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가 알아서 할게"…자꾸 꼬이는 대선 스텝

정치 / 허범구 / 2021-07-21 16:12:53
홀로 판단해 위험 노출…정치형 캠프좌장 없는 탓
"주120시간 근무" "대구 민란"…메시지 관리 미숙
재량권 안줘 공보팀 대응도 한계…'불통' 논란 원인
전직 중진 접촉, 좌장 요청…"건강" 등 이유로 고사
"내가 알아서 할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렇게 말하면 '토'를 달기 어려운 게 대선 캠프 분위기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마이웨이'를 말릴 수 있는 인물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갔네, 안갔네하는 혼선이 빚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일본으로 출국하는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가기를 원했으나 캠프 참모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그러나 결론을 안 내리고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캠프는 "갔다"고 공지했다가 2시간만에 "안갔다"고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 차려진 공식 캠프에는 윤 전 총장도 겁내하는 '엄한 정치형 비서실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쓴소리를 마다 않고 정치에 능통하며 참모를 통솔하는 캠프 좌장이 부재한 셈이다. 

그러다보니 윤 전 총장이 대선 행보 대부분을 독자 판단하면서 스스로 위험에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홀로 북치고 장구친' 탓에 미숙한 면이 드러나고 스텝이 자꾸 꼬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미 일주일 전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캠프에는 감독 역할을 하는 사람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는 '배우' 역할만 해야지 지금처럼 자신이 '감독'과 '배우' 역할을 다 하려고 해선 안 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치 평론가인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21일 "정치를 잘 아는 캠프 좌장이 없다보니 헛발질이 잦다"고 말했다. "캠프 좌장을 맡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일정·메시지' 관리가 안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메시지는 대선 행보의 키워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정제되지 않는 메시지를 연발하며 여권 공세의 타깃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주 120시간 근무 허용', '대구가 아니면 민란' 발언이 비근한 예다. 여당은 "망언 중 망언", "뇌구조가 어떻게 생겼냐"며 조롱 섞인 질타를 퍼붓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초보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캠프 공보팀의 상황 대처 능력도 도마에 오른다. 일이 터지면 공보팀이 신속히 진화해야하는데 그런 역랑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캠프는 윤 전 총장 의혹에 대해 '대변인실 명의' 입장문을 내고 반박하고 있다. 이동훈 전 대변인 사퇴후 이상록 대변인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대변인단을 믿지 못해 재량권을 주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상록 대변인도 윤 전 총장 의중을 정확히 모르니 공식 발언을 하기 힘들고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윤석열 캠프의 '불통 논란'이 불거지는 배경이다.

윤석열 캠프로선 내부 이견과 난맥상을 조정·정리하는 좌장이나 상황실장을 빨리 영입해야하는게 급선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을 조기 영입해 비교적 안정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이석준 전 실장은 이날 한 언론과 통화에서 "그런 정도 논란은 괜찮다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이 정치인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했다. 일각에선 "큰 일이라고 느끼지 못하는게 큰 일"이라며 윤석열 캠프의 상황 인식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 야권의 전직 중진 의원들을 두루 접촉하며 캠프 좌장역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고사했다고 한다. "다른 후보를 돕고 있다", "건강이 안좋다"는 이유 등이다. 김영환 전 의원이 최근 윤 전 총장 캠프 책사를 자처했으나 중요한 역할이 맡겨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후 줄곧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지율이 빠지면서 불안감, 초조감도 엿보인다. 집토끼 잡기를 겨냥한 보수 행보가 늘어난 것은 그 결과물로 보인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계획했던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와 상충된다. 그래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언제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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