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반려생활'을 위한 반려견 놀이는?

U펫 / 김진주 / 2021-09-06 10:33:20
[정광일의 반려견상담소(Why & How)] 9.놀이
개에게 놀이란? 오감으로 흥미 찾는 '모든 활동'
'좋은 놀이' 따로 없어...'적합한 놀이'가 있을 뿐

인간의 활동은 크게 '일'과 '놀이'로 구분되지만, 반려견은 주어진 '일'이 없는 한가로운 존재다. 그렇다면 개에게 '놀이'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깨어있는 동안의 모든 행위가 '놀이'일까?

20년차 동물행동전문가 정광일 소장은 이 같은 물음에 "넓은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라고 긍정한다. 그리고 '오감을 활용한 모든 활동' 중 '흥미'를 느끼는 것이면 '놀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정광일 소장에게 개에게 놀이가 필요한 이유들(Why), 그리고 어떻게 놀면 좋을지(How)를 들어본다.

▲ 오감을 활용한, '흥미'를 추구하는 모든 활동이 '놀이'에 속한다. [김진주 기자]


Q: 직업견과 반려견은, 하는 '놀이'도 다를지요?

A: 군견, 경찰견, 탐지견, 안내견 등 직업견에게는 놀이도 훈련의 일환입니다. 직업견 훈련사들은 개의 임무에 필요한 후각, 지구력, 동체시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 놀이를 활용합니다. 짖음, 입질 등 개의 본능을 임무에 활용하고자 강화하기도 하고요. 직업견 훈련사들이나 반려인들이나 각각의 목적이 있습니다. 전자의 목적이 '개'를 '직업견'으로 '양성'하는 것, 후자의 목적은 '개'를 '반려견'으로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반려견들은 직업견들과 달리 주어진 임무가 없기에, 한가롭다고 볼 수 있지요(물론 그 '한가로움'이, 개에게는 '무료함'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려견들에게도 한 가지 임무는 있습니다. 그것은 '적응'입니다. 즉 인간중심의 사회, 반려인의 상황에 적응할 임무입니다. 짖음, 입질 등 본능을 조절하는 것도 '개'가 '반려견'이 되는 과정, '슬기로운 반려생활'을 위한 노력입니다. 

직업견이 은퇴 후 반려견으로 살아가게 하는 데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직업생활'이 아닌 '반려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방식에 익숙해져야 하니까요. 제 경우 퇴역견 '올가'를 반려생활에 적응시켰던 경험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슬기로운 반려생활'이라는 '반려견의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개의 본능을 '강화'하기보다는 '완화'하는 놀이, 즉 '해소형 놀이'가 적합합니다.

▲ 경찰견 등 직업견에게는 놀이도 훈련의 일환이다. [네이버영화 '베일리 어게인']


Q: 특별히 추천하시는 놀이가 있으시다면요? 생애주기별, 체형별 놀이를 추천해주십시오. 선호도와 교육성 등의 측면에서, 특별히 추천하시는 놀이가 있으신지요?

A: 생애주기나 체형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시해야 할 기준은 '환경'입니다. 반려인의 여건과 거주공간 등 반려생활 환경에 적합한 놀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출근을 하는 경우, 반려견이 혼자 보내는 시간은 평균 10시간 이상일 겁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에 적합한 놀이가 필요한데요.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고, 혼자 할 수 있는 놀이가 적합합니다.

▲ 이갈이 시기의 개에게는, 물고 뜯기 좋은 장난감이 특히 필요하다. [김진주 기자]


Q: 개의 '청각'을 활용한 놀이가 있을지요? 신체부위별?오감별 놀이들을 찾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1. 눈(시각): 낚싯대 등을 활용한 동체시력 강화운동 등
 2. 코(후각): 장난감과 간식을 활용한 노즈워크(Nose work), 산책 시 냄새 맡기 등
 3. 입(미각, 촉각): 터그(Tug), 장난감 물어뜯기, 핥기, 빨기, 개껌 씹기, 간식 먹기 등
 4. 발(촉각, 운동): 긁기(Scratching) 등
 5. 전신(운동): 물건 숨기기, 기지개(Stretching), 산책, 수영, 공놀이, 뛰어오르기(Jumping), 뛰어넘기 등 민첩성 강화 운동(Agility), 원반(Frisbee) 놀이, 짐볼(Gym ball) 놀이 등
그런데, '귀(청각)'을 활용한 놀이는 찾지 못했습니다. 개의 '청각'을 자극하는 놀이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위험이 높아서일까요?

