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野 압승…여야 잠룡 대권가도 득실은

정치 / 허범구 / 2021-04-07 23:26:18
참패한 與, 정권 심판 민심 팽배 큰 부담
이재명 독주하고 이낙연 대신 정세균 뜨나
승리한 野, 재편 주도권은 국민의힘으로
윤석열 1강에 안철수·유승민 이미지 제고

4·7 재보선이 끝나면서 여야 잠룡들이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향한 장기 레이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꼽혔다. 선거 성적표가 대권 경쟁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與 이낙연 휘청 vs 이재명 독주 vs 정세균 기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두자릿수 득표율 격차로 참패했다. 공표금지 직전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을 지지하는 여론은 과반에 달했다. 성난 민심은 그대로 선거 결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UPI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은 선거에서 반여정서를 확인한 만큼 대선 환경은 예전보다 불리해졌다. 깐깐한 전략통인 이해찬 전 대표도 예견한 일이다. 그는 지난 1일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면 좀 순탄하게 대선까지 가는 것이고 만약에 잘못되면 비포장도로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개별 주자별로는 패배의 충격과 득실이 판이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누구보다 선거를 열심히 도왔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서울, 부산을 오가며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결과가 나빠 선거 책임론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 지지율은 하락세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10% 안팎을 오갔다. 선거 결과는 지지율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적 입지가 줄어 대권 도전이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는 형국이다. 

광역단체장인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중립 의무 때문에 전면이 아닌 측면에서 지원했다. 이 전 대표와 달리 참패의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 입장이다. 나아가 라이벌의 위기로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는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소장은 7일 "이 전 대표가 어려워지면 이 지사 지지층의 결집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이 전 대표 지지층 일부를 이 지사가 흡수하면서 지지 강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세론'을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대선주자 지지율이 대통령을 앞서면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 지사 지지율이 교차점을 지나 35% 이상으로 뛰면 1강 자리를 굳히며 독주하게 된다.

이 지사가 3040세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서는 것은 여권 지지층에겐 매력적인 요인이다. 표의 확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30, 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0대에서 이 지사가 33.4%, 윤 전 총장이 20.2%였다. 30대에선 이 지사가 27.1%, 윤 전 총장이 19.6%였다.(자세한 내용은 넥스트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의 위기는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선거와 무관한 정 총리가 '이낙연 대안'으로 부상하는 경우다.

이 전 대표와 정 총리는 지지층이 겹친다. 둘 다 호남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비슷하다. 또 앞뒤로 총리를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친문 세력과 협조 관계를 유지했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여차하면 정 총리에게로 옮겨갈 수 있는 여건이다.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는 흥행이 관건이다. 1강이 독주하면 전대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당내 주류인 친문에게 이 지사는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다. 이 지사 '대항마'가 이래저래 절실한 셈이다. 친문이 정 총리를 대안으로 삼아 적극 지원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총리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이 전 대표를 제치고 호남 대표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다음주 사표를 내고 대권 행보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 미만인 저조한 지지율이 언제, 얼만큼 오를 지 미지수다. 더욱이 호남 민심은 이미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가 아니라 이 지사 쪽으로 기울었다. 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광주·전라 권역 지지율은 이 지사 34.9%, 이 전 대표 24.4%로 이 지사가 10.5%포인트 앞섰다.

이들 3명 외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김경수 경기지사 등이 잠룡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역, 세대, 이념 등에서 뚜렷한 지지기반이 없어 경쟁력은 약하다. 대권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각에선 '추미애 변수'가 거론된다. 반윤석열 이미지로 친문 고정 지지층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野 윤석열 탄력 vs 안철수 고심 vs 유승민 기회

국민의힘은 재보선 승리로 야권의 대권 경쟁과 정계 개편 주도권을 거머쥐게 됐다. 당장 권성동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떤 과정을 거치든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제1야당 타이틀로 출마를 해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소속 잠룡들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점이 제1야당의 고민이다.

▲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UPI자료사진]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보선 지원에 적극 나서 당을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를 쌓았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승리에 중도층과 젊은층 표심이 크게 작용한 것은 상대적으로 보수·올드 색채가 옅은 유 전 의원에겐 희망적인 신호다. 그러나 영남권 반감과 하위권을 맴도는 지지율은 큰 걸림돌이다. 이를 치워야 존재감과 파괴력을 키울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에 발을 반쯤만 담갔다. 그러면서도 승리의 파급 효과는 제법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상승세의 탄력을 유지하며 1강 독주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문 중심축으로 60대 이상 높은 지지와 '충정 대망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여력 등이 장점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일 부친과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선거 메시지에 이어 상징적 의미가 강한 첫 공개 행보를 사실상 야권을 지원하는 것으로 택했다는 평가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 전 총장이 사퇴를 계기로 현 정권과 각을 분명히 세우면서 야권 지지층에겐 대권 기대주가 생겼다"며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 표를 결집하는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입지를 다진 만큼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화를 꾀하는 구상은 불투명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승리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입장이다. 야권 단일 후보를 발 벗고 지원하면서 이미지를 개선하고 전국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한 터라 두 가지 선택지가 가능하다. 내년 대선에 도전하거나 '통합 정당'에서 당권을 노리는 길이다. 안 대표는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안 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를 우려하는 기류가 번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나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은 선거 득실과는 별로 상관 없다. 홍 의원이 복당해 이 레이스에 뛰어드는 시나리오는 가능하다. 홍 의원은 그간 나름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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