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간 생활비 이체도 증여세 대상…'남편 명의' 카드로 써야

경제 / 안재성 / 2021-09-29 18:11:23
생활비 계좌 이체를 현금 증여로 산정
"'증여세 폭탄' 주의…'남편 카드'가 안전"
A(44·남) 씨는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있는데, 올해초 한 채를 아내에게 증여했다. 종합부동산세를 줄여보려는 노력이었다. 해당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4억 원 가량이었으며, 부부 간 증여는 10년간 6억 원까지 면세라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 씨의 판단은 틀렸다. 국세청은 그간 A 씨가 아내 명의 계좌에 생활비 목적으로 이체한 돈도 현금 증여로 산정, 4000만 원이 넘는 증여세를 물렸다.

B(32·남) 씨는 얼마 전 꿈에 그리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와 관련된 건 등으로 B 씨는 1억 원 가까운 증여세를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아내 명의로 청약한 게 화근이었다. 국세청은 B 씨가 아내 명의 계좌로 이체한 청약 관련 계약금 약 4억 원은 물론, 수 년 간 생활비로 보낸 돈도 증여로 측정, 고액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 신용카드 결제 자료사진 [셔터스톡]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부부끼리 주고받던 돈이 최근 증여세 대상이 되는 사례가 빈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이 매달 아내 명의 계좌로 생활비를 이체해주는 건 흔한 광경이다. 그런데 이런 돈도 현금 증여로 판단해 증여세를 물리니 당사자들은 상상도 못하던 종류의 세금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A 씨는 "생활비로 준 돈"이라며 "아내보다는 나나 자녀들을 위해 쓰인 돈이 더 많다"고 하소연했지만, 국세청에는 통하지 않았다. A 씨는 "생활비도 주지 말라는 건지, 정부의 처사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엄격히 따질 경우 목적에 관계없이 아내 명의 계좌로 이체한 돈도 전부 현금 증여에 해당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비 이체가 부부 간 증여세 면제 한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국민 정서를 감안해 국세청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부부 간 증여는 10년간 최대 6억 원까지 세금이 면제된다.

하지만 최근 국세청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부동산 등 가치가 높은 자산을 증여하거나 거액의 현금이 오간 경우를 표적삼아 추징이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는 모든 경우를 국세청이 들여다보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고액 거래'를 표적삼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요새 국세청의 자세가 매우 엄격해졌다"며 "예전에 관행적으로 넘어가주던, 부모의 자녀 결혼 시 전셋값 지원 등도 칼같이 증여세를 물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부부 간 현금 증여도 엄격하게 대처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생활비 이체가 뜻하지 않은 증여세 부과로 돌아오는 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남편 명의' 카드 사용을 권한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외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 명의 카드로 관리비, 식비, 의류비 등의 생활비를 결제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돈을 버는 사람 명의의 카드기에 증여로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B 씨는 "요새 지인들에게 반드시 남편 명의의 카드를 쓰거나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주라고 권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처럼 '증여세 폭탄'을 맞고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U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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