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확진자도 백신도 0인 나라, 북한

정치 / 김당 / 2021-08-27 11:39:31
[김당의 단매] 코로나 확산에도 백신 거부하는 독재국가들
북한, 아프리카 원조국에서 '70년 세습독재 기술 전수국' 전락
김정은, 진짜 인민 사랑한다면 국경 봉쇄 풀고 백신을 받아야

전 세계에서 접종된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50억 회분을 넘었다고 AFP 통신이 각국 공식통계를 종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지난 6월 1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조선중앙TV 캡처]


이에 따르면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25일 0시)까지 세계적으로 총 50억6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됐다. 영국에서 처음 대규모 접종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8일부터 따지면 약 8개월 만이다.

 

빈곤, 질병, 기아, 기후변화, 전쟁, 실존적 위험 및 불평등과 같은 대규모 글로벌 문제에 초점을 맞춰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진이 개설한 비영리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에 따르면 26일(런던 시간) 현재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현황은 AFP 집계와 다르지 않다.

 

백신 접종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과 아프리카 부룬디∙에리트레아뿐

 

"세계 인구의 33%가 COVID-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50억8000만 도즈가 투여되었으며 현재 매일 3385만 도즈가 투여되고 있다.  저소득 국가의 경우 인구의 1.4%만이 최소 1회 접종을 받았다."

 

세계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는 64회분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접종 초기부터 우려했던 대로 빈부격차에 따른 백신 불평등은 여전했다. 고소득 국가는 거주민 100명당 111회분을 접종했지만, 저소득 국가는 2.4회분에 그쳤다. 

▲ 전 세계의 백신 접종 비율은 고소득 국가와 아프리카 저소득 국가들(도표의 빨간색)간의 백신 불평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캡처]


아워월드인데이터의 백신 접종비율 도표(그림)를 보면 백신 불평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럽과 북남미, 중동의 고소득 국가는 백신 접종율이 70% 이상인 반면에 저소득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는 100명 당 접종 횟수가 6.4회분으로, 세계인구 100명 당 접종 횟수의 10분의 1 수준이다.

 

27일 현재 백신 접종을 시작도 하지 않은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부룬디(Burundi)와 에리트레아(Eritrea), 그리고 북한뿐이다. 북한을 제외한 두 나라는 아프리카의 빈국이다.

 

그간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탄자니아와 부룬디, 그리고 에리트레아의 세 나라가 백신을 거부해왔다. 탄자니아의 전임 대통령은 지난해 신(神)이 탄자니아를 역병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며 코로나19를 경시했다가 코로나 의심 증세로 급사했다. 탄자니아는 지난달 28일 신임 대통령을 필두로 백신 접종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에서 '북한보다 더 북한 같은 독재국가'

 

탄자니아와 함께 백신을 거부해온 브룬디는 인구 1150만 명에 1인당 GDP가 261달러(2019, 세계은행)인 최빈국이다. 독재국가인 부룬디는 그동안 '백신이 아직 실험단계에 있는 만큼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다'며 백신 도입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부룬디도 백신 공평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백신을 수용해 조만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통계를 보면, 부룬디는 사망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최근(23일 기준) 2주간 사망자가 두배로 늘어났다.

 

[백신 거부국 북한과 '아프리카의 북한']

 국가

면적

인구

국민소득(1인당 GDP)

 

정치 체제

 

북한(DPRK)

120,540㎢

2567만명

1800 달러(2016, 152위)

 

조선노동당 일당독재

 

에리트레아

117,600㎢

608만명

288 달러(2020, IMF)

 

민주정의인민전선 일당독재

 

 

1993년에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사회주의 계열의 독재국가인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통한다. 인구 608만 명(2019, CIA)에 1인당 GDP는 288달러(2020, IMF)인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에서 '북한보다 더 북한 같은 나라'로 불릴 만큼 폐쇄적인 독재와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다.

 

민주정의인민전선(PFDJ)의 일당 독재체제인 이 나라는 2001년에 실시하기로 한 총선을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UNHRC) 보고서에 따르면,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 실종, 무단 처형 등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인구의 10분의 1에 이르는 난민들이 국경에서 사살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나라로 탈출할 정도다.

