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심 끌어안기…예비역 여군 만나고 데이트폭력 변호 사과

정치 / 조채원 / 2021-11-25 16:11:40
성별 구도 벗어나 취약지대 해결에 초점
"군 성폭력, 심각한 인권문제이자 중대범죄"
"폐쇄적 병영문화가 원인…엄정처벌 적어"
"데이트폭력은 중범죄…가중처벌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5일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여심 끌어안기 행보를 가속화했다.

과거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을 변호한 것을 사과하고 예비역 여군들을 만나 군대 내 성폭력 피해 문제에 대해 경청했다. 이 후보가 그간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얻는 데 집중하면서 같은 세대 여성층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 복합문화공간 숨에서 열린 '군대 내 성폭력 OUT, 인권 IN' 여성군인들과 간담회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상도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에서 예비역 여군들과 '군대 내 성폭력 아웃(OUT), 인권 인(IN)'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군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폐쇄적 병영문화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여군에게 부대는 전쟁터라는 말이 상징적으로 실상을 잘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는 심각한 인권문제이자 중대범죄이며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을 "발각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해자의) 3분의 1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고, 발각이 돼도 2차 가해로 은폐·축소되거나 엄정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발각돼 엄정한 처벌을 통해 '내 인생 자체가 좀 다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인권 옴부즈만 제도 같은 걸 도입해 민간영역에서 언제든지 제한없이 병영 내 인권상황을 조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갇혀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전날 과거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에 변호를 맡은 데 대해 15년 만에 사과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사건은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을 말한다. 이 후보 조카 김 모 씨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살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이 후보가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았고 김 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피해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의 여성표심 공략 행보는 인권문제 해결, 중범죄 예방 등 여성의 취약 지대를 보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정민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녀 구도라기보다는 어디서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성폭력 등의 사회 문제들이 왜 해결되지 못하는지 들여다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노인, 학생, 청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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