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염=질병 아니다"…혐오·공포 부채질 '코로나 확진자' 낙인

사회 / 이원영 / 2021-07-12 17:34:01
감염과 질병은 엄연히 다른데도
전파력 낮은 무증상도 환자 취급
숫자 위주 벗어난 출구전략 시급
그리 붐비지 않는 등산로에서도 맞은 편에서 사람이 오면 턱스크(턱에 걸친 마스크)를 얼른 올린다. 도심 대로를 걷다가 턱스크나 노마스크족을 발견하면 무슨 벌레보듯 눈총을 주고 비껴간다. 택시와 버스 안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놓고 언쟁과 폭행이 수시로 발생한다. 사람이 사람을 기피하고 위험한 대상으로 간주하게된 지금 상황은 분명 비정상이다.

'확진자'라는 말은 공포를 조성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확진자로 판명되면 격리조치가 되는 것은 물론, 소속 회사나 단체에도 큰 피해를 끼친다. 동선을 따져 애먼 사람들까지 한바탕 난리를 치르게 한다. 확진자가 되면 무사하게 잘 나으라는 덕담을 받기보다는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해 민폐를 끼쳤다는 손가락질이 먼저 온다. 뉴스만 틀면 '확진자 척결하자'가 넘친다. 세상이 그러하니 '확진자'는 유구무언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진단검사(PCR)를 받은 사람 중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람이 몇 명인지를 파악해 일일 확진자 숫자를 발표한다. 몸 상태가 좀 이상해서, 또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이유로 검사 대열에 줄을 섰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증상도 없었던 무수한 사람들이 갑자기 확진자가 되고 있다. 소위 무증상 확진자다.

'확진자'의 사전적 의미는 '질환의 종류나 상태를 확실하게 진단받은 사람'으로 되어 있다. '환자'에 가까운 의미다. 단지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이를 환자로 인식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지난해 <코로나 미스터리>란 저서를 펴내 코로나19의 정체와 방역의 문제점을 심도깊게 비판한 김상수 한의사는 감염과 질병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이 책이 인용한 감염학의 바이블이라는 <멘델 앤드 더글러스 감염학>에 따르면 '감염'은 '미생물이 인체 내로 들어와 군락을 형성하며 존재하는 것'이며 '질병'은 '몸에 들어온 병원체가 인체의 구조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불편을 유발하는 상태'다.

이 책에는 병원체가 숙주에게 질병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1.감염성(infectivity:숙주 안에서 살아남는 능력) 2.병원성(pathogenicity:숙주 안에서 질병을 유발할 만큼 발전하는 능력) 3.독성(virulence:숙주에게 장애나 불편을 유발하는 능력) 4.항원성(antigenicity:숙주의 면역계를 자극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김상수 한의사는 "우리와 공존하는 수많은 미생물들은 병원성과 독성 특히 항원성이 없거나 약해 우리 몸에서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것을 볼 때 병원성과 독성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4월 브리핑에서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이 40~50%에 이른다고 했고, 서주현 명지대 의대교수는 "코로나 현장을 지켜본 결과 확진자의 99%가 환자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증상이거나 무증상이었다"고 임상 경험을 담은 저서 <코로나19 걸리면 진짜 안돼?>에서 밝힌 바 있다.

무증상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전파력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있지만 매우 약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다수 나와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케르코브 신종질병팀장은 "집단 감염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 나라들의 데이터를 봤을 때 무증상자가 2차 전파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방역당국도 유증상자의 전파율(100명의 밀접접촉자 중 감염숫자)은 3.5~5.7%지만 무증상자의 전파율은 0.8%로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우한이 도시 봉쇄에서 풀린 후 5월 14일~6월 1일까지 6세 이상 주민 990만 명(약 93%)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감염 역학조사에서도 무증상자가 밀접 접촉한 1174건의 케이스에서 한 명의 양성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는 연구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었다. 

이로써 알 수 있듯이 무증상 감염자는 환자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 대한 전파 가능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보통 성인의 몸에는 1만여 종의 미생물(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수십조 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무게만도 1~2kg에 달한다고 한다. 인간과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을 확진으로 부른다면 우리 모두는 태어나면서부터 확진자인 셈이지만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제공하는 코로나19 통계에서도 코로나 감염 숫자를 confirmed cases(감염 확인 사례)로 표시하지 patient(환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확진자'란 단어는 애초 잘못 선택된 단어고, 멀쩡한 사람을 환자로 여기게끔 만들어 공포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1년 5개월 동안 코로나 관련 사망자는 2044명(7월 11일 기준)이다. 한해 독감 사망자와 비슷하다. 1000명 대를 넘어 감염자 폭증이라지만 사망자 1명 늘어나는 데 그칠 정도로 치명률은 낮아졌다.

방역당국은 국민들 지치게 만드는 '확진자' 숫자세기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고 이젠 영국이나 네덜란드, 싱가포르처럼 '확진자' 숫자를 넘어서는 '출구전략'을 세울 때가 됐다.

▲ 이원영 국제에디터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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