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감정의 동물? 개도 마찬가지!

U펫 / 김진주 / 2021-08-31 10:12:45
[정광일의 반려견상담소(Why & How)] 8. 감정
달걀 같은 일상, 애정도 '나눠 담기' 하세요
두려움, 경쟁의식…불편한 감정의 원인부터 파악해야

흔히 인간을 가리켜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인간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감정이 없는 동물은 없다. 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도 인간에게, 같은 종(種)인 개에게, 또 다른 동물들과 장소, 사물 등을 향해 호감, 애착, 공포, 질투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이런 반려견의 '감정'으로 인해 난감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반려인에 대한 애착이 지나쳐 독점욕을 표현할 때, 반려견들끼리 경쟁의식을 드러내며 싸울 때 등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20년차 동물행동전문가 정광일 소장에게 개가 표현하는 다양한 감정의 원인들(Why), 그리고 어떻게(How) 그 감정들을 다스릴지 들어본다.

▲ 개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손길,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과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김진주 기자]


Q: 개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거나, 기피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을지요? 개들은 대체로 남성보다는 여성(생물학적 성별보다는 '엄마 같은 사람'), 성인보다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A: 개는 본능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을 주는 사람, 즉 '안식처' 같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구체적으로 개의 눈높이에 맞춘 낮은 자세, 부드러운 소리와 촉감(부드러운 음성, 살살 쓰다듬거나 빗어주는 손길), 맛있는 간식을 먹여주기, 보조를 잘 맞춘 산책, 두려워할 때 안아주기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만일 개에게 여성이나 아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 아마 이런 '부드러움', '눈높이' 등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는 어떤 사람을 싫어할까요? 위와 반대로 '불편함', '불안' 나아가 '공포'를 제공하는 사람이겠지요. 개의 눈높이를 무시한 높은 자세, 거친 손길과 동작, 개가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물건(우산, 지팡이, 빗자루 등)을 쥐고 흔들기 등을 계속 한다면, 개에게는 자연스럽게 '요주의 인물'로 찍힐 겁니다.

▲ 개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개의 눈높이에 맞춘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영화 '화이트 갓'에서 개들 앞에 엎드린 마지막 장면. [네이버 영화]


Q: 반려견들끼리 경쟁의식을 드러내며 싸울 경우,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요? 같은 시기 입양됐을 때보다, 나중에 둘째가 생겼을 때 흔히 생기는 문제인 듯합니다.

A: 어떤 문제든 원인을 파악해야 해결책이 보입니다. 즉, 반려견들끼리 무엇을 두고 경쟁하는 것인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만일 그것이 공간(영역)이라면, 잠자리(집)에 대한 분리가 우선입니다. 음식이라면 밥자리를 분리해야 하고요. 각자의 잠자리, 밥자리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좋습니다.

만일 반려인에 대한 독점욕 때문이라면, 반려인의 품보다 각자의 잠자리를 편하게 느끼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미 첫째가 반려인 곁에서 잠드는 습관이 들었다면, 반려견의 잠자리를 반려인과 분리하되, 같은 방에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따로, 그러나 한 방에서' 자면서 안정감 속에서 서서히 독립시키는 것입니다.

▲ 제1반려인에게 반려견의 애착이 집중됐을 경우, 다른 가족구성원이 종종 목욕이나 산책을 시켜주며 애착을 분산시키는 게 좋다. [김진주 기자]


Q: 사람에게 경쟁의식을 보일 경우, 다스릴 방법이 있을지요? 제 반려견 뽀민은 엄마(제1반려인)에 대한 독점욕이 강합니다. 아빠(제2반려인)에게도 종종 경쟁의식을 보이곤 합니다. 일례로, 엄마와 아빠가 대화할 때 끼어들어 짖곤 하는데요. 주변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듣는데, 심할 경우 다스릴 방법이 필요합니다.