 

'아프리카의 북한'인 까닭은 집권당인 '민주정의인민전선'이 북한의 '주체사상'과 '선군정치'를 벤치마킹해 일당독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을 구실로 '국가 봉사 프로그램'을 내세워 18세 이상 청년들을 의무적으로 징집한 뒤 집권당과 군부 소유 건설사의 공사장에 배치해 하루 12시간씩의 강제노동에 무기한 동원하고 있다.

 

북한의 아프리카 지원, 국민경제보다 독재 강화에 이용돼

 

▲1983년 4월 김일성 주석 집무실 책상 위에 지구본이 보인다. 북한 관영통신은 "세계자주화 위업에 불멸의 노고를 바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라고 선전한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김일성 통치기에 이른바 '반제(反帝)자주'를 주창하며 제3세계와 비동맹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특히 196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을 적극 지원하고 친선관계를 맺었다. UN의 외교전에서는 인구 10억이 넘는 인도(India)도, 인구가 10만명인 아프리카의 소국 세이쉘 (Seychelles)도 한표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초기에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리카 30여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행사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북 압박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자 북한 노동신문은 "수령님(김일성)께서는 새 사회 건설을 위한 아프리카 나라들의 투쟁에 물심양면의 아낌없는 지원을 주셨다"며 탄자니아 등에 대한 지원 사례를 부각시켰다.

 

당시 노동신문은 "결코 그때 우리나라가 남들보다 돈이 많고 풍족하여서 아프리카 나라들을 도운 것이 아니었다"며 "우리 인민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수많은 식량과 원조물자를 굶주림과 빈궁 속에서 일떠서는 아프리카 인민들에게 보냈다"고 강조했다.

 

탈북 외교관 고영환 씨에 따르면, 북한은 1974년에 자이르(Zaire)에 3천만 영국 파운드에 달하는 무상 원조를 줬다. 원조 목적은 그 나라 대통령 호위와 군사 부분 협조를 통해 김일성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해당국의 실질적 국민경제 발전보다는 독재자들이 독재를 강화하는 데 주로 이용되었다.

 

자이르는 북한의 무상 원조로 북한식으로 훈련하고 북한제 무기로 무장한 1개 사단을 양성했다. 당시 모부투 자이르 대통령은 이웃 앙골라를 침공했다. 앙골라는 쿠바의 지원을 받는 나라였고, 쿠바는 북한과 전우국이었다. 북한이 훈련시킨 군대가 전우국인 쿠바가 지원한 형제국을 침공해 죽인 셈이다. 북한과 앙골라와의 관계도 악화되었다.

 

김일성이 자이르에서 군사고문단을 철수시켜 버리자 자이르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노동신문 보도처럼 "북한 인민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거금을 지원했는데, 민생경제보다는 독재자의 권력 강화에 쓰이다 보니 원조의 빛이 바랜 것이다. 에리트레아 사례는 한때 아프리카 원조국이었던 북한이 '70년 세습독재 기술 전수국'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 확진∙사망자 없다는 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방역을 구실로 작년 초부터 문을 걸어 잠근 채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유엔과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코백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70만 회분을 지난 5월까지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WHO의 'COVID-19 대시 보드'를 보면, 26일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한 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뿐이다. [WHO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또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6일 현재 WHO의 'COVID-19 대시 보드'를 보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한 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 두 나라뿐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통계와 WHO 'COVID-19 대시 보드'를 종합하면, 코로나 확진∙사망자도 0(제로)이고 백신 접종도 0(제로)인 나라는 지구상에서 북한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하게 확진자도 백신도 0인 나라로 등극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봉쇄의 장기화로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데도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2의 고난의 행군'과 '정면돌파전 2.0'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위민이천(爲民以天)과 애민사상을 앞세우지만, 현재 북한 당국이 할 수 있는 방역수단은 소독뿐이다.

 

신영전 교수(한양대 의대)는 최근 '북한의 코로나19 현황과 남북 백신협력 가능성'을 주제로 한 유튜브채널 토론회에서 "북한이 아무리 소독해도 한방에 날아가는 것이 코로나 감염병"이라면서 "북한은 인민을 위해서라도 코백스의 백신 계획을 수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은 여전히 소독수 생산을 독려하며 "비상방역전을 공세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소독수를 뿌려도 소독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다 죽일 수는 없다. 바이러스를 다 죽일 정도로 소독을 하려면 인민도 다 죽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인민을 사랑한다면, 지금이라도 국경 봉쇄를 풀고 백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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