A: 맞습니다. 청각 위주의 놀이가 없는 이유는, 개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짖음, 입질 등 돌발행동을 할 위험성 때문입니다. 시각, 후각 등 다른 감각과 청각을 함께 활용하는 놀이나, 맛있는 간식을 주기 전에 특정한 소리를 들려주는 등 '즐거운 상황'을 암시하는 '긍정적인 청각 자극' 놀이라면 가능합니다.

▲ 맛있는 간식을 먹는 것도 미각과 촉각을 활용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 짐볼(Gym ball) 기구 위에 앉아있는 토토(여,10개월). 짐볼은 근력운동 및 놀이로,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Q: '놀이를 통한 교육', '놀아주기'는 필수사항일지요? 주말 외에는 반려견과 놀아주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조언이나 적합한 놀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A: '놀이'의 목적과 성격은 상황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 3자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반려견의 경우 반려생활에 적응하는 '놀이'가 바람직합니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직장인이라면, '놀이' 그 자체보다는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이 우선입니다. 반려견이 혼자 집에 있는 동안 짖거나, 가구 등을 훼손하거나, 배변 실수를 한다면 '혼자 있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족 구성원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을 겁니다.

따라서 반려견과 반려인의 건강상태, 반려인의 스케줄, 반려공간의 구조와 넓이, 외부 환경(산책 장소, 반려견 편의시설) 등에 맞춰 적합한 놀이를 선택하면 됩니다. 반려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반려인에게 과한 부담이 되는 놀이는 권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 공을 굴리며 놀고 있는 맑음이(여,11개월).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넓은 마당이 있고 반려견과 놀 시간이 충분하며, 반려견이 젊고 건강하다면 목적물 넘기, 원반 받기 등의 스포츠가 좋겠지요. 그러나 도시에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은 드물며, 직장인의 경우 대개 시간이 부족할 겁니다. 그런 상황에 맞춰, 장난감과 간식을 활용한 노즈워크(Nose work) 등 실내 놀이를 하거나, 반려견 혼자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제공하면 됩니다.

Q: '장난감'과 '장난감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해줄지요? 반려인들은 반려견에게 나름대로 좋은 장난감을 골라서 선물하지만, 반려견들은 사준 장난감보다 양말, 방석, 베개, 이불 등을 물어뜯거나 긁어놓고, 숨기며 놉니다. 때로는 전선을 끊기도 하고, 반려인의 손을 물 듯 '앙앙'거리기도 하고요. 이런 행위들은 반려견에게는 '놀이'겠지만, 반려인에게는 '사고', '요주의 상황'인데요. '네 장난감은 이거야. 이건 장난감이 아니야!'라고 어떻게 알려줄지요?

A: '물어도 되는 것(장난감)'은 반려견이 접근 가능한 곳에 두고, '물면 안 되는 것'은 반려견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두세요. 장난감이 있음에도 반려견이 양말이나 사람 손가락을 무는 것은 입 크기에 적합한, 물고 뜯기 좋은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 "안돼!"하고 강력하게 제지해야 합니다(4화 입질 편을 참고하세요). 그리고, 물건의 경우 아예 반려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게 가장 좋습니다.

▲ 터그 장난감을 물고 노는 리온이(남, 4개월). 터그(Tug)는 '잡아당기다'라는 뜻이지만, 개에게는 '물어뜯다'에 가깝다. [코코보리아카데미 제공]

 

POINT
넓은 의미에서, 반려견에게는 모든 오감 활동이 '놀이'에 속합니다.
'좋은 놀이'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적합한 놀이'라는 해답만 존재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개에게는, 무료함을 달래는 놀이가 좋습니다.
반려견에게는 짖음, 입질 등 개의 본능을 '완화'하는 놀이가 바람직합니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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