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퍼주는 당정, 추경 편성에 軍보호구역 해제…野 "표퓰리즘"

정치 / 조채원 / 2022-01-14 14:21:31
정부, 신년 추경 공식화·군사보호구역 해제 합의
추경 규모 14조원…여의도 3배인 905만㎡ 해제
이재명 "찔끔찔끔 소액 풀어…효과 날지 모르겠다"
추경 시기와 방식 두고 국민의힘 "대선용 돈풀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새해초부터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에 합의했다. 외견 상 당정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확대하고 군사보호구역 주민의 피해를 해소하려는 민생 챙기기로 보인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데 두 사안 모두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요구하거나 공약한 내용이다. 당정이 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막 퍼주고 규제를 막 푸는 모양새로 비친다. 대선을 앞둔 '표퓰리즘(표+포퓰리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여러분들을 보다 두텁게 지원해 드리기 위해 작년에 발생한 초과세수 등 가용한 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추경안은 신속히 준비해 설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절박한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심정을 감안해 국회의 신속한 심의와 처리를 미리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후 브리핑에서 "소상공인 지원과 방역보강에 한정한 '원포인트' 추경으로 편성하고자 한다"며 "(규모를) 약 14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재원에 대해선 "일단 일부 기금재원 동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된다"고 설명했다.

추경이 통과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연장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에 방역지원금 3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당정은 또 이날 협의를 갖고 "접경지역인 경기도·강원도·인천시의 905만㎡ 규모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면적 3.1배에 달하는 274만3000여평 규모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기자들에게 "주민재산권 침해, 지방정부 애로사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적인 전수조사를 거쳐 반드시 필요한 군사시설을 제외하고 해제가 가능한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추가 분류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강원도 철원, 인천 강화군 교동면, 경기도 양주·광주·성남시 등지의 통제보호구역 369만㎡를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는 조치도 취했다. 개발이 제한된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면 군과 협의하에 건물 신축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책임 있는 여당 답게 민생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를 측면지원토록 정부를 직, 간접적으로 몰아세우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정부도 결국 손발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정부에 25∼30조원 규모의 '설전 추경'을 압박했다. 이 후보 선대위는 지난달 17일 "지역에 따라 민간인 통제구역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지역사회의 고통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민간인 통제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 축소와 군 미사용 부지 개발 등을 공약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추경 편성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그 시기와 방식을 문제삼는 이유다.

민주당은 추경을 환영하면서도 규모 면에서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인천 일정을 시작하기 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50조 원 하자고 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100조 원 지원하자고 하는데 하는 김에 많이 해야 효과가 나지 찔끔찔끔 소액으로 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박 정책위의장도 "(추경 규모에) 당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정이 '대선용 돈풀기'에 나섰다며 날을 세웠다. 설 전 추경이 통과되면 추가 지원금은 빠르면 대선 전 지급될 가능성이 있어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예산에) 손도 대보지 않은 상태에서 연초 추경을 강행한다는 것은 대선 표심을 의식한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며 '관건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직전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한을 정해 두고 얼렁뚱땅 졸속심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추경을 하더라도 대선이 끝나고 3월 10일 이후, 실효성 있는 추경 편성 심사를 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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