A: 반려견에게 '제2반려인은 제1반려인을 두고 경쟁할 대상이 아니라, 나를 보살펴줄 또 한 사람'임을 인식시켜줘야 합니다. 제2반려인이 반려견의 산책이나 목욕을 자주 시켜주거나, 제1반려인이 외출했을 때 잘 놀아주며 빈자리를 채워준다면 반려견과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부인에 대한 감정은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 구성원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방법들을 통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경쟁의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 개들은 산책을 통해 다른 생명체, 새로운 장소 및 사물과 만나고 애착을 분산시킨다.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Q: 언제 깨질지 모르는 달걀 같은 일상! 애정에도 '나눠 담기'가 필요한데요. 반려견 뽀민이, 저를 '가장' 좋아하고 의존하는 것은 제게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 한 사람에게만 의존한다면, 제가 아프거나 몹시 바쁠 때는 난감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애정에도 '나눠 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집착과 의존을 적당한 애착과 신뢰로 바꾸고, 애정을 '나눠 담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요?

A: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산책', 정확히는 '산책을 통한 세상과의 만남'입니다. 집 밖의 다양한 환경, 다른 사람들, 동물들과 만나면 '애정의 나눠 담기'가 수월해집니다.

특히 개에게 생후 3~7개월은 성격이 가장 활발하게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개에게 '산책을 통한 세상과의 만남'은, 반려인에게 애착이 집중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후 8개월 이후의 개에게는, 이미 집중된 애착을 '분할'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Q: 1인가구의 경우, '애정의 나눠 담기'를 할 가족구성원이 없습니다. 가족 외 인물도 가능할지요?

A: 1인가구와 함께 사는 반려견의 경우, 반려인의 이웃이나 지인, 친구, 반려견 편의시설(카페, 유치원 등)에서 만나는 사람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에게 지속적으로 편안함과 안전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됩니다.

▲ 밖에서 만난 사람, 동물, 장소, 사물 등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도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이다.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제공]


Q: 사람 외 대상과도 '애정의 나눠 담기'가 가능할지요? 예를 들어 다른 동물들, 친숙한 물건이나 놀이, 장소 등이 반려인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지요?

A: 물론 가능합니다. 애정과 애착의 대상이 꼭 '사람'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려견이 산책을 즐기는 장소, 집 앞 공원일 수도 있고요. 산책할 때 종종 마주치는 이웃의 반려견일 수도 있습니다. 잘 때 입에 물고 자는 장난감일 수도 있지요. 이렇게 사람, 동물, 장소, 사물 등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 또한,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에 속합니다.

Q: 지속적으로 반려견에게 편안함과 안전을 제공할 '비인간 요소'로는,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A: 역시 '집'입니다. 제가 '편안한 집'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개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개에게 집이란, '안전', '보호', '휴식'과 동의어입니다. 분리불안증을 겪는 개들을 보면, 반려인의 품이나 무릎을 집처럼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광일 소장은 '개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편안한 집'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한다. [김진주 기자]


그런데 반려인들이 365일 24시간 반려견들에게 '집' 역할을 해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반려견이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집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늘 깔고 자는 담요, 늘 물고 자는 장난감 등 친숙한 사물들도 넓은 의미에서 '집'에 포함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의 체온과 체취가 묻어있는 '잠자리 세트'가 있으면, 병원 등 낯선 장소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POINT
개는 '안식처 같은', 즉 편안함과 안전을 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보다 장소, 사물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반려견들끼리 경쟁한다면, 무엇을 두고 경쟁하는지부터 파악하세요.
반려견이 바깥 세상과 만나게 해주세요. 생후 3~7개월이 중요합니다.
돌봄도, 애정도 분배하세요. 애정, 애착은 나눌수록 안정적입니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핫이슈

UPI뉴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뉴스통신사업 : 문화, 나 00033

인터넷신문 : 서울, 아00850 | 등록일 : 2009년 5월 6일

대표 : 김강석 | 편집인 : 류순열

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 : 장한별

대표전화 : 02-7307-114

email: go@upinews.kr

© UPI뉴스 ALL RIGHTS RESERVED
The United Press International, Inc. Website is at UP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