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노조원이 사측 고소·고발하는 건 정당한 노조 활동"

사회 / 주영민 / 2020-09-04 10:19:24
UNIST 노조원들, 고소·고발 남발로 해고
1·2심 "징계사유 해당"…대법 "해고 안돼"
노동조합원이 사측을 상대로 여러 차례 고소·고발을 하는 것도 정당한 노조 활동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한별 기자]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은 "노조 대표자로서 한 고발은 범죄 행위라고 의심할 만한 사항에 대한 처벌을 구하기 위한 적법한 권리 행사임과 동시에 노조의 정당한 조합 활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도의 공공성을 갖는 UNIST의 업무는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수행돼야 하고, 위법 행위가 없도록 감시·견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노조원의 고발 행위를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UNIST 소속 노조원이던 A 씨 등 3명은 지난 2015년 교내 보안문서 불법해킹, 무분별한 고소·고발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은 뒤 해고당했다. 구제신청을 접수한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는 과하지만 부당노동행위는 아니라고 했다.

A 씨 등과 UNIST는 모두 재심을 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일부 징계 사유를 인정할 수 없어 해고는 과하지만 마찬가지로 부당노동행위는 아니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UNIST 측은 이러한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UNIST 측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 재판부는 "A 씨 등이 고소·고발을 남발한 것은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들에 대한 중노위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 등은 17건에 걸쳐 UNIST의 임직원 등을 고소·고발했는데 모두 각하되거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라며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UNIST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판시했다.

이어 "UNIST와 A씨 등의 신뢰관계는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깨졌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UNIST의 직원 징계지침의 해임 사유인 '고의로 인해 징계 사유가 발생해 그 중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과 달리 고소·고발 역시 노조의 정당한 활동 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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