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칼럼] 이제와서 "가계부채 위험하다" 외치는 문재인 정부

경제 / 류순열 / 2021-08-20 17:17:48
지난8년 가계부채 급증할 때 "문제 없다"더니
금융당국 수장들 일제히 가계부채 위험 경고
정작 가계부채 급증 주범은 박근혜·문재인 정부
이제와서 가계부채가 위험하단다. 정부가 요란하게 경고음을 울렸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강력하고 빠르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취임도 하기전에 선전포고했다. 신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취임사에서 '퍼펙트 스톰' 가능성을 설파했다. 거품붕괴와 부채부실 위험을 경고한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가계부채(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는 1765조 원이다.

새삼스럽고, 어이없는 일이다. 가계부채 위험이 어제오늘의 일인가. 한국경제 뇌관으로 지목된지 오래다.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게 언제인지 까마득할 정도다. 그때 그들은 어디서 뭘 했나. 어떤이는 걱정은 커녕 "가계부채요? 전혀 문제 없습니다"라고 큰소리치지 않았나. 그랬던 이가 지금 "가계부채, 위험하다"고 외치고 있다. 정말 부채 부실로 위험해질 가계를 걱정하는 것인가, 책임질 일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인가.

일찍이 경고음은 선명했다. "가계부채는 한국경제 최대 위험 요소다. 터지면 수백만, 수천만명이 다치는 초강력 폭탄이다." 윤석헌(전 금융감독원장), 이동걸(현 산업은행 회장), 이정우(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학자 8명이 대담집 <비정상경제회담>에서 가계부채를 걱정한 게 2016년 초다. 당시 가계부채는 지금보다 541조 원이나 적은 1224조 원이었다.

지난 8년간 가계부채는 급증했다. 소득보다 훨씬 빨랐다. 책임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노골적으로 부추겼다. 이주열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끌어내렸고, 신제윤의 금융위원회는 주택금융규제(LTV·DTI)의 빗장을 풀어버렸다. "척하면 척"이라고, "한겨울에 여름옷 입은 격"이라고 친박 실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사자후를 토하자 관계당국 수장들이 풀잎처럼 누워버린 것이다. 최 부총리의 경제팀은 "빚 내서 집 사라"는데 그치지 않고 혈세를 동원해 집을 여러채 사는 투기세력도 도와줬다. "내 임기 동안에만 문제 없으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다를 줄 알았다. 거대한 착각이었다. 말로는 "집값 반드시 잡겠다"면서 실제로는 집값 띄우는 정책을 폈다. 대국민사기극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가 '금리인하+대출규제 완화'로 집값 띄워 경기를 부양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제로금리+다주택 세제혜택'으로 투기세력을 도와주고, 20·30세대를 '영끌' 행렬로 몰아넣어, 끝내 '미친 집값'을 만들어놓고 말았다. 두 정부 정책 모두 가계부채 급증은 필연이었다.

단언컨대 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의 주범은 정부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가계부채를 걱정하니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나. 급증한 가계부채가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적 재앙에는 언제나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가 선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7년간 미국 가계부채는 두 배로 늘었다. 1929년 대공황 전 9년 새 미국 도시지역 주택담보대출은 세 배 증가했다. 2014년 가을 국내에 소개된 책, <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은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0년간 한국 가계소득은 게걸음인데, 가계부채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저자(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는 "우리는 자주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잊고 산다"고 지적했다. 역사적 고찰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서민의 삶은 지금 '빚으로 지은 집' 때문에, 미친 집값 때문에 '이생망'의 절망에 빠져 있다. "부동산 만큼 자신있다"던 문재인 정부는 이 책임을 다 어쩔 것인가.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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