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설의 무용가 최승희 '인어' 의상 희귀사진 日고서점서 발굴

사회 / 이원영 / 2021-05-03 11:41:15
쇼와시대 여성촬영전문 사진작가 후쿠다 가츠지 작품
일본 사진잡지 <카메라쿠라부> 1937년 10월호 게재
"재능을 타고난 여왕처럼 권위와 너그러움 드러내다"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가 '인어' 의상을 입고 촬영한 84년 전 희귀 사진이 발굴됐다. 이 사진은 지금까지 국내에는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 사진은 1937년 10월 1일 발간된 일본 사진잡지 <카메라쿠라부(カメラクラブ, Camera Club)> 창간1주년기념 임시증간호에 실려 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최승희의 84년 전 인어 의상 희귀 사진. [조정희 PD제공]

3일 UPI뉴스에 이 사진을 제공한 최승희 연구가 조정희 PD는 "4월 중순경 이 사진의 소재를 확인한 후, 사진작가 안해룡 선생의 자문과 도움으로 일본 고서점을 통해 이 잡지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조 PD는 "최승희의 '인어' 의상 사진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처음이며, 이 사진에 1쪽 분량의 장문 해설이 덧붙여져 있는 것도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잡지 43쪽에 실린 최승희의 '인어' 의상 사진은 일본 쇼와 초기 여성사진의 대가로 알려진 후쿠다 가츠지(福田勝治, 1899-1991)의 작품이다. 후쿠다씨는 최승희의 인어 의상 사진을 발표한 이듬해에도 자신의 사진집 <봄의 사진술(春の寫眞術, 1938)>에 최승희의 <무당춤>과 <보살춤>, <봉산탈춤> 사진을 실었는데, 이 작품들도 조정희 PD의 발굴로 UPI뉴스에 단독 보도된 바 있다.

최승희의 인어 작품 옆 42쪽에 실린 해설에서는 이 사진을 "최 여사를 잘 알고 또 사진 분야의 최고 역량을 가진 작가 후쿠다 가츠지가 이룬 초상사진의 대성취"라고 평가했다.

또 "작가의 개성이나 취미가 지나치게 농후한 작품에서는 피사체의 개성이나 취미를 찾아볼 수 없고 피사체의 외모만 베낀 작품은 죽은 가면(dead mask)에 불과하지만, 후쿠다 가츠지의 작품에서는 비로소 아름다운 용모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최승희의 전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났다"고 풀이했다.

해설자는 또 이 작품에 나타난 최승희의 "자신만만하고 영리하게 빛나는 눈빛, 아름답고 정갈한 윤곽, 코와 붉은 입술의 풍만한 모습에서 건강함과 강한 열정을 읽을 수 있으며, 재능을 타고난 여왕처럼 권위와 너그러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최승희의 인어 의상을 게재한 1937년 10월 1일 자 일본 사진잡지 <카메라쿠라부(カメラクラブ, Camera Club)> 창간1주년기념 임시증간호 표지와 해설(위).  아래는 1936년 8월에 완공된 도쿄의 최승희 저택. 이 저택에는 무용 연습을 위한 스튜디오가 부설되어 있었다.[조정희 PD제공]

이 사진작품의 구도에 대해서 해설자는 "벽이 인물에 의해 세로로 양분되고, 검은 막대기로 지평선에 평행하게 가로로 삼분되어 있다"면서 "이 가로세로의 분할이 미적 균형 위에서 조화와 함께 적당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격찬했다.

더구나 "인물이 사진의 중심에서 지평선과 직각으로 교차되는데, 긴 의상의 끝자락은 인물의 다리를 감싼 채 잔디밭을 예각 삼각형으로 잘라내면서 화면 밖으로 달려 나가고 있다"면서 "사진을 종단하는 인물의 몸체 부분은 유선형에서 점점 방추형을 이루면서 의상 아랫자락으로 빨려들어간 다음 삼각형을 따라 화면 밖으로 달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해설자는 이 사진 작품이 인물과 배경의 배치와 구도를 통해 역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한 작가의 최근 쾌작(快作)이라고 평가하면서 "최승희 여사의 명화 중의 명화로 극찬 받을 만하지 않느냐"고 독자들의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최승희의 삶과 춤 연구를 계속해 온 조정희 PD는 최승희 선생의 이 사진을 촬영한 곳이 도쿄 스기나미구 에이후쿠초 264번지에 새로 건축한 최승희 저택의 정원이라면서, 1936년 8월에 완공된 이 저택에는 무용 연습을 위한 스튜디오가 부설되었는데, 이 사진은 그 스튜디오 외벽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고 설명했다.

조정희 PD는 "지금까지 파악된 최승희의 무용 작품 목록에는 '인어춤' 혹은 그와 비슷한 작품이 없다"면서 "이 '인어' 의상이 사용된 현대무용 작품이 아직 발굴되지 않았거나, 혹은 이 의상이 사진촬영을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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