"며 "보상액은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거라고 본다"로 말했다

그러면서 "도심에 있는 수원, 광주 군 공항 같은 경우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는데 지자체 간 협의를 '알아서 하라'는 태도로 국방부가 나간다면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 장관은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생각은 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8일 수원에 지역구를 둔 김진표, 백혜련, 김영진, 김승원 의원 등도 국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국토부 설득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국방부의 국책사업 표명으로 '물꼬'

이들 국회의원이 국방부와 국토부를 상대로 군공항 이전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것은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 후 4년여간 침묵을 지켜오던 국방부가 '군공항 이전 사업은 국가 사업'이라고 공식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국방TV를 통해 군 공항 이전사업은 국책사업이라고 공식 표명했다.

국방부가 군 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의 이 같은 변화 이면에는 군소음법(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다.

국방부는 매년 소음 피해 소송을 제기해 온 수원·화성 주민 18만9000여 명에게 연간 636억 원 상당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7만여 명에게도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보상금액 규모가 800여억 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만큼 군공항 이전은 국방부로서도 급한 불이 됐기 때문이다.
▲예비이전 지역으로 발표된 화옹지구 일대 개발 계획도 [수원시 제공]

수원시, 이전 지역 인프라 구축 잰걸음

국방부가 군공항 이전이 국책사업임을 표명하자 수원시는 기다렸다는 듯 예비 이전 대상지인 화옹지구 주변지역 개발 구체화에 나섰다.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군공항이전법)'에 따라 국방부장관과 종전부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전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구체화의 첫 과제로 도로와 철도 등 교통분야를 꼽고 있다.

우선 도로의 경우 화성시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국도 77호선은 화성시청을 지나 남양읍 장덕리에서 끊긴 뒤 우정읍 선창포구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전 사업에 가장 반대가 심한 화옹지구 인근 매향리 주민들은 '매향리~발안IC' 구간 도로의 확포장 사업을 숙원사업으로 꼽고 있다. 이 구간을 연장하면 안중~조암 확포장 구간까지 이어지며 화성시청에서 평택, 안중으로 이어지는 교통축이 세워지게 된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중~조암' 도로 확포장 사업 역시 해결해야 할 사업으로 수원시가 검토 중이다.

2008년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인천국제공항과 대부도, 태안반도를 잇는 '경기만고속도로' 역시 건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부분에서는 동탄SRT역부터 병점역과 향남을 거쳐 조암의 기아자동차까지 이어지는 '동탄~조암 연장전철'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호매실까지 연장되는 신분당선을 연계하면 화성시청을 거쳐 화옹지구까지 공항철도가 이어지게 된다.

군공항이 이전되면 특별법으로 철도분야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게 돼 그만큼 시간을 아끼면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사업은 국방부의 결정이 나면 즉각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면서 "보통 공항 건설에 10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준비한다면 그만큼 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비용은 문제 없다는 게 수원시 입장이다.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1월 신년 브리핑을 통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사업에 약 20조 원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수원시가 군공항 이전에 대한 여론 환기를 위해 수원군공항과 국제 민간공항을 통합해 건설하는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건의서'를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경인지역 국회의원들이 이전에 손을 맞잡고 나서면서 수원 군공항 이전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 아니냐는 평을 받고 있다.

U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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