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잡음 길어지나…김종인 합류 득실은?

정치 / 장은현 / 2021-11-25 17:23:57
尹 "1분1초 아껴야 할 상황"…金빠진 선대위 출범
金 "밖서 돕겠단 적 없어"…'尹 통첩' 보도엔 "주접"
金 상징·정책·메시지 측면 이득…후보 입지 위협
전문가 "金, 전권 쥘 때 기다렸다 합류할 수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5일 총괄본부장급 인사를 단행하며 선대위를 띄웠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맡으려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끝내 채우지 못했다. 김종인 없는 '윤석열 선대위'가 개문발차한 셈이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인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이 장기화하는 흐름이다. 결별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두 사람은 이날 "1분 1초를 아껴야한다"(윤 후보), "밖에서 돕겠단 적 없다"(김 전 위원장)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날 만찬을 함께했으나 평행선을 달렸다.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구성은 한 번에 마무리해 발표하기보다 순차적으로 부의하는 방향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부장급 인선을 확정했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조직총괄본부장은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미디어홍보본부장 이준석 대표, 총괄특보단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기로 했다.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당연직으로 권성동 사무총장이 담당한다.

대변인단도 구성됐다. 전주혜, 김은혜 의원과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공보단장은 조수진 의원이 맡는다. 공보실장엔 청와대 박정하 전 춘추관장이 이름을 올렸다.  

윤 후보는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 관련된 얘기는 언론에 말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 광화문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내 입장을 (윤 후보에게) 얘기했고 거기에 대해 더 물러나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결한다면 그렇게 하기를 기다리는 거지 다른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를 밖에서 돕겠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나는 밖에서 돕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윤 후보측을 향해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윤 후보측이 김 전 위원장에게 '조건 없는 합류 선언이 없으면 끝'이라는 최후통첩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다"고 쏘아붙였다.

공은 윤 후보에게 넘어갔다. 자기 구상을 밀고 나가느냐, 김 전 위원장 요구를 수용하느냐는 선택만 남은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엔 득실이 공존한다. 그가 가진 정치적 상징성을 윤 후보가 흡수할 수 있다는 이익이 있지만 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여야를 넘나들며 주요 선거를 승리로 이끈 '킹메이커'로 불린다. '호남 구애'를 선도해온 만큼 외연확장에도 필요하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에서 김 전 위원장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다.

정책적으로도 이익이 될 수 있다. 과거 '기본소득', '경제민주화' 등을 화두로 만든 것처럼 김 전 위원장은 국민 관심을 끄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전문가다. 후보 메시지를 관리할 적임자이기도 하다. 잦은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윤 후보의 방패가 될 수 있다.

반면 윤 후보의 선대위 운영 권한엔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면 윤 후보가 전권 내지 전권에 가까운 권한을 내줄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윤 후보는 본인이 구상한 '3김(김종인, 김병준, 김한길)' 체제를 조정해야 한다. 향후 선대위 내부에서 의견 대립이 생길 때 지금처럼 후보와 총괄 선대위원장 간 충돌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를 구성하는 데에도 일장일단이 있다. 후보의 권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력에 있어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 현재로선 김 전 위원장과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 합류가 불발되면 윤 후보 리더십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를 도와주지 않기로 했다면 전날 만나지 않았을 것이고 만나더라도 그 자리에서 얘기했을 것"이라며 "아마 김 전 위원장이 때를 보고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예측이다.

이 평론가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개편이 완료되고 윤 후보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낮아지면 그때 김 전 위원장이 움직일수 있다"며 "그때 그가 전권을 쥐고 활동을 시작하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윤 후보 선대위 구성을 보면 권 사무총장, 김성태 전 의원 등 '올드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런 측면에서도 중도 확장성의 상징성을 지닌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선거에선 후보가 중심"이라고 강조하며 "(김 전 위원장 요구 수용이나 인선 방향에 대해) 주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장은현 기자 e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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