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산책과 죄책감…"매일 못하면 학대일까요?"

U펫 / 김진주 / 2021-08-02 13:13:48
[정광일의 반려견상담소(Why & How)] 5.산책
개에게 산책이란? 반려견 산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산책도, 산책 못하는 상황 적응도 사회화 과정"

35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지더니 이내 폭우가 쏟아지는 등 반려견 산책에 부적절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19일(현지시간)에는 스코틀랜드에서 폭염 속에 반려인과 산책하던 개 '베티'(3세)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반려인들에게 '산책주의보'가 떨어졌다. 반려견 산책 시 열사병 예방수칙으로는 오전이나 일몰 후 산책,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기, 충분한 식수 급여, 그늘 쪽으로 산책하기 등이 권장된다.

개에게 산책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얼마나 자주, 어떻게 시켜주는 게 좋을까?

20년차 동물행동전문가 정광일 소장에게 반려견 산책은 왜(Why) 필요하며, 어떻게(How) 해야 하는지 들어본다.

▲ 개는 산책을 통해 바깥세상과 만나고, 사회성을 기르며 노즈워크, 운동 등을 한다. [김진주 기자]


Q: 개에게 산책이란 무엇일까요? 반려견 산책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개의 체형, 체력, 성향 등에 따라 반려견 산책의 의미와 기능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보편적인 의미와 기능은 바깥세상과의 만남,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 노즈워크(Nose work·후각 활동), 운동, (실외)배변, 반려인과의 교감과 소통 등입니다.

Q: 사람도 외출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개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 산책을 즐기지 않는 '집멍이'에게도 산책은 필수일지요?

A: 산책에 대한 선호도는 주로 개의 체형과 평소 생활습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체형 중에서도 '두형', 주둥이의 길이와 모양이 중요합니다. 두형은 단두형, 중두형, 장두형 3가지로 분류합니다.

시츄, 페키니즈 등이 단두형 견종에 속하고 그레이하운드, 아프간하운드 등이 장두형 견종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쯤에 위치하는 중두형 견종으로 골든 리트리버, 비글 등이 있습니다.

▲ 반려견 산책 등 외출 시에 목줄과 인식표는 반드시 착용해야한다.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주둥이는 개의 호흡을 조절해주므로, 주둥이가 짧은 단두형 개들보다 긴 장두형 개들이 오랜 시간 걷거나 뛸 수 있습니다.

단두형 개는 산책 중 금방 지쳐서 바닥에 엎드려 쉬곤 하는데, 낯선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자립심과 적응력이 생깁니다. 즉 단두형 개에게 산책은 오락, 운동보다는 자립심과 적응력 형성의 계기로 더 강하게 기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쉽게 지치지 않고 잘 걷고 뛰며 멀리 보는 장두형 개는 산책을 좀 더 즐길 수 있고(오락의 기능), 산책을 통해 운동과 '시각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형 등 신체적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개체별 성향 차이도 있으니 산책을 즐기지 않는 '집멍이'형 개를 굳이 자주 산책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반려견의 건강을 위한 활동(실내운동을 유도하는 놀이, 수영, 노즈워크 등)을 규칙적으로 시켜줘야 합니다.

▲ 목줄이 익숙치 않은 개에게는, 실내에서도 목줄을 착용시키는 것이 익숙해지게 하는 한 방법이다.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Q: 환경에 따라서도 다를 듯합니다. 거주공간 내 산책이 가능한 환경, 즉 넓은 마당을 갖춘 집에 사는 개에게도 외출 산책이 꼭 필요할지요.

A: 넓은 마당이 있으면 답답함은 훨씬 덜 느끼겠지만, 그런 곳에 사는 개에게도 외출 산책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산책에는 바깥세상과의 만남을 통한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밖에서 새로운 것을 접하며 적응하는 과정으로서의 산책이 필요합니다.

Q: 노르웨이에서는 1일 3회 이상, 스웨덴에서는 6시간 주기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것이 의무화돼있다고 합니다. 그렇게까지는 어렵지만, 월령·견종별 적정 산책주기가 있을지요?

A: 정해진 산책주기는 없습니다. 반려견이 산책을 좋아하고, 반려인의 여건이 허락한다면 물론 매일 산책시켜주면 좋겠지요. 그러나 매일 산책을 시켜주다가, 반려인의 사정으로 매일 시켜줄 수 없게 된다면 반려견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견종별 신체적 조건, 개체별 성향(산책의 선호도), 그리고 반려인의 현실적 상황 등을 고려해 산책을 하는 게 좋습니다.

반려견에게 '산책을 매일 하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인식시키고 현실에 적응하게 하는 것도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의 일종입니다.

▲ 훈련이 된 개는 가슴줄(하네스)를 착용해도 되지만, 제어가 쉽도록 줄 길이를 조절해야 한다.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Q: 직장인들의 경우, 1일 1회 산책은 솔직히 어려운 현실입니다. 주말만, 토·일 주 2회 산책을 시켜줘도 괜찮을지요?

A: 네, 주말에만 산책을 시켜줘도 무관합니다. 반려견에게 '산책을 매일 하고 싶지만 주말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시키고 습관을 심어주는 것도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의 일종입니다.

Q: 도시에서 반려견과 산책할 때,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는 교통사고입니다. 주차장 앞이나 차도를 지날 때 반려견을 안고 가는 것은 과잉보호일지요?

A: 네, 과잉보호입니다.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은 다양한 환경을 접하면서, 오감활동을 통해 스스로 적응하는 법을 습득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계속 그런 식으로 반려견을 보호한다면 안전하기는 하겠지만, 반려견이 스스로 바깥 상황에 적응하는 계기를 얻지 못합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사고 대비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려견이 반려인의 좌측에서 걷게끔 훈련시키세요. 우리나라는 '사람은 오른쪽', 우측보행이므로 반려견이 좌측에서 걷는다면 돌발상황에서도 반려인이 통제하기 수월합니다.

▲ 주차장 앞이나 차도를 지날 때,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광일 소장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개를 반려인의 왼쪽에서 걷게하라'고 조언한다. [김진주 기자]

 

POINT
'매일 산책'의 강박에서 벗어나세요.
반려견과 반려인의 상황, 날씨 등에 따라 산책주기를 조절하세요.
산책을 통한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려견을 반려인의 좌측에서 걷게 하세요.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UPI뉴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뉴스통신사업 : 문화, 나 00033

인터넷신문 : 서울, 아00850 | 등록일 : 2009년 5월 6일

대표 : 김강석 | 편집인 : 류영현

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 : 장한별

대표전화 : 02-7307-114

email: go@upinews.kr

© UPI뉴스 ALL RIGHTS RESERVED
The United Press International, Inc. Website is at UP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