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타코'로 불리는 까닭은?

산업 / 안재성 / 2021-05-14 17:09:46
타코는 문어, 주꾸미 뜻하는 일본어
성과급 삭감, 리더십 불만 표출인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요즘 직원들 사이에서 '타코'로 불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다. 처음엔 '머머리'(대머리)였는데 자꾸 삭제되자 '문어'로, 다시 '타코'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ㅌㅋ'로 초성만 쓰기도 한다. 타코(たこ)는 문어, 낙지, 주꾸미를 뜻하는 일본어다. 

▲ 한 현대차 직원이 블라인드에 올린 글 [블라인드 캡처]

좋은 의미일 리 없다. '타코'란 별칭엔 직원들의 불신, 불만이 투영되어 있다. 

우선 성과급 삭감에 따른 불만이다.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격려금 120만 원에 합의했다. 2019년의 기본급 4만 원 인상, 성과급 150%, 격려금 300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성과급 삭감으로 현대차 직원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는 8800만 원(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기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전년도 9600만 원보다 800만 원 줄어들었다. 

성과급만은 아니다. 성과급 삭감 불만은 정 회장의 PI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성과급이나 올려주지, '탈타코' 하려고 PI 마케팅에 돈쓰냐, 이런 분위기"라고 전했다. "리더십 강화를 위해 '프레지던트 아이덴티티' 마케팅을 도입한 것 자체도 많은 지탄을 받았다"는 것이다.

'PI(President Identity)마케팅'이란 정 회장이 지난 3월 시동을 건 리더십 쇄신 프로젝트다. 전기차 화재와 성과급 이슈 등 잇단 악재로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 협력사 이름도 하필 타코그룹이라, 일부 직원들이 이런 기사까지 공유하며 희화화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런 별칭이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한 생산직 직원은 "현장에서는 '타코'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젊은 사무직 중심으로 그런 용어를 쓴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성과급 삭감 여파로 올해 현대차에 새롭게 사무직 노조가 출범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새 노조는 성과급 대폭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 한 현대중공업 직원이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현대차의 성과급 삭감에 대해 비꼬고 있다.[블라인드 캡처] 

2019년 현대차는 연결 매출액 105조7464억 원을 기록,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조6055억 원이었다.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조9976억 원 및 2조3947억 원으로 모두 전년보다 축소됐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충분히 뛰어난 실적을 냈다고 자평한다. 특히 코나 EV 리콜로 인한 충당금 3866억 원을 추가로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은 2조7813억 원으로 2018년(2조4221억 원)보다 많다. 그런 상황에서 실질 급여가 감소하니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UPI뉴스 / 안재성·김혜란 기자 seilen78@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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