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김경수 유죄 파장…대선 판도 흔드나

정치 / 김광호 / 2021-07-21 16:59:47
與 잠룡들 일제히 판결 비판…靑, 당혹감 속 침묵
이재명 "예상치 못한 결과"…이낙연 "몹시 아쉬워"
각 캠프 '친문 잡기' 분주…영향 제한적이라는 관측
이재명, 친문 눈치 벗어나…이낙연에 결집 가능성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가 21일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였던 김 지사는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졌다.

청와대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도운 최측근 인사다. 친문 적자로서 핵심에 속한다.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친문 표심의 향배에 따라 내년 대선 판도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오전 대법원 유죄 판결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뒤 경남도청 현관입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 "진실 바뀔 순 없다"…침묵한 靑 당혹감 역력


김 지사는 대법원 판결 직후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면서도 "하지만 법정 통한 진실찾기가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순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그는 이번 판결로 도지사직을 잃고 복역 후 피선거권도 5년간 상실하게 됐다. 다음 대선은 물론 21대 대선 출마 자격까지 박탈된 것이다. 김 지사의 정치생명은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 복심이자 친문 적자로 평가받는 김 지사 유죄가 확정되면서 향후 대선 정국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판결로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은 상처를 입었고 여권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여론조작과 관련한 논란이 재점화해 차기 대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김 지사가 드루킹 김 씨와 함께 문 대통령 당선을 위해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대법원 판결에 침묵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 지사의 유죄 판결로 인해 문 대통령의 연루 의혹까지 더 불거지게 됐다"며 "청와대와 문 대통령으로서도 어떤 입장을 내놓아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고 말했다.

▲ 김경수 경남지사(왼쪽)가 지난달 17일 2층 집무실 앞에서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협약 체결을 위해 도청을 방문한 이재명 경기지사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與 잠룡들, 사법부 때리며 친문 표심잡기…"통탄할 일", "결백함 믿는다"


여당은 당장 대선 정국에서 파급력이 커질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아쉬움이 크지만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권 대권주자들은 SNS를 통해 유감을 나타냈다. 일제히 대법원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친문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너무도 안타깝다. 힘겨운 시간 잘 견뎌내시고 그 선한 미소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시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이낙연 후보는 "진실을 밝히려는 김 지사님의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대법원의 판결은 몹시 아쉽다"며 "김 지사님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도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것은 증거우선주의 법 원칙의 위배"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추미애 후보는 "당시 당 대표로서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김 지사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했고, 박용진 후보는 "대법원 판결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도 "통탄할 일이다. 법원 판결이 너무 이해가 안 가고 아쉽다"며 "이번 판결로 또 한 명의 유능하고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고 개탄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오른쪽 두 번째) 전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경수 경남지사 장인상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친문' 이낙연 결집 가능성 높아…친문 분화 가속화 전망


후보별 캠프에서는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지사에게 쏠렸던 친문 표심이 누구에게 갈지와 관련해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여권 양강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게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친문세력이 위축돼 '비문' 대표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가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재명 후보로서는 친문 눈치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반면 이낙연 후보에게 친문세력이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교차점이 적은 이재명 후보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며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이낙연 후보가 친문 지지를 흡수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설령 친문이 이낙연 후보로 쏠리더라도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친노', '친문'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 등 이미 상당수가 이재명 후보 쪽으로 옮겨간 데다 친문 그룹도 구심점이 약화하면서 분화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만약 파기환송이 돼 김 지사가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면 누구를 도와주느냐에 따라 대선판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오늘 유죄 판결로 변수가 사라져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간접적으로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친문이 이낙연 후보에게 결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이미 나타났다. 문 대통령 지지율과 이낙연 후보 지지율의 동조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에 이낙연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로 이낙연 후보 측에 추가되는 표가 있을 수는 있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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