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양도세·종부세 강화…다주택자 막판 매물 나올까

경제 / 김이현 / 2021-05-03 15:14:08
여당 세제 논의서 양도세·종부세 제외…"부동산정책 원칙 불변"
집값상승 기대감에 절세매물 안 나와…매도 대신 버티기·증여
"다주택자 세금 부담 확실히 커지지만 매도자 우위 시장 여전"
정부가 추진해온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강화 정책이 오는 6월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여당 내에서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책적 일관성과 신뢰성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UPI뉴스 자료사진]

3일 정부에 따르면 2년 미만 보유주택과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내달 1일을 기해 인상된다.

지난해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새로운 양도세제가 적용되면 1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로 올라간다.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10%포인트씩 오른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45%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현행 10%p(2주택)~20%p(3주택 이상)의 중과세율은 6월부터 20%p~30%p로 커진다. 양도세만 최고 75%까지 물 수 있는 것이다.

종부세도 강화된다. 6월 1일을 기점으로 소유 부동산의 공시가격 합계가 6억 원을 초과(1가구 1주택자는 9억 원 이상) 경우 부과되며 0.6~3.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나 3주택 이상인 개인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0.6~3.2%에서 1.2~6.0%로 0.6~2.8%포인트 오른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전년 대비 세부담 상한액도 200%에서 300%로 상승한다. 대신 1가구 1주택자 세액공제 한도는 기존 70%에서 80%로 높아진다. 1가구 1주택 실거주자 세부담은 줄이되, 다주택자는 대폭 오른 세금고지서를 받도록 설정됐다.

가령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이 15억 원인 서울 A 아파트, 13억 원인 B 아파트, 8억7000만 원인 C 아파트를 가진 3주택자라면 공시가격 합계는 36억7000만 원이다. 지난해 종부세 부과금액은 4179만 원이지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3주택 이상이므로 올해 종부세는 1억754만 원으로 뛴다.

같은 기간 15억 원, 13억 원짜리 주택 두 채를 가진 2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는 2650만 원에서 6856만 원으로 4206만 원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2년 100%까지 순차적으로 상승하고, 공시가격 현실화도 예고돼 있다. 다주택자일수록 향후 내야하는 종부세는 껑충 뛰고, 집을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도 더 많아지는 셈이다.

정부가 기대한 건 다주택자 매물이다. 지난해 양도세 중과 방침을 밝히면서도 실제 적용 시점은 11개월 뒤로 유예했다. 종부세의 경우 과세 기준일이 6월 1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유예 기간이 설정됐다. 다주택자에게 충분히 선택할 시간을 주면 종부세·양도세가 확 늘기 전 매물이 쏟아지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5월 절세용 급매물이 나오면서 반짝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급매물이 소진된 6월부터 매매시장이 다시 상승장으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은 5.36% 올라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전셋값도 4.61% 뛰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세부담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또 다른 선택지인 '증여'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증여는 9만1866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았다.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의 경우 지난해 7월 3362건을 찍은 뒤 매월 2000~3000건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선 1월 1026건, 2월 933건으로 감소세였다가 3월 2019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는 지난 2월 129건에서 812건(3월)으로 한 달 새 증여가 6배 이상 늘었다.

이번에도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세제 강화를 예고한 이후부터 일부 다주택자 매물이 소진돼 왔지만 안정화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세부담이 확실히 늘어나더라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통 매도계획 의사를 세우면 2달여간 시간을 가지고 진행하는데, 이미 5월 초니까 새로운 매물을 내놓긴 어렵다"며 "지난해 7·10 대책에서 예고한 게 시행되는 것이고, 1년여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매도를 안했다면 팔 생각이 없고 버티기나 증여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절세 매물의 영향은 미미했다"며 "상반기 내내 매물이 나왔을 텐데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고, 하락 전환한 사례도 없다. 여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이고,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더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부자팀장은 "다주택자의 경우 앞으로 세부담이 매우 커지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강남 등 핵심 지역을 놓고 보면 다주택자들 중 상당수는 차라리 증여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 기대한 만큼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는 만큼 집을 보유하거나, 보유가 부담스러우면 증여를 택할 것"이라며 "이전에 세제 강화를 예고했어도 시장에 매물이 별로 나오지 않았는데, 중과하는 시점부터는 매물이 더 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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