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전 불협화음…윤석열·이준석, '평화로운 동행' 가능할까

정치 / 조채원 / 2021-08-02 19:22:53
상견례 앞서 지도부, 입당 결정 시점에 불쾌감 표출
앙금 남은 지도부, '친윤계' 부각도 불안 요소로 꼽혀
尹 "정권교체에 헌신"…국민의힘 "통큰 결단 감사"
윤석열 '초선 모임'서 강연…당내 지지기반 구축행보
'윤석열 입당'이면 만사형통일 것 같았던 국민의힘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윤 전 검찰총장이 구체적 입당 시점을 국민의힘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은 점을 두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불쾌감을 공개 표출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2일 이 대표 등 지도부와 입당 환영식 겸 상견례를 가졌다. 이 대표는 "경선 버스에 탑승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탑승한 버스 안에서 치열하고 공정한, 흥미로운 경선을 진행해 정권교체에 꼭 일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윤 전 총장과) 치맥회동을 하면서 '대동소이'라고 말했는데 이 정도면 대동소이가 아니라 대동단결, 일심동체"라며 "결국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앞으로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뉴시스]

김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내로남불이고 위선적이고 무능하고 국민을 속이는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해준 분"이라며 "공정과 대의를 위해 통 큰 결단, 화끈한 결단을 해줘 감사하다"고 환영했다.

윤 전 총장은 "입당을 환영해준 당과 지도부, 당원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힘과 함께,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양한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해낼 수 있도록 모든 걸 바치겠다"고 화답했다.

상견례 자리에선 외견 상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일심동체'를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양측이 입당 시점을 둘러싼 앙금은 완전히 털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잠깐 오간 덕담과는 달리 상견례에 앞서 서로 다른 속내가 감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의 '깜짝 입당 선언' 당시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모두 지방 방문 일정과 개인 휴가로 당사를 비웠던 게 문제였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원래 윤 전 총장이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사전에 양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간에 정보가 유출됐다고 일정을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더라도 다시 상의를 했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또 "형식에 있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정보 유출의 경로에 대해서도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는지로 서로 이견이 있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와 윤 전 총장 캠프 사이에 아직 해소하지 못한 갈등이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김 원내대표도 '지도부 패싱 논란'을 두고 "조금은 어색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상견례 자리에서 잘 봉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전 총장 입당 절차와 향후 소통에서 봉합할 뭔가가 있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상견례 후 간담회에서 당 지도부가 불쾌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대신 "중도·진보에 계신 분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대승적 결단으로 이해해주시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입당 환영식에서 "제가 비상식을 상식으로 정상화시켜서 국민을 편안하게 해 드리려면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빅 텐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 동안 생각을 함께해준 중도·진보 쪽 분들과 사전 교감이나 양해·상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밝힌 인사말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부터 충분히 소통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당 대표 일정을 모를 수 없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는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했고 결정해 입당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윤 전 총장 측이 지도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했거나 혹은 지도부 일정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내 만만치 않는 '친윤(親尹)' 세력도 당 지도부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경선 과정에서 "꽃가마 태우지 않겠다"는 이 대표 공언과는 달리 당내에는 사실상 '윤석열 꽃길'이 깔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지지를 표명한 의원이 벌써 40여 명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당내 스킨십 강화를 통한 '당심(黨心)잡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윤석열이 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강의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에 참석한 의원들 이름을 이례적으로 일일이 부르며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 103명 중 초선은 57명이다. 이날 강연은 이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당내 지지 기반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 입당으로 '친윤계'에 힘이 실린 만큼 그가 세 결집에 나설수록 계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는 앞으로 경선 버스를 함께타고 평화로운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입당 과정 앙금은 접어두고 우선은 경선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양측에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을 들어 '평화 동행'의 필요성을 짚었다. 갈등을 표출하기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통해 경선을 흥행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계파갈등에 대해선 "친윤계라고 하는 사람들의 결집도가 과거 친박계나 친이계처럼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의 흐름에 따라 충분히 이합집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계파 갈등의 정도는 경선이 얼마나 과열되느냐와 관련이 깊다"며 "국민의힘이 사실상 형성할 '13대 1의 구도'도 충분히 경선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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