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방한때 北 탄도미사일 도발 왜…美 압박 시위

정치 / 허범구 / 2021-09-15 15:37:30
동해로 탄도미사일 2발 발사…이틀전 순항미사일 공개
평남 양덕 일대서 쏴, 800여㎞ 비행…합참, 신속 공개
왕이 "北말고 다른나라도 군사행동"…문 대통령 예방
탄도미사일, 유엔 안보리 위반…中에도 외교적 부담
美 바이든 겨냥 압박성 무력시위…靑 NSC 소집
북한이 15일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하는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북한은 오늘 오후 중부 내륙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 북한이 15일 중부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뉴시스]

합참은 이날 오후 추가 공지를 통해 "오늘 낮 12시 34분과 12시 39분경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들 미사일은 고도 60여㎞로 800㎞를 비행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발사 시점 등을 감안할 때 한·미·중 3국을 겨냥한 다각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발사 시점. 타이밍이 의도적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어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40분 간 면담했다. 왕이 부장은 또 정 장관과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은 시점 상 오찬 직전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왕이 부장 면담, 오찬 때에 맞춰진 것으로 비친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주먹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미사일 발사는 특히 이날 왕이 부장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왕이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북한이 이날 발사한 건 탄도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다. 북한이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외교 부장이 방한한 와중에 탄도미사일을 쏜 건 중국에게도 외교적으로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

또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은 지난 13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실험 사실을 공개한지 이틀 만이다. 북한은 지난 11,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북 측 주장에 따르면 순항미사일은 7580초(2시간6분20초) 간 1500㎞를 타원 및 8자형 궤도로 비행한 후 표적에 명중했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공개한 두 장의 조합 사진에 북한 모처에서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의 발사 모습이 보인다. 북한은 지난 주말 새로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뉴시스]

잇단 시험 발사 기간과 강도에서 북한이 폭주하는 양상이다. 중국과 별개로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의 규탄과 압박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북한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 만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강한 압박 메시지를 전하려고 강도 높은 무력도발 시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를 비웃는 듯한 북한 태도도 감지된다. 정부가 지난 11, 12일 북한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다"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무력 도발과 핵 위협을 축소 평가하려는 모양새다. 그러자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은 보란 듯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다. 현 정부가 한 치 앞도 모르고 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올 들어 5번째다. 북한은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 25일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발사체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합참은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분석후 공개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3월 발사했던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추가 성능 점검 차원에서 다시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지난 3월25일 동해 연포비행장에서 해상으로 사격을 했는데 이번에는 내륙에서 표적섬인 알섬으로 명중시험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상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즉시 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일정에서 복귀하는 즉시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안보리는 북한이 지난 3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같은 달 30일(현지시간) 비공개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성명서 채택 등 별도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당시 상황과 조금 다르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지 이틀 만에 추가 도발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가에서 '순항미사일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단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단정하며 "일본과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언어도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왕이 부장은 정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한 데 이어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왕이 부장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기여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중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바라며 왕 위원이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해주는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왕 부장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한·중이 상호 존중하는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것이 양국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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