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선거 참패하고도 민심 못 읽는 문재인 정권

정치 / 류순열 / 2021-04-20 16:32:50
그 누구도 문재인 정부에 집값 띄워달라고 하지 않았다. 집값을 잡아줄 거란 서민의 기대가 있었을 뿐이다. "부동산만큼 자신 있다"고, "집값 반드시 잡겠다"고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장담하지 않았나.

4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어떤지는 이제 구차하게 설명할 것도 없다. 문 대통령을 철석같이 믿었던 무주택 서민은 '벼락거지'가 됐다. 집 한 채 갖고 있는 이들은 덩달아 '세금폭탄'을 맞았다. 2030세대는 위험천만하게도 영혼을 끌어모아 패닉바잉에 뛰어들었다. 집을 '줍줍'한 다주택자들만이 웃을 뿐이다. 집값 잡겠다고 큰소리친 정부에서 눈치 빠른 투기꾼만 웃는 아이러니. 모두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만들어놓은 부조리한 현실이다. 

여당의 4·7 재보선 참패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부동산 민심엔 '미친 집값'이 분출한 인화 물질이 가득했다. LH사태는 거기에 던져진 작은 불꽃이었다. 설상가상 김상조, 박주민의 임대료 '내로남불 인상'이 화력을 보탰다. 언행불일치, 내로남불 정권에 대한 심판. 표로 확인된 민심은 분명했다.

그런데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그렇게 참패하고도 제대로 반성하는지 알 수 없고, 민심을 오독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참패 후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윤호중 원내대표의 첫 일성이 "중단 없는 검찰개혁, 언론개혁"인 것이 그렇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이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19일 수석·보좌관 회의) 또한 그렇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이 민생보다 급하며 부동산 시장이 지금은 안정된 상태라도 된다는 말인가.

애초 이 정권 사람들은 미친 집값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았다. 유동성 탓, 전 정권 탓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입으로는 "집값 반드시 잡겠다"고, "사는집 말고 팔라"고 해놓고 손발은 투기를 부채질해 집값을 폭등시켰으면서도 남탓으로 일관했다. 임대사업자에게 온갖 세제 특혜를 몰아준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는데도 이를 모르는 척한다.

진정한 반성이 없으니 민심 오독, 정책 오판이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시장의 엉터리 전문가들이 세제 강화,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규정해버리는 게 일례다. 정권 초 부동산 세제는 찔끔 강화로 시늉만 했을 뿐이고 오히려 투자 수요를 부추기는 정책을 폈는데 무슨 잠꼬대 같은 진단인가.

선거 참패 후 여당이 겨우 종부세 완화 카드를 꺼내든 것 역시 이런 민심 오독, 정책 오판의 연장선에 있다. 개혁은 제대로 해본 적도 없으면서 과속이라며 속도조절에 나선 꼴이다. "집값 부추기는 방안을 여야가 앞다퉈 내고 있다. 어디가 여인지 야인지 구분도 안간다"(19일 심상정 의원 대정부 질문)는 비판도 이제 부질없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도 이런 상황이 꽤나 답답했던 모양이다. 19일 UPI뉴스를 방문해 "이 정부는 투자수요를 잡은 게 아니라 부추겨놓고도 끝까지 인정을 안한다"고 개탄했다. "집값 잡는거 어렵지 않다"고도 했다.

김 본부장이 제시한 해법은 간단하다. "집을 싸게 공급하면 된다. 강제수용권 가졌잖나. 오세훈 처가 땅도 200(만 원대)에 빼앗을 수 있었잖아. 강남 땅 200만 원대에 수용해 평당 500만 원짜리 건물 지으면 30평 아파트가 2억, 3억이다. 정부는 그렇게 아파트 공급하면 된다."

그게 말처럼 쉬울까. 저항이 만만찮을 텐데. "그걸 하면 재벌이 싫어해. 건설업자도 싫어하고, 관료들도 마찬가지. 그게 두려우면 정권을 잡지 말았어야지."

'촛불혁명 정부'라는 문재인 정권은 4년간 뭘 한 것인가. 부동산 특위를 띄운들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간 무얼 할 수 있을지 기대난망이다.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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