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한 이유

U펫 / 김진주 / 2021-08-09 15:31:38
[정광일의 반려견상담소(Why & How)] 6.급식
"반려견 급식도 교육과 훈련의 과정"
"'줄 때 안 먹으면 굶을 수 있다' 인지시켜야"

생존, 건강, 교감, 애정, 보상, 위로, 휴식, 돌봄, 즐거움….

반려견과 반려인에게 '먹는다', '먹을 것을 준다'라는 행위는 다양한 의미와 기능을 지닌다. 반려인은 반려견에게 밥을 줌으로써 '엄마(아빠)'가 되고, 간식을 주면서 칭찬과 보상, 애정표현을 한다. 반려견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반려생활의 기쁨을 느낀다.

▲ 반려견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은, 반려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김진주 기자]


20년차 동물행동전문가 정광일 소장은 이 또한 '사회성 교육'과 '사회화 훈련'의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반려견 급식을 통한 '사회성 교육'과 '사회화 훈련'이란 무엇(What)이며, 그것이 필요한 이유(Why)와 방법(How)에 대해 들어본다.

Q: 주변의 반려인들은, 자율급식보다 제한급식을 추천하는데요. 반려견이 알아서 먹을 수 있도록 사료를 늘 채워두는 '자율급식'보다, 1일 2회 이상 적정 간격을 두고 나눠서 제공하는 '제한급식'이 신선도 유지, 반려인과의 교감, 규칙적인 생활습관, 비만 방지 등의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 및 훈련 차원에서는 어떨지요?

A: 저도 자율급식보다는 제한급식을 추천합니다. 우선 언급하신 이유들도 다 일리가 있고요. 반려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제한급식이 좋습니다. 반려인이 일정량의 사료를 적정횟수로 나눠서 급여하면, 매번 반려견이 먹는 양과 모습 등을 통해 그 날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과 훈련 차원에서도 제한급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식도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의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사료에 고구마, 단호박, 브로콜리, 당근을 섞은 반려견 식사 [김진주 기자]


Q: 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반려견 급식을 통한 '사회성 교육'은 무엇인지요?

A: 개에게 생후 2~7개월은 기본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시간과 횟수를 준수하는 '규칙적 급식'이 필요합니다. '대략 이 정도 기다리면 밥을 먹을 수 있다'라고 반려견이 인지함으로써, 기다림과 기다림 후의 보상(밥), 규칙(밥시간까지 기다려야 밥을 먹을 수 있다)을 학습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신뢰감과 정서적 안정감도 형성됩니다. 이것이 '규칙적 급식을 통한 사회성 교육' 과정입니다.

▲ 19개월 배서린 어린이가 반려견이 사료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료는 제한급식을 하되, 물은 원할 때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넉넉하게 채워놓아야 한다.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Q: 그렇다면, 반려견 급식을 통한 '사회화 훈련'은 어떤 것인지요?

A: 반대로 생후 8개월부터는 '주변 상황(특히 반려인의 상황)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급식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라는 '돌발 상황'을 학습해야 합니다. 이것이 '불규칙적 급식을 통한 사회화 훈련' 과정입니다.

'불규칙적'이라는 말을 오해하지 마세요! 되는 대로, 들쭉날쭉 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규칙 속의 불규칙', '의도된 불규칙'을 통한 적응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반려견의 체중,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적정량의 사료를 급여하되, 반려견에게 '돌발 상황'에 적응하는 계기를 줘야 합니다. 

우리는 학교, 직장, 군대 등 조직 내에서 정해진 '식사시간'에 맞춰 식사를 합니다. 그런데,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체식당 조리실에 물, 가스, 전기 등이 끊기는 사고가 난다면? 그 날은 제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없게 되겠지요.

반려견의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꼬박꼬박 밥을 챙겨주는 책임감 있는 반려인을 만난 행복한 반려견도, 반려인의 갑작스러운 야근 등 돌발상황 속에서는 제때 밥을 먹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살다보면 이런 경우도 있어'라고, 외부 상황을 반려견이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제가 항상 강조하는 '사회화 훈련' 과정입니다.

▲ 반려견용 우유를 얼려 만든 아이스크림. 눈 건강을 위해 블루베리를 넣었다. [김진주 기자]


Q: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제한급식이 어렵습니다. 주중에는 아침 8시경 출근, 저녁 8시경 귀가하는 반려인의 경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지요?

A: 그런 경우, 출근 직전에 1차 급식을 하면, 2차 급식까지 약 12시간 간격이 생기는 셈입니다. 출근 전 사료를 넉넉하게(1일 분량의 2/3) 주고, 귀가 직후 2차 급식(1일 분량의 1/3)을 하면 됩니다. 물론, 식수는 항상 넉넉하게 채워두시고요. 그리고 주말에는 횟수를 늘려서 제한급식을 하시면 됩니다.

5화 산책편에서 '평일 산책이 어려운 직장인은 주말만 산책시켜줘도 되느냐'라는 질문에 저는 '그렇다'라고, 반려견이 주말에만 산책이 가능한 상황을 인지하고 적응하는 것도 '사회화 훈련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급식도 산책과 마찬가지입니다. 반려견은 반복을 통해 다음과 같이 외부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 엄마아빠(반려인)가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 들어올 때(주중)는 아침밥을 먹고 오래 기다려야 저녁밥을 먹을 수 있다.(힘들지만 기다려야지!)
- 엄마아빠(반려인)가 아침 일찍 나가지 않을 때(주말)에는 산책도 하고, 밥도 자주 먹을 수 있다.(아이 좋아, 주말이 기다려지네!)

▲ 반려견 간식은 영양 보충, 이벤트, 칭찬, 보상, 위로 등의 기능과 의미를 지닌다. [김진주 기자]


Q: 자꾸 사료를 남기고, 간식을 조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요? 반려견 뽀민에게 지인들이 추천하는 고급사료들 중에서도 가장 잘 먹는 걸로 골라서 권장량을 급여했습니다. 잘 먹더니 언제부터인가 자꾸 남깁니다. 남긴 사료를 츄르나 으깬 고구마 등에 비벼주니 잘 먹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사료만 주면 잘 먹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다 먹게 좋아하는 간식을 섞어주는 게 나을지요, 아니면 사료만 먹을 때까지 다른 걸 주지 않는 게 나을지요?

A: 교육과 훈련 측면에서는, 당연히 후자를 권합니다. 이에 더해, 편식을 고치기 위해서는 한층 강력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밥(사료)이 항상 있는 건 아니다", "줄 때 먹지 않으면 굶을 수도 있다"라고 인지시켜주는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밥상을 차려놓고 부를 때 바로 오지 않는 자녀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 바로 밥상을 치워버린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 어머니는 다음 식사시간까지 자녀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그 자녀는 굶지 않기 위해 '밥을 줄 때 먹어야겠구나!'라고 인지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반려견의 편식을 개선하려면, 반려인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급식 직후 일정 시간 내(예: 30분) 먹지 않으면 바로 치워버리고, 다음 식사시간까지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실행하려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편식이 심한 경우에는 이처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 정광일 소장은 "반려견에 대한 애정표현에도, 간식에도 절제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김진주 기자]

 

POINT
교육 및 훈련 차원에서, 자율급식보다는 제한급식을 추천합니다.
생후 7개월까지는 규칙적 급식을 통한 사회성 교육이 필요합니다.
생후 8개월부터는 '돌발상황'에 대한 학습, 사회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안 먹으면 치우기'로 '줄 때 먹어야 한다'라는 인식을 강화시키세요.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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