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 특혜 논란…'제2의 대장동' 되나

사회 / 탐사보도팀 / 2021-11-18 11:19:48
KDB컨소시엄과 GS컨소시엄 입찰제안서 단독 입수
구리도시공사, KDB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KDB컨소 제시 공공기여금 GS컨소보다 5110억 적어
시민단체 "구리시 1년 예산 육박한 금액 포기한 처사"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이하 한강변 사업)이 수상하다. '제2의 대장동'이 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든다. 이 사업은 토지 조성비만 4조 원에 달한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보다 훨씬 큰 사업이다.

우선 특혜 논란이다. 대장동 개발처럼 민관 합동개발 방식인데, 공공환수(공공기여) 조건을 5110억 원이나 낮게 써낸 민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개발이익을 훨씬 더 많이 공공에 돌려주겠다는 곳은 심사점수가 더 높았음에도 탈락했다. 공모지침 위반이 이유였는데, 해당 컨소시엄은 이에 불복해 소송중이다. 

게다가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 대장동처럼 천문학적 개발이익이 민간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결과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사업은 구리시 토평·수택동 일대 149만8000㎡(45만3000평)에 2027년까지 스마트시티를 짓는 대단위 사업이다.   

▲ 경기도 구리시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KDB산업은행 컨소시엄 제공]


한강변 사업 발주처 구리도시공사는 지난해 11월 KDB산업은행 컨소시엄(KDB컨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KDB컨소는 입찰제안서에 공공기여 금액을 경쟁사인 GS건설 컨소시엄(GS컨소)보다 5110억 원이나 적게 써냈다. 게다가 초과이익 환수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현행대로 이 사업이 진행되면 막대한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대장동과 마찬가지로 모두 민간사업자가 가져가게 될 판이다. KDB컨소엔 KDB산업은행·유진기업·한국토지신탁·DS네트웍스 등이, GS컨소엔 GS건설·KB국민은행·LG유플러스 등이 사업자로 참여했다.

사업 방식이 대장동과 판박이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뉴시스 보도를 인용하면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벤치마킹한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주체인 구리도시공사의 대주주는 구리시다.
 
구리도시공사는 왜 공공기여금 적게 써낸 KDB컨소를 선택했나

구리도시공사는 지난해 8월3일 공모에 나섰고 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 그런데 공모 심사(지난해 11월5일)에서 최고득점(1217점)을 받은 GS컨소를 지난해 11월24일 '구리시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공모지침서) 위반을 이유로 탈락시켰다. 대신 차점자(1213점)인 KDB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회사는 1개 컨소시엄에 2개사 이하로 참여를 제한한다'는 공모지침서를 근거로 GS컨소를 탈락시킨 건데, 당시 즉각 논란이 일었다. 공모 시점인 지난해 7월 말을 기준으로 하면 GS컨소엔 GS건설(4위), 현대건설(2위), SK건설(10위) 등 시공능력 10위권 내 건설회사가 3개사다. 하지만 2019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하면 SK건설은 11위여서 공모지침서 대로 2개사가 된다. 

이에 대해 당시 GS컨소는 "구리도시공사에 사전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2020년) 9월1일 질의 회신을 통해 '시공능력평가공시는 2019년 12월31일 기준을 의미한다'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GS컨소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일단 구리도시공사 손을 들어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강변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은 올 2월24일에 체결됐다. 구리도시공사의 공모지침서엔 '본 사업(한강변 사업)으로 예상되는 사업이익 및 초과이익에 대하여 공사 또는 구리시 지역주민에 대한 공공기여 방안에 대하여 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언급한 '공공기여'는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을 민간이 직접 지어 구리시에 기부채납하는 것을 말한다. '초과이익 환수'는 예상치를 넘어선 사업 이익을 공공에 되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 그래픽=황아름


KDB컨소, 초과이익 환수 방안 입찰제안서에 쓰지 않아

UPI뉴스가 단독 입수한 GS컨소와 KDB컨소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우선협상자에서 탈락한 GS컨소는 지난해 입찰제안서에서 공공기여 1260억 원을 구리도시공사에 내겠다고 제시했다. KDB컨소는 1110억 원을 제시했다. GS컨소보다 150억 원 적은 금액이다.

또한 GS컨소는 △ 각종 건설 인프라 확충(4467억 원) △ 체육관·문화 복합시설 건립(4602억 원) △ 스마스시티 구축(4404억 원) △스타트업 조성 및 활성화 펀드 700억 원 등 총 1조4173억 원을 기부채납 형식으로 구리시에 내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비해 KDB컨소는 △ 스마트도시 기반시설(6213억 원) △ 수소연료발전소·구리 대관람차 운영수익 100억 원(30년 기부채납) 등을 합쳐 9213억 원을 기부채납하겠다고 제시했다. 1조4173억 원을 제시한 GS컨소보다 4960억 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GS컨소가 KDB컨소보다 공공기여금(150억 원)과 기부채납액(4960억 원)을 합친 5110억 원을 구리도시공사에 더 주겠다고 제시했음에도 탈락한 것이다. 구리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구리도시공사가 한 해 구리시 예산에 육박하는 환수금액을 스스로 포기한 처사"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리시 예산은 6422억 원, 올해는 7131억 원 정도다.

구리도시공사 "구체적 초과이익 방안 미정…안전장치 마련할 것"

KDB컨소의 공모지침 위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공모지침서엔 '사업이익 및 초과이익에 대하여 공사 또는 구리시 지역주민에 대한 공공기여 방안에 대하여 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GS컨소는 입찰제안서에서 '초과수익을 100% 공공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반면 KDB컨소는 이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제안서만 놓고 보면 이 사업을 통해 발생한 초과수익을 모두 민간사업자가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모지침서 내용 자체가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리도시공사는 공모지침서에서 △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공공기여 △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하나로 묶어 70점으로 배정했다. 한강변 사업과 마찬가지로 '대장동 판박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하남 H2프로젝트만 해도 초과이익 환수와 관련된 규정이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민·관 합동개발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 규모는 발주처가 사업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면서 "굳이 초과이익을 더 내겠다고 하는 업체를 떨어뜨리고 다른 쪽 손을 들어준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재 구리시는 "초과이익 배분 비율에 대해선 특혜 소지를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공모지침서는 일종의 큰 바운더리(윤곽)"라며 "초과이익 환수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검토해 만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민간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구리도시공사 관계자는 "규제를 하게 되면 민간이 자유롭게 제안하는 걸 막게 되니 공모지침서 상 (초과이익 환수 방안을 각 컨소시엄에) 먼저 제시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민간사업자만 선정한 단계이고 계획이나 면적 등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는데 '초과이익이 난다, 안 난다'를 미리 말할 수 없다. 안전장치는 마련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탐사보도팀 송창섭·김지영·김이현 기자 tam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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