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 보여달라" 어느 재벌가 오너의 이상한 비서 면접

산업 / 주현웅 / 2021-06-09 11:06:29
일부 지원자들에 사적 만남 요구, 본인 연락처 건네기도
지원자들 "기쁨조로 생각하는 건지 불쾌하고 두려웠다"
어느 재벌가 오너가 비서를 뽑는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들에게 "발을 보여달라"고 하고 '사적 만남'을 제안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재벌 계열사 대주주 A(60대) 씨는 지난 3~5월 자기 비서를 채용하는 면접을 진행하면서 성희롱으로 비칠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의 응시자 증언을 종합하면 A 씨는 면접 자리에서 여성 지원자들에게 "신발 벗고 발을 보여달라", "발 사이즈가 몇이냐", "남자친구 있냐", "여동생 사진을 보여달라"는 등의 말을 했다.

몇몇 지원자들에게는 사적 만남도 요구했다. "저녁 먹고 드라이브 가자", "나중에 캐주얼한 복장으로 또 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면접은 복수의 응시자와 A 씨가 마주하는 다대일 형식으로 이뤄졌다.

지원자들의 여러 증언 중 공통된 것은 A 씨가 업무에 관한 질의는 거의 안 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지원자들을 '자기'로 칭하면서 "내 어릴 적 슬픔도 보듬어줘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 지원자는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서를 본인의 기쁨조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무척 불쾌한 데다, 무섭고 두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은 당시 자리가 채용 면접이었던 만큼 A 씨의 발언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다. 그 후에도 다른 회사 비서로 취업하는 등의 과정에서 혹시 모를 불이익을 우려해 사안을 공론화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해왔다. 때문에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면접 일시 등 제보자가 특정될 만한 구체적 사항들은 보도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A 씨는 일부 지원자들에게 본인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찍어주기도 했다. 한 지원자는 "(A 씨가)지원자들 휴대폰에 알 수 없는 번호를 직접 입력했다"며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 번호로 연락 오면 꼭 받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UPI뉴스가 해당 번호를 확인보니 실제 A 씨의 번호였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A 씨의 사진이 여러 장 있었다. 직접 전화를 걸어 "A대표 맞으시냐"고 묻자 그는 "누구시냐"고 되물었다. 기자 신분을 밝히자 "바쁘니 나중에 통화하자"며 끊었다.

A 씨는 입장 및 반론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기자가 사흘 동안 총 10여 차례에 걸쳐 통화와 메시지로 △드라이브 등 외부 만남 요구 △발과 발의 크기 확인 △개인 번호 전달 △가족 신상 확인 등에 관한 전반적인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어느 시점부터는 통화연결음도 들리지 않았는데,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신 차단당한 것 같다"고 했다.

여성계에서는 A 씨의 발언이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비록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고용과 관련한 사안을 두고 직장 안에서 벌어진 만큼 완전한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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