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청문회' 경기도 국감…여당 철벽 방어에 무뎌진 야당의 창

정치 / 안경환 / 2021-10-18 17:37:50
여, 철저히 준비된 방어전선으로 '일사분란' 대응
야, '아수라의 제왕 그분' '조폭 연루설' 등 의혹만 반복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이재명 청문회'였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를 놓고 여야 공방이 펼쳐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여당은 철저히 준비한듯 일사분란한 방어 전선을 펼쳤다. 이 지사는 목소리 한번 높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시종일관 차분하게 답변했다.  

반면 야당의 공세는 날카롭지 않았다. 이미 알려진 의혹만 반복할 뿐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때로는 언론이 제기한 내용조차 소화하지 못한 채 공격에 나서 번번이 이 지사의 답변에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국감에 앞서 사과부터 했다. 기자회견을 갖고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등과 관련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는 "관련 공직자 일부가 오염되고 민간 사업자가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아직 믿기지 않은 상황인데(유동규 구속) 법원이 구속까지 했으니 뭔가 잘못이 있을 것이다.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에 대해선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감에서 쏟아진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면서 "돈 누가 가졌나. 다 국힘 관계자들이 받았다. 도둑이 몽둥이 든 꼴"이라고 맞섰다. "설계자가 아니냐"는 공세에도 "설계는 공공환수 설계를 한 거다. 그 외 세부적 내용은 보고받을 이유 없고 보고받은 일 없다"고 답했다. 

시작부터 기싸움은 팽팽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완수 의원은 국감 시작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유독 경기도가 (국회의원 요구) 자료를 안준다"며 "이 지사께서 큰일하시겠다고 하는데 국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그런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과거에 했던 일이라고 해서 불법적인 또는 법에 어긋나는 과도한 요구들이 계속 관행으로 진행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위임 사무나 재정이 지원되는 사무에 대한 자료는 100% 다 드렸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첫 저격에 나선 이는 김도읍 의원이다. 김 의원은 "아수라의 제왕, 그분이 누구인가. 한번 검토해보려 한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단군도 놀랄 그분의 괴력"이라고 운을 땐 김 의원은 "그분 이전 시절에는 기업에서 돈 뜯어 쓰는 시대"라면 "그분은 만들어 쓴다. 그분은 대장동, 위례, 백현, 코나아이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인허가권과 작업조를 이용해 1조 원이라는 돈도 만들어 쓰는 시대로 만들었다"고 '선방'을 날렸다. 이어 "단 1원도 안 받았다는 설계자는 돈을 만든 자, 돈을 가진 자 위에서 돈을 지배하는 자"라고 했다. 이 지사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힘 깁도읍 의원이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답변에 나선 이 지사는 "세상에는 단순한 이치가 있다"며 "누가 도둑이냐 이렇게 얘기를 하면 장물을 가진 사람이 도둑인 게 맞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가 질의에서 벗어난 내용으로 답을 흐리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이 지사는 "질문에 있던 것(답변)"이라며 맞받은 뒤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을 받은 사람"이라며 "만약 제가 진짜 화천대유 주인이고, 돈을 가지고 있으면 길 가는 강아지에게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한테는 절대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저격수' 박수영 의원이 나섰다. 박 의원은 "단군 이래 최대 게이트라고 하는 일부 민간인들이 8500억 원을 해처먹은 사건, 이 사건 운명의 날이 2015년 5월 29일로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5월 29일은 '성남의뜰'이 이사회를 열어 대장동 개발의 기본틀, 보통주와 우선주 등 수익 배분을 결정한 날이라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당시 회의록을 보면 변호사 의견서가 회의 시작 때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유동규 등 (대장동 개발) 설계 하수인들이 밀어붙여 (이사회를) 통과시킨 것"이라며 "당시 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이 사건을 보고 받았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어떤 보고를 말하는 거에요"라며 즉답을 회피하자 박 의원은 "여기(이사회)에서 주주협약이 이뤄졌고, 주주협약 내용에는 우선주와 보통주가 나눠져서 가져가고 이런 내용 전부 다"라고 재차 물었다.

이 지사가 "제가 그 당시에 지시한 사항은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이라며 설명을 하려하자 박 의원은 "A를 물으면 A답을 해주십시오, 시간만 자꾸 가지 않습니까"라며 명확한 답변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A답을 하는 중이잖아요"라며 "2013년 3월에 위탁을 했기 때문에…"라고 재차 설명을 이어갔고, 박 의원은 다른 질의로 넘어갔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오후 들어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대장동 의혹사건은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에 국민들이 공분한 사건"이라며 "검경수사 논란을 자초하면서 지체되고 있고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증인도 자료도 없이 공방만 오가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며 "대장동 사건의 위법 내용은 수사를 통해서 판명되겠지만 드러난 상황대로라면 전방위 로비가 있었고, 사업 설계 당시부터 현재까지 비리 의혹으로 점철된 사건인 데 대장동 개발 사업, 책임자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 대장동 개발 이익을 통해서 공공이익이 5000여 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방패로 삼고 계시는데 대장동에는 공익 환수사업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3가지가 없다"며 "먼저 초과이익을 환수하지 않았고, 토지를 강제수용했음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없었고, 임대주택 비율이 6.72%에 불과한 민간 특혜 개발"이라고 공격했다.

또 "하나의 사업에서 발생한 일인데 성과는 내 공로이고 불법행위는 모르는 일이고, 상상을 초월한 이익은 예측할 수 없었다.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지사는 "몇 가지 사실과 다른 말씀들이 조금 있어서 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 것은 제가 아니고 여기 국민의힘 정부, 박근혜 정부 때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미룬 뒤 "당시에 공공개발을 하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그렇게 수년 동안 다수 의석을 가지고 방해를 하면 의원님께서는 어떤 선택을 하셨겠느냐. 포기하셨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간개발 허가했겠습니까 아니면 밀어버렸겠습니까? 그래도 민간자본이라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박수영 의원은 오후 들어서도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박 의원은 "경기도청에 좌진상 우동규라는 말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들어보셨냐"고 물은 뒤 "유동규 이 분이 지금 8억을 받은 것으로 검찰에서 보고 있는 것이고 700억을 받았다고 하는 증언도 나와 있는데, 그렇다면 무기징역까지 갈 것 같은데 대통령이 되시면 사면은 안 하시겠죠?"라고 재차 공세에 나섰다.

이 지사는 "좌진상 우동규. 제가 정말 가까이하는 참모는 동규…이렇게 표현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그건 말이 안되는 말씀이시죠. 그런 국가 사범을 사면을 합니까. 엄벌해야죠"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지사를 적극 엄호했다. 

이해식 의원은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 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이었고 공공개발을 줄기차게 반대하던 때였다"며 "공공으로 갈지 민관 합작으로 갈지도 모르는 때였는데 대장지구에서 공익을 환수해 공원 개발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뜻 아니냐"고 이 지사에게 해명 기회를 줬다.

백혜련 의원은 "'그분'에 대해선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이정수 검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그분을 이 지사로 보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돈 먹은 자가 범인"이라며 한 경제신문 부동산연구소장의 대장동 분석 리포트를 소개하며 이 지사를 엄호했다. 민 의원은 해당 리포트에 대해 "박 모 기자가 '양심에 따라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며 대장동 사업을 16개 항목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토건세력 배제가 이재명 시장의 방침이라 자신들(남욱, 정영학)은 철저하게 숨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사실을 기사에서 읽었다"면서 "사업 본질상 '도둑설계'에 개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설계는 공공환수 설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U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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