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남성의 12세 아내라고?…아프간 '강제결혼' 탈출 조사

국제 / 이원영 / 2021-09-09 13:00:38
美당국, "소녀와 탈출한 인신매매 의심 사례 상당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벌어진 혼란스러운 탈출 과정에서 많은 아프간 소녀들이 강제 혼인을 당해 해외로 나간 것으로 의심돼 미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야후뉴스는 9일 미 연방관세국경보호청(CBP) 등 관계기관이 어린 소녀와의 혼인을 가장한 인신매매 케이스를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AP 등 일부 언론은 강제적인 '소녀 신부'로 의심되는 상당수 소녀들이 성폭행이나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했으며 국무부 등 당국이 응급보호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한 미군 병사가 가족과 대피 대기 중인 한 어린이에게 생수를 건네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이 구출한 아프간 난민들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미군 기지와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나이든 아프간 남성들이 어린 소녀를 아내라고 증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강압적인 결혼은 아프간 가족들이 사랑하는 자식들을 하나라도 더 탈레반 치하를 벗어나 서구 나라에 정착시키려 했던 절박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리는 이와 관련 "탈출과정에서 얼마나 신원 파악이 허술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신부 자격으로 들어온 어린 소녀의 숫자가 적지 않다"고 확인했다.

미국에서 아프간 난민들을 돕고 있는 비영리단체 루터 이민난민서비스의 크리스 비그나라자 대표는 "인신매매성 케이스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피해자들의 이익에 부합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BP의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 "강제 결혼 케이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 기관들이 철저한 조사를 거쳐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서 내용과 관련이 있는 한 정부관리는 야후뉴스와 인터뷰에서 "탈출과정에서 신원조사가 최소한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60세 남성이 12세의 어린 소녀를 자기 와이프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이것이 정상적인 결혼인가. 우리 눈에는 아니다. 사악한 의도가 있는지, 이 소녀들은 구출된 것인지, 더 많은 범죄 의도가 있는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정교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미군 주둔지 아프간에서는 여성의 합법 결혼 연령은 16세였지만 시골을 중심으로 그 이하 연령대 소녀들과 '조혼'하는 풍습이 널리 퍼져 있는 실정이다.

UPI뉴스 / 이원영 국제전문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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