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재벌가 大지각변동…"회장님 댁은 공사 중!"

경제 / 탐사보도팀 / 2021-04-14 17:02:45
[연재] 재벌가 '남산캐슬' 대지각변동 ①총론
한남동·이태원동 일대 재벌가 9곳 대저택 신축공사
이서현, 이명희·정유경, 이중근 등 새집 짓기 '붐'
최태원, 4월초 신축 완료…'동거인' 김희영과 입주
서울 지하철6호선 이태원역에서 남산 하얏트호텔 쪽으로 경사진 도로를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대저택촌이 나온다. 행정구역상 이태원동과 한남동이 맞닿아 있는 대한민국 대표적 부촌이다. 담벼락 높은 이곳 대저택들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작은 성(城)들 같다. 가히 대한민국 재력 상위 0.1% 재벌, 그들만의 성채인 '남산캐슬'이라 칭할 만하다. 2021년 봄, 이 '남산캐슬'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 서울 한남동·이태원동 주택가. 이른바 재벌들이 사는 '남산캐슬 타운'이다. [탐사보도팀]

따스한 봄 햇살 내리쬐는 지난 9일 오후, 비교적 폭 넓은 남산캐슬 주택가 도로엔 그 흔한 택시나 마을버스도 운행하지 않았다. 오가는 행인도 거의 없었다. 주민이 안 사는 텅 빈 마을처럼 정적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이 마을 어디선가 간간히 들려오는 굉음이 한낮의 고요를 깼다. 텅,텅,텅 육중한 쇳덩이와 쇳덩이 부딪히는 소리가, 탁,탁,탁 망치로 못질하는 듯한 둔탁한 소음이 남산캐슬 공기를 갈랐다. 묵직하면서도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는 15톤 덤프트럭도 오갔다.

우리나라 대표 재벌들이 거주하는 남산캐슬엔 지금 동시다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취재진 육안으로 확인한 공사장만 9곳. 모두 헌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 대저택 신축공사다. 모든 공사 현장에서 시공 첫 단계인 철거나 땅파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공교롭다. 재벌 이웃끼리 동시에 건축하기로 합의한 것인지 역학적으로 집짓기 좋은 시기여서 인지는 알 수 없다.

정부의 '1가구1주택' 정책 '무시'…오히려 주택 더 짓는 형국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둘째 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소유 토지에서 땅파기가 한창이다. 이 이사장의 사촌언니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소유 땅에서도 첫 삽을 떴다. 이 땅에 지어지는 주택의 건축주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으로 돼 있다. 이 회장은 정 총괄사장 어머니이자 이건희 회장 동생이다.

지난 3월 이중근 부영 회장도 2011년 매입한 주택을 철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4월초 신축공사를 마쳤다. 최 회장은 '동거인' 김희영씨와 최근 이 새 집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UPI뉴스는 한남동과 이태원동 일대 남산캐슬에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현황을 정밀 취재했다. 부동산등기부등본 750여 건을 확인한 결과 재벌 3세 이름도 곳곳에서 자주 눈에 띄었다.

삼성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신세계 정용진·정유경, SK 최태원, LG 구광모 회장 등이 등기부등본에 '소유자'로 등재돼 있다. 특히 정유경 총괄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두 사람은 남산캐슬에 여러 필지를 보유한 땅 부자로 도드라졌다. 이들 역시 다른 지역 재벌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의 '1가구1주택' 정책 기조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인상을 준다. 되레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 매입을 더 늘려가는 형국이다.

이재용·정용진·최태원·구광모 '재벌3세' 이웃사촌

2020년 자산총액 대기업집단 상위 20위 가운데 삼성, SK, LG, GS, 신세계, 부영 회장 일가의 대저택이 남산캐슬에 몰려 있다. 아모레퍼시픽, 농심, 빙그레, 한일시멘트 총수 일가도 여기에 단독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 KCC, 태광, 금호석유화학, 유진, 대상 등의 집안도 이곳 주민이다. 이효리, 송중기, 송선미 등 유명 연예인도 이 일대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남산캐슬은 지리상 서울 중앙에 위치해 있다. 강북과 강남 생활권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사통팔달 지역이다. 풍수적으로도 앞쪽은 확 트인 전망에 한강이 유유히 흐른다. 뒤편은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명당으로 꼽힌다. 국내 굴지의 재벌들이 이곳에 경쟁하듯 둥지를 트는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UPI뉴스는 4월 현재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한 남산캐슬 구석구석을 들여다봤다. 오늘부터 대대적인 공사를 벌이고 있거나 소유권 등에 변동이 생긴 재벌가(家)를 중심으로 연재 기사를 싣는다. 더불어 남산캐슬에 사는 여타 재벌 집의 면면도 소개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는 에버랜드, 호암미술관 등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와 함께 남산캐슬에도 거대 타운을 조성한 삼성가(家)다.

UPI뉴스 / 탐사보도팀 = 김지영·조성아·남경식 기자 tam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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