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합법 지위' 되찾는다…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

사회 / 주영민 / 2020-09-03 18:12:11
"법외노조 통보 조항 노동3권 본질적 침해해 무효"
고용노동부 장관 상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
교육부 "판결존중…향후 후속 조치 방안 마련 추진"
해직교원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내린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처분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전교조는 다시 합법적 지위를 되찾게 됐다.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에 불복해 전교조가 소송을 낸 지 약 7년 만이다.

▲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 전원합의체 선고 공판에서 최종 승소한 뒤 이동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가 단순히 노동조합법에 의한 보호만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데도 불구하고 노동조합법에서 아무런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규정(교원노조법에서 준용)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위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그런데 시행령 조항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돼 무효다. 따라서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에는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 대법관은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전교조 측을 대리한 바 있어 제외됐다.

선고 직후 전교조 측은 "부당한 국가 폭력에 온몸으로 맞서며 마침내 승리를 안았다"며 환영 입장을 냈다. 전교조는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부와 사법부는 전교조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 규정과 법외노조 통보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규정이다. 앞서 1·2심에서는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전교조가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고법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오면 전교조는 다시 합법노조가 된다. 고법의 판결 전이라도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했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면 전교조는 즉시 법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이날 법외노조 통보 처분에 대한 전합 선고가 끝난 뒤 전교조 측이 본안 사건이 끝나기 전까지 법외노조 통보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날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법외노조라는 전교조의 법적 지위가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7년여의 교육계 오래된 갈등이 해소되고 법과 행정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직권 면직자 복직 등 관련 향후